욥기 14 : 1 - 18 : 21

2005. 11. 21. 오전 8:15:57

글자

 

  14, 1 : 사람이란 결국 여인에게서 태어나는 것, 그의 수명은 하루살이와 같은데도 괴로움으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2 : 꽃처럼 피어났다가는 스러지고 그림자 처럼 덧없이 지나갑니다.

        3 : 그런 사람에게서 살피실 일아 무엇이며 법정에서 잘잘못을 가릴 일이 무엇입니까?

        4 : 그 누가 부정한 데서 정한 것을 나오게 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없사옵니다.

        5 : 사람이 며칠이나 살며 몇 달이나 움직일지는 당신께서 결정하시는 일이 아닙니까? 넘어갈 수

             없는 생의 마감날을 그어 주신 것도 당신이십니다.

        6 : 그러니, 이제 그에게서 눈을 돌리시고 품꾼같이 보낸 하루나마 편히 좀 쉬게 내버려 두소서.

        7 : 나무는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찍혀도 다시 피어나 움이 거듭거듭 돋아 납니다.

        8 : 뿌리가 땅 속에서 늙고 줄기가 흙 속에서 죽었다가도

        9 : 물기만 맡으면 움이 다시 돋아 어린 나무처럼 가지를 뻗습니다.

       10 : 그러나 사람은 제아무리 대장부라도 죽으면 별 수 없고 숨만 지면 그만입니다.

       11 : 늪에서도 물이 마르고 강줄기라도 말라 버릴 수 있듯이

       12 : 사람은 누우면 일어나지 못합니다. 하늘이 사라지는 한이 있어도 눈을 뜨지 못하고 한번 든 잠

             은 깨어 일어나지 못합니다.

       13 : 이 몸을 저승에 숨겨 두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의 진노가 멎기까지 감추어 두시지 않으시겠

             습니까?

       14 : 그러나 사람은 제 아무리 대장부일지라도 죽었다가 다시 살 수 없는 일, 만일에 그렇다면, 나도

             이 길고 긴 고역의 나날이 지나 밝은 날이 오기를 기다릴수도 있으련만......

       15 : 당신께서 불러만 주신다면 나는 대답 하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손수 지으신 것이 대견스럽지도

             않으십니까?

       16 : 지금은 나의 걸음을 낱낱이 세십니다마는 나의 허물을 모르는 체하여 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17 : 나의 죄를 자루에 넣어 봉하시고 나의 죄악을 모두 지워 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18 : 그러나 산이 무너져 내리고 큰 바위가 제 자리에서 밀려 나듯이,

       19 : 반석이 물결에 닳고 땅의 티끌이 폭우에 씻기듯이, 그렇게 당신은 사람의 희망을 끊으십니다.

       20 : 끝없이 억누르시는 당신의 힘, 벗어날 길이 없어 사람은 갑니다. 얼굴이 파랗게 질려 쫓겨 갑니

             다.

       21 : 자손들이 영광을 누려도 알지 못하고 비천하게 되어도 상관하지 못합니다.

       22 : 다만 몸은 아픔으로 절었고 마음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엘리바즈의 충고

  15, 1 : 데만 사람 엘리바즈가 말을 받았다.

         2 : 지혜롭다는 사람이 허풍이나 떨고 그 속에 열풍이나 차 있어서야 될 말인가?

         3 : 쓸데없는 말이나 늘어 놓고 횡설수설 한다고 변명이 되겠는가?

         4 : 자네는 신앙심 같은 것은 아예 부숴버릴 작정인가? 하느님 앞에서 반성하는 일 따위는 안중에

              도 없고

         5 : 그런 말들은 자네의 비뚤어진 마음에서 나오는 것, 자네 혀는 용케도 그럴듯한 말을 골라 내는

              군!

         6 : 자네를 정죄한 것은 자네 입이지, 내가 아니라네. 자네 입술이 자네의 죄를 증거하고 있지 않은

              가?

         7 : 세상에 태어난 첫사람이 자네란 말인가? 산들이 솟기도 전에 생겨나기라도 하였단 말인가?

         8 : 하느님의 회의를 엿듣기라도 하였단 말인가? 지혜를 독점이라도 하였단 말인가?

         9 : 우리가 모르는 무엇을 자네가 안다는 말인가? 그 무엇을 자네는 깨닫고, 우리는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10 : 우리 가운데는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나이가 들어 자네 어르신네보다도 연만하신 이가 있지 않

              은가?

        11 : 하느님의 위로 가지고는 안 되겠단 말인가? 우리의 부드러운 말 가지고는 어림도 없단 말인가?

        12 : 어찌하여 이렇게 진정하지 못하는가? 어찌하여 이렇게 눈을 치뜨고 극성인가?

        13 : 어찌하여 하느님과 맞서 화를 내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그렇게 지껄여 대는가?

        14 : 죽을 인생이 어찌 깨끗할 수 있겠는가? 여인에게서 난 사람이 어찌 죄없을 수 있겠는가?

        15 : 하늘에 있는 거룩한 자들 중에도 하느님께 신뢰받을 만한 자 없고 하늘마저도 당신 보시기에

              깨끗하지 못한데,

        16 : 하물며 구역질나도록 썩고 악을 물마시듯 하는 사람이랴!

        17 : 나 자네에게 이를 말이 있네, 좀 들어 보게. 내가 이 눈으로 본 것을 들려 주겠네.

        18 : 현자들도 같은 말을 했다네. 이것은 그들의 선조 때부터 공개된 사실이라네.

        19 : 땅은 온통 그들의 차지, 낯선 사람은 얼씬도 못했네.

        20 : 악한 자의 일생은 괴로움의 연속이요 폭력배의 수명은 하루살이라,

        21 : 위험신호가 귓가에서 맴돌아도 괜찮겠지 하다가 족지에 맞아 죽어 가는구나.

        22 : 흑암에서 헤어나기를 바랄 수 없고 칼에 맞을 운명을 끝내 벗어나지 못하네.

        23 : 어디 가면 먹을 것이 있을까 찾아 헤매면서도 속으로는 갈 데까지 다 간 줄 뻔히 아는 신세.

        24 : 죽을 날이 생각나서 부들부들 떨고 불안과 초조가 폭군처럼 덮치자 어쩔줄을 모르는구나.

        25 : 하느님과 맞서 주먹을 휘두르고 전능하신 분 앞에서 으스대고도 어찌 그렇지 않으랴?

        26 : 목을 세우고, 무거운 방패를 들고 감히 하느님께 달려들다니......

        27 : 얼굴에는 개기름이 흐르고 뱃가죽이 두꺼워진 것들,

        28 : 페허가 된 도시들을 차지하고 임자없는 집에 자리를 잡는다마는 그것도 결국은 무너지게 마련

              이라,

        29 : 그의 재산은 불어나지도, 오래 붙어 있지도 않아 땅에 뿌리를 전혀 뻗지 못하네.

        30 : 어둠에서 벗어날 길이 없고 새싹은 불길에 타 보리며 꽃은 바람에 불려 가는구나.

        31 : 터무니없는 것을 믿지 말게. 잡히는 것은 오직 바람일 뿐,

        32 : 때도 아닌데 종려나무가 시들어 그 이파리에 물기가 다시 오르지 못하듯이,

        33 : 악지도 않은 포도송이가 마구 떨어지고 올리브꽃이 무더기로 지듯이,

        34 : 위선자의 무리는 그 씨가 마르고 뇌물을 좋아하는 자의 천막은 타 버린다네.

        35 : 불행의 씨를 배었으니 낳을 것은 재난뿐, 뱃속에 든 것이란 다만 허왕한것이 아니겠는가?

 

  욥의 답변: 불의한 인간과 의로운 하느님

  16, 1 : 욥이 말을 받았다.

         2 : 그런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네. 자네들이 한다는 위로는 기껏해야 괴로움을 줄 뿐,

         3 : 그 헛된 말은 끝도 없는가? 자네들은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런 말을 하는가?

         4 : 자네들이 내 처지에 있다면 나도 분명히 자네들과 같은 말을 했을 것일세. 기가 막혀 머리를 저

             으면서 근사한 말을 늘어놓았을 테지.

         5 : 입에 침이 마르도록 격려하는 말을 했을 테지.

         6 : 하무리 말을 해 보아도, 이 괴로움 멎지 않고 입을 다물어 보아도, 이 아픔 가시지 않는구나.

         7 : 하느님께서 나를 만신창이로 만드셨는데 모두들 떼지어 달려들다니.

         8 : 그가 증인으로 내 앞에 서시는데 이 야윈 모습마저 나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는구나.

         9 : 찢어 죽일 듯이 화가 나서 이를 갈며 달려드시는데, 나의 원수들은 눈을 흘기며

        10 : 입을 벌리고 달려드네. 욕설을 퍼부으며 뺨을 후려치고 한 무리가 되어 달려드네.

        11 : 하느님께서는 나를 악당에게 넘기시고 마침내 악인의 손에 내맡기셨구나.

        12 : 평안을 누리던 나를 박살내시려고 덜미를 잡고 마구 치시는구나. 나를 과녁으로 삼아 세우시고

        13 : 사방에서 쏘아 대시는구나.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나의 창자를 터뜨리시고 쓸개를 땅에 마구

              쏟으시다니......

        14 : 갈기갈기 찢고 또 찢으려고 군인처럼 달려드시네.

        15 : 맨살에 삼베옷을 걸친 이 몸, 나의 위세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구나.

        16 : 눈물로 범벅이 된 이 얼굴, 절망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이 눈썹,

        17 : 이 손은 폭행을 모르고 나의 기도는 순수하련만......

        18 : 땅이여, 나의 피를 덮지 말아 다오. 나의 부르짖는 소리가 쉴 곳을 마련하지 말려무나.

        19 : 보아라, 지금 나의 증인은 하늘에 있다! 나의 보증인은 저 높은 데 있다.

        20 : 내가 하느님께 눈물을 쏟을 때 나의 마음을 대변할 자여,

        21 : 이웃과 이웃의 시비를 가리듯이 사람과 하느님 사이 를 판가름하여 다오.

        22 : 그래 봐야, 몇 해 되지 않아 나는 가버리리라.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그 길로!

 

    17, 1 : 나 숨이 꺼져서 수명은 다하고 황천길만 남았는데

          2 : 조롱꾼이 밀려 와 빈정거리니 그 소리에 눈앞이 캄캄해지는구나.

          3 : 나의 보증을 서 줄 이 당신밖에 없사옵니다. 나의 손을 잡아 줄 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4 : 그들의 마음을 아둔하게 만드시어 내 앞에서 우쭐거리지 못하게 하여 주소서.

          5 : 제 자식은 못 먹어 눈이 멀어 가는데 분깃을 받아 가라고 친구들을 청한다더라고

          6 : 사람들은 나를 두고 쑥덕공론이요 내 얼굴에 침을 뱉네.

          7 : 슬픔에 절어 흐려진 나의 눈, 그림자 처럼 흐느적이는 나의 몰골이여,

          8 : 정직한 사람은 너를 보고 놀라며 순진한 사람은 그 불경스러움을 향하여 격분하겠구나.

          9 : 그러나 의인은 가던 길을 꿋꿋이 가고 손이 깨끗한 이는 차츰 힘이 솟아 나는법,

         10 : 더 할 말이 있거든, 어서들 와서 말해 보게, 자네들 가운데 과연 슬기를 깨친 자 있을는지.

         11 : 나의 생애는 끝났고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으며 실날 같은 희망마저 끊기었네.

         12 : 밤은 낮으로 바뀌고 빛이 어둠을 밀어 낸다지만,

         13 : 저승에 집터를 마련하고 어둠 속에 자리를 까는 일밖에 나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14 : 구덩이를 향하여 "아버지"라 부르고 구더기를 향하여 "어머니", "누이"라 부를 몸인데,

         15 : 희망이 어디 있으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16 : 어차피 나와 함께 저승으로 내려 갈 수 없는 희망이요 나와 함께 땅 속에 들어 갈 수 없는 기쁨

               이 아닌가.

 

    빌닷의 두 번째 충고

    18, 1 : 수아 사람 빌닷이 말을 받았다.

          2 : 당신들은 언제까지 입을 다물고 있을 참이오? 잘 생각하여 말 좀 해 줍시다.

          3 : 자네에게 우리가 짐승으로 보이는가? 자네 눈에는 우리가 부정한 동물로 보이는가?

          4 : 자네야말로 홧김에 제 몸을 물어 뜯는 짐승이 아닌가? 자네는 땅을 허허벌판으로 만들고 바위

               를 제 자리에서 밀어 내기라도 할 셈인가?

          5 : 악인의 빛은 결국 꺼지고 그의 불꽃은 빛을 잃고 마는 것,

          6 : 그의 장막 안 빛은 사라지고 그를 비추던 등잔불은 꺼지고 마는 것,

          7 : 그의 힘찬 발걸음은 주춤거리다가 마침내 자기 꾀에 걸려 넘어지고 마네.

          8 : 제 발로 올가미에 걸려 들고 스스로 함정에 걸어 들어 가

          9 : 발목이 올가미에 걸려 노끈에 온 몸이 묶일 운명이라.

         10 : 땅에 묻힌 그물이 그를 기다리고 있으며 길목에 숨겨진 올가미가 그를 노리고 있네.

         11 : 갑자기 사면에서 두려움이 물아쳐 도망칠 틈도 없이 그를 덮쳐 누르네.

         12 : 정력이 소멸되어 파멸의 손이 이미 옆구리를 건드리고 있는 몸,

         13 : 살갗은 병으로 시들고 죽을 병이 사지를 파먹는 몸,

         14 : 마음놓고 안식하던 장막에서 붙잡혀 죽음의 대왕 앞으로 끌려 나오니,

         15 : 의인이 그의 장막에서 살려고 그 집에 유황을 뿌리네.

         16 : 밑으로 뻗은 그의 뿌리는 마르고 위로 뻗은 그의 가지는 시들며

         17 : 땅 위에는 그를 아는 자 하나 없고 오가는 행인 중 그 누누도 그의 이름을 모르게 되리니

         18 : 환한 데서 어두운 데로 밀려 나 땅에서 아주 쫓겨 나리라.

         19 : 겨레 가운데 그의 핏줄은 하나도 없고 그의 옛집에 살아 남은 후손도 없으리니

         20 : 뒷집 사람이 그의 마지막을 보고 놀라고 앞집 사람도 두려워 떨리라.

         21 : 악인의 집은 이렇듯이 비참하고 하느님을 모르는 자의 거처는 이렇게 되고마는 법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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