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20 : 1 - 42

2005. 9. 25. 오후 5:29:13

글자

     요나단의 우정

     1 : 다윗이 라마에 있는 나욧에서 도망하여 요나단을 찾아 가 항의하였다. "내가 무슨 짓을 했단 말인

           가? 내가 무슨 못할 짓을 했는가? 자네 아버님께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내 목숨을 노리

           신단 말인가?"

      2 : 요나단은 "자네를 죽이시다니, 그럴리가 있나? 우리 아버지는 큰 일리든 작은 일이든 나에게 알리

           지 않고 하시는 일이 없으시다네. 그런데 이 일만은 나에게 숨기실 리가 있겠는가?" 하고 말하였다.

      3 : 다윗은 다시 항의하였다. "틀림없이 자네 아버님께서 자네가 나를 끔찍이 생각해 주는 것을 아시고

           자네가 괴로와할까 봐 이 일만은 자네에게 알리지 않기로 하신 거야. 나는 한 발만 까딱해도 영락

           없이 죽을 몸이야. 이것은 하느님도 아시고 자네도 아는 일 아닌가?"

      4 :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네의 소원을 말해 보게." 요나단이 이렇게 제의하자

      5 : 다윗이 부탁하였다. "내일이 초하루, 내가 임금님의 정찬에 나가는 날이 아닌가? 그러니 내가 삼일

           저녁까지 들에 나가 숨어 있게 해 주게나.

      6 : 만일 자네 아버님께서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찾으시거든, 문중의 주년제가 있어 속히 고향 베들레

           헴에 다녀 올 수 있도록 휴가를 청하더라고 말해주게.

      7 : 그래서 만일 좋다고 하시면 이 몸이 무사하겠지만, 화를 내신다면 나를 해치려고 결심하신 걸로 알

           게.

      8 : 제발 우정을 지켜 주게. 자네는 야훼 앞에서 나와 엄숙히 의형제를 맺지 않았는가? 만약 나에게 허

           물이 있다면 차라리 자네가 날 죽이게. 자네 아버님의 손을 빌 것까지는 없지 않는가?"

      9 : "천만에!" 하면서 요나단이 말하였다. "만약 우리 아버님이 자네를 해치려고 마음 잡수신 것을 알게

           된다면, 내가 어찌 자네에게 알려 주지 않겠는가?"

     10 : 다윗이 "자네 아버님께서 역정을 내실 경우, 누가 그것을 알려 주겠는가?"

     11 : 요나단이 "들로 나가자."고 하며 다윗을 들로 데리고 나갔다.

     12 : 거기에서 요나단은 다윗에게 약속하였다. "나는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 앞에서 맹세하겠네. 내일

           이맘때 다시 아버님 마음을 떠보겠는데 나에게서 별 소식이 없거든 아버님이 아직도 자네 다윗을

           좋아하시는 걸로 알게.

     13 : 하지만 아버님이 자네를 해치려고 하신다면 소식을 보내겠네. 만일 내가 알려 주지 않아서 자네가

           무사히 도망치지 못하게 된다면 야훼께서 이 요나단에게 아무리 중한 벌을 내리셔도 달레 받겠네.

     14 : 그 대신 내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 야훼 앞에서 맺은 우정을 저버리지 말아주게. 내가 죽은 다음

           에라도

     15 : 내 집안과 의리를 끊지 말고 길이지켜 주게. 야훼께서 자네 다윗의 원수들을 땅 위에서 없애 버리

           시는 날.

     16 : 나 요나단의 이름이 다윗 가문에서 끊긴다면 야훼께서는 자네 원수의 손을 빌어 책임을 물으실 것

           일세."

     17 :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목숨처럼 아꼈다. 요나단은 다윗을 아끼는 마음에서 그에게 다시 맹세하였

           다.

     18 : "내일은 초하루, 자네 자리가 비면 아버님이 자네를 찾으실 걸세.

     19 : 모레가 되면 자네를 몹시 찾으실 테니 저번 일이 있을 때 숨었던 그 에셀 바위 옆에 거서 숨어 있게.

     20 : 내가 과녁을 맞추는 체하고 그 쪽으로 활을 세 번 쏘고

     21 : 시종을 시켜 화살을 집어 오게 하면서 그 시종에게 '화살이 이 쪽에 있다. 집어 오너라.' 하면 절대

           로 아무 일 없을 터이니 안심하고 나오게.

     22 : 그러나 내가 시종에게 '화살이 저 쪽에 있다. 더 가거라!'고 하면 야훼께서 자네를 보내시는 줄로

           알고 떠나 가게.

     23 : 야훼께서 나와 자네 사이에 언제까지나 서 계실 것일세?"

     24 : 이리하여 다윗은 들에 숨게 되었다. 초하루가 되어 왕이 잔치에 나와 자리를 잡았다.

     25 : 왕이 관습대로 벽 쪽에 자리를 잡자 요나단이 앞에 앉고 아브넬은 사울 옆에 앉았는데 다윗의 자리

           는 비어 있었다.

     26 : 그러나 그 날은 사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윗이 어쩌다가 부정을 타서 몸이 깨끗하지 못해 

           못 나왔거니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7 : 초하루는 그렇게 지났으나 그 다음날도 다윗의 자리가 비어 있자, 사울은 아들 요나단에게 "이새의

           아들이 어제도 오늘도 정찬에 나오지 않았으니 웬일이냐?" 하고 물었다.

     28 : 요나단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다윗이 베들레헴엘 좀 다녀 오게 해 달라고 청하더군요.

     29 : 형들이 고향에서 지내는 문중제사에 다녀 와야 하니 갔다 오게 허락해 달라고 저한테 간청했습니다.

           그래서 아버님께서 베푸시는 식탁에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30 : 이 말을 듣고 사울은 요나단에게 버럭 화를 냈다. "이 몹쓸 화냥년의 자식놈아! 그래 네가 이새의 아

           들놈하고 단짝이 된 것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네 망신이 어미 망신이 될 줄 알아라.

     31 : 이새의 아들놈이 땅 위에 살아 있는 한 너와 네 왕관은 안전하지 못하리라. 당장 그 죽일 놈을 잡아

           들여랴."

     32 : 요나단이 "죽일 놈이라구요? 다윗이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하고 아버지에게 항의하자,

     33 : 사울은 창을 뽑아 들고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 요나단은 아버지가 다윗을 죽이기로 작정했다는 것

           을 알아차렸다.

     34 : 요나단은 화가 나서 자리를 떴다. 그리고 축제 이틀째 되는 날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아버지가

           다윗을 욕하였으므로 마음이 몹시 아팠던 것이다.

     35 : 아튼날 요나단은 다윗과 약속한 시간에 어린아이 하나를 데리고 들로 나갔다.

     36 : 그리고 아이에게 활을 쏠 테니 뛰어가 화살을 집어 오라고 시키고는 뛰어가는 아이의 머리 위로 활

           을 쏘았다.

     37 : 요나단은 아이가 화살이 떨어진 지점에 닿을 즈음해서, 그 아이 뒤에다 대고 "화살은 더 나가야 있

           다." 하고 소리쳤다.

     38 : "왜 머뭇거리고 있느냐? 어서 빨리 집어 오너라." 요나단의 시종은 그 화살을 집어 가지고 상전에게

           가져오면서도

     39 :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다만 요나단과 다윗만이 그 곡절을 알고 있었다.

     40 : 요나단은 시종에게 자기의 무기를 주어 성 안으로 돌려 보냈다.

     41 : 시종이 떠나자 다윗은 숨어 있던 등성이 뒤에서 일어나 세 번 땅에 엎드려 절을 하고는 둘이서 서로

           얼싸안고 실컷 울었다.

     42 : 그리고 나서 요나단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가 보게. 잘 되기를 빌겠네. 우리는 서로 야훼의 이름으

           로 맹세한 몸이 아닌가! 그러니 야훼께서 자네와 나, 자네 후손과 내 후손 사이에 언제까지나 서 주

           실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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