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7.03.06) - 사순 제2주간 화요일

2007. 3. 6. 오후 1:28:13

글자
2007년 3월 6일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제1독서 이사야 1,10.16-20

10 소돔의 지도자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고모라의 백성들아, 우리 하느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라.
16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17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18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19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이 땅의 좋은 소출을 먹게 되리라. 20 그러나 너희가 마다하고 거스르면 칼날에 먹히리라.”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셨다.


복음 마태오 23,1-12
1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3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4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5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6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7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8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9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10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11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2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14세기, 벨기에는 레이몬드 3세라는 왕이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먹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매일 잔치를 벌였고, 사람들을 초대하여 재미있는 일들을 즐겼지요. 왕으로서의 의무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고, 백성들의 형편이나 국가 위신, 국제 정세는 그의 관심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먹는 즐거움이 그에게는 전부였습니다.

결국 이 모습을 보다 못한 동생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반란에 성공한 동생은 차마 형을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이 나라를 망치고 백성들을 힘들게 하였던 왕이지만, 자신의 형이기도 했기 때문에 기회를 한 차례 더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형을 가둔 감옥에 작고 좁은 문을 만들고는 이렇게 말했지요.

“만약 형이 음식을 절제하여 살을 뺀 후 이 문을 나올 수 있다면 나는 다시 형에게 왕의 자리를 돌려주겠소.”

그리고는 매일 진수성찬을 형이 있는 감옥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형은 이 유혹을 이기고 다시 왕이 되었을까요? 물론 자신이 다시 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처음에는 음식의 유혹을 이겨냈지만, 결국은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더욱 비둔해져서는 그 작은 감옥에서 음식과 함께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평생 굶는 것도 아닌, 살을 빼서 감옥의 작은 문으로 나갈 정도까지만 굶기만 하면 다시 왕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몬드 3세 왕은 잠깐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모습이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더 절제하고, 조금만 더 사랑한다면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차지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끊임없는 욕심과 다른 이들에 대한 판단과 미움으로 살찌워서 하느님 나라의 문 밖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비판하면서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겸손하게 자신을 끊임없이 낮추는 사람만이 주님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으며, 이로써 하느님 나라의 문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앞선 레이몬드 3세의 왕처럼, 현세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유혹에 얼마나 자주 넘어가고 있는지…….

하긴 그러한 유혹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이겨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인간들은 그러한 유혹에 너무나 자주 넘어가는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내 자신만을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주님께서도 우리들의 그러한 나약한 면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기도가 더욱 더 필요한 것입니다. 나의 부족함을 당신 사랑의 힘으로써 채워달라는 기도를 말이지요. 그러한 기도가 실현될 때, 우리들 앞에 놓인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은 그만큼 넓어 질 것입니다.


체중 조절을 합시다. 저도 아주 심각하답니다. ㅠㅠ



짐을 벗어던져라('행복한 동행' 중에서)

옛날에 한 젊은이가 아주 커다란 봇짐을 지고 고생스럽게 먼 길을 걸어 무제 대사를 찾아갔다. 젊은이는 대사를 보자마자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대사님, 저는 조금 전까지 고통스럽게 고독과 싸우며 오랫동안 먼 길을 걸어서 아주 피곤합니다. 신발은 다 헤졌고 양쪽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왜 아직까지 제가 가야 할 목표를 찾을 수 없는 겁니까?"

그러자 무제 대사가 물었다.

"자네, 그 봇짐 속엔 무엇이 들어 있는가?"

"이것은 제게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이 안에는 제가 시련과 좌절을 겪을 때마다 늘 함께했던 고통, 상처, 눈물, 고독, 괴로움 등이 들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무제대사는 조용히 젊은이를 데리고 강가로 나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반대편 강가에 내리자 대사는 젊은이에게 말했다.

"이 배들 들고 가게."

"농담이시죠? 이렇게 무거운 배를 제가 어찌 들고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무제대사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자네 말이 맞네, 젊은이. 강을 건너는 사람에게 배는 꼭 필요한 것이지. 그러나 강을 건넌 뒤에는 배를 버려야 한다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이것은 우리에게 짐이 될뿐이지."

젊은이는 지금까지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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