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
이덕용 (스테파노)
이른 아침 노랗게 핀 호박꽃 속으로
벌이 바쁘게 드나든다.
양다리에는 제 몸도 가누지 못할 만큼
양 다리 꽃가루 열심히 모아서 옷을 만든다.
새끼들 살집과 새 옷을 입혀주려고
아침부터 하루 종일 붕붕
몸보다 한없이 작은 날개를 가진
우리 며늘아기의 하루 일과다
몸에 비해 한없이 작은 날개를 가지고
힘겹도록 꿀을 모아
아이들 학비며, 남의 집 아이들보다
뒤질세라 쉴 새 없이
한 남자의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는
호박벌 같은
며늘아기가, 내새 끼처럼 귀하고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