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 주름
이덕용 (스테파노)
실을 다 뽑아주고 빈 몸만 남겨진 번데기
이마에 짙은 주름만 남은 어머니처럼
빈 몸마저 내 준다.
알에서 깨어 나온 우리에게
누에 뽕잎 따다 먹이며 키워 준 엄마의 손
뽕나무 마디처럼 굵어지고
먹고 배설만하는 누에의 입은
날로 커져서 뽕잎도 모자라
우리들의 식성은 뽕나무 가지 채 먹어치우듯
엄마의 정성을 먹고 자라났다
넉잠에 이르도록 엄마의 이마 주름은
그 깊이를 더해가도
생사 한 줄 뽑아 드릴 수없는 자식들은
어머니의 억센 손
아직도 엄마 번데기의
자양분으로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