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경험

2006. 12. 3. 오전 7:31:14

글자
 

얼마전...  어느 성당에 판공성사를 도와주러 간적이 있습니다.

마당에 차가 많아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주차할곳을 찾고 있었죠.

마침 미사가 끝나고 나오는 차량들이 많아서 참으로 분주했습니다.

 

제차가 방해가 될수도 있었겠죠.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이리저리 차를 움직이며  차를 내보내 주었습니다.

밤이였고 차량이 많았기에 활발하게 움직일수 없었죠.

 

그때 한 형제님이 나와서(아마 봉사자였던 같습니다)...

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차 절루 빼!"(아주 신경질적인 목소리로)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뺄곳이 없었죠.  빨리 움직일수도 없었고...

그런데 또 한분이 와서 '왜 자꾸 왔다 갔다 그래?  이 차 뭐야?'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차량이 많아서 짜증도 났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오히려 지혜롭게 처리하는 것이 봉사자의 역할일터인데...

 

다짜고짜 반말을 하고 윽박을 지르며 손가락질을 하는 봉사자들...

 

순간 기분이 몹시 상하더군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판공성사를 주려면 들어가야 하는데...

그래도 뭐라고 하지 못하고 뒤로 빼고 있는데...

한분이 다가와 차 유리를 두드렸습니다(신경질적으로...).

 

아마 창문을 열으라는거겠죠.  제가 누군지 보고 싶었나봅니다.

다른분들은 뒤에서 험악한(?) 표정으로 분위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창문을 열었죠...

뭐라고 말하려고 하던 그분의 시선이 제 목에 멈췄습니다.

아마도... 로만칼라를 봤겠죠.

 

순간... 분위기 참으로 어색했습니다.

그분... 어쩌지를 못하더군요.

 

"아.. 신부님이셨습니까?"

 

"네. 판공주러 왔습니다."

 

그분...  무안했는지 허리숙여 인사하더니 뒤로 돌아 다른 차들을 빼라고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분들 역시 무안했는지 자리를 피하더군요...

 

그런경험 처음이었습니다.

아마... 신자분들은 그런 경험 많으시겠죠.

 

그동안 봉사하는 신자분들은 다 상냥하고 착하고 부드러운줄 알았는데...

많은것을 느끼고 깨달았지만 참으로 씁쓸했던 경험이었습니다.

 

봉사를 하다보면...

때로는 짜증도 나고...  답답할때도 있겠지요...

 

그러나... 봉사라는 것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해당하는 것입니다.

기분이 좋을때나 컨디션이 좋을때는 누구나 봉사를 기쁘게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봉사는...

자기 자신을 온전히 비우고 낮은자가 될때 가능한 것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저의 삶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신자분들보다 더 겸손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듯해 더 마음이 아파옵니다.

 

최라파엘 신부님 홈에서

댓글 3

  • 2006년 12월 3일 오전 7:44

    자가용 대신 1톤 트럭을 몰며 고물 모아다가 결식아동, 무의탁 노인등을 도아주는 형이 있는데요. 그 형이 트럭몰고 다른 성당에 갔다가 같은 일을 당했어요. '아저씨 여기에다 주차하면 안되요' '아~ 저~ 본당신부님 좀 뵈러 왔는데요' '누구신데요?' 'XX성당 신부인데요' '네~ 아우 진작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ㅡㅡ

  • 2006년 12월 3일 오전 7:45

    물론 요즘 성당에서도 주차문제가 장난이 아니라서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웃음으로 일할 수 있으면 좋을테데요

  • 2006년 12월 5일 오전 5:48

    자기 자신을 온전히 비운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