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성가 329번..
슈베르트 미사곡이라고 적혀 있는 미사시작 곡이 참 아름답습니다.
슈베르트 곡이 대체로 그렇게 애상적인 느낌을 주지만
이 곡이 특히 그래서 날씨 안 좋은 날에 들으면 눈물이 펑펑 쏟아질 곡이지요.
지금은 이 곡이 기쁨이 넘쳐 뛸 때로 시작하지만 옛날에는 설움이 북받칠 때로 시작했습니다.
설움이 북받칠 때 뉘게 하소연 하리
기쁨이 넘쳐 떨 땐 뉘게 가슴 풀으리
주여 너는 내 길에 기쁨의 꽃 뿌리사
설운 눈물 씻으니 네게 가리이다
당신이 안 계시면 천지가 캄캄하고
세상은 귀양살이 운명에 매일 이 몸
주여 너는 우리게 빛을 던져 주사
명랑한 하늘 아래 웃음 피어나네
슈베르트처럼 하늘 나라에서 음악을 달고 내려온 것 같은 작곡가는 드뭅니다.
그런 그가 평생 자기 피아노 한번을 못 가져본 채로 오선지를 앞에 놓고 작곡을 하였다니
곁에서 보았다면.. 딱하고도 신기한 마음이 들었겠지만
그의 음률은 그가 느꼈을 적막감과 어울리게 혼자 걷는 안개 낀 새벽길의 느낌을 일으키지요.
그래도 슈베르트의 슬픔은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정화적이지요.
눈물을 흘림으로써 맑아지고.. 기분도 상승되는 그런 정서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슬픔이 가톨릭에 어울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왜 시작을 기쁨으로 바꾸었는지 아쉽습니다.
슬픔으로 시작해서 기쁨으로 끝나야 이 노래의 맛이 제대로 나기 때문이고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닦아 주셨던 톤즈의 눈물과도 어울리고
꽃이 지듯 돌아가신 신부님 자신의 환한 미소와도 어울리는
이 노래의 원곡은... Deutsche Messe D.872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