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독서
<우리는 주님 앞에서 죄를 짓고, 거역하였습니다.>
▥ 바룩서의 말씀입니다. 1,15ㄴ-22
15 주 우리 하느님께는 의로움이 있지만, 우리 얼굴에는 오늘 이처럼 부끄러움이 있을 뿐입니다. 유다 사람과 예루살렘 주민들, 16 우리 임금들과 우리 고관들과 우리 사제들, 우리 예언자들과 우리 조상들에게도 부끄러움이 있을 뿐입니다.
17 우리는 주님 앞에서 죄를 짓고, 18 그분을 거역하였으며, 우리에게 내리신 주님의 명령에 따라 걸으라는 주 우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19 주님께서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날부터 이날까지 우리는 주 우리 하느님을 거역하고, 그분의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을 예사로 여겼습니다. 20 주님께서 우리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시려고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시던 날, 당신 종 모세를 통하여 경고하신 재앙과 저주가 오늘 이처럼 우리에게 내렸습니다.
21 사실 우리는 그분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예언자들의 온갖 말씀을 거슬러, 주 우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22 우리는 다른 신들을 섬기고 주 우리 하느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며, 저마다 제 악한 마음에서 나오는 생각대로 살아왔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3-16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3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14 그러니 심판 때에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15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16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빼어난 외모의 청년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의 초상화를 하나 얻습니다. 그러고서는 ‘나의 미모는 영원하고, 그 대신 그림 속의 내가 늙어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바람이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그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용해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초상화의 자신의 모습이 흉측하게 변해 간 것입니다. 자신의 미모만 믿고 살아온 도리언 그레이는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한탄합니다.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대가를 치렀다면 이렇게까지 타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복음서 곳곳에서는 예수님께서 믿음이 부족한 사람들, 악의를 품고 있는 사람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에게 독설을 퍼부으시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무섭고 엄하신 분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준엄하게 사람들을 꾸짖으시는 것은 돌처럼 굳어진 그들의 마음을 깨고 회개하기를 바라시는 뜻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의 세 고을을 향해 불행하다고 한탄하시며 견디기 어려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은 저주의 경고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진리를 깨닫기를 바라시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복음에서 ‘위로’만을 얻고자 합니다. 물론 때로는 진통제 같은 위로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통제만 바라며 산다면, 도리언 그레이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진정한 영적 건강을 위해서 더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치료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하신 것이 바로 그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