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 4 - 6,13

2012. 12. 21. 오전 3:30:50

글자
 말씀은 바로 네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로마10.8)
 
에스테르기 제4장

모르도카이가 에스테르의 개입을 요구하다1 모르도카이는 일어나고 있는 일을 모두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모르도카이는 제 옷을 찢고 자루옷을 입은 다음 재를 뒤집어쓰고, 성읍 한가운데로 가서 대성통곡을 하였다.2 그는 궁궐 대문까지 와서 멈추었다. 자루옷을 입고서는 궁궐 대문을 들어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3 각 주에서도 임금의 분부와 어명이 도착한 곳마다 유다인들은 단식하고, 울고 탄식하며 크게 통곡하였다. 많은 이들이 자루옷을 입고 재 위에 드러누웠다.4 에스테르의 시녀들과 내시들이 와서 에스테르에게 이 일을 알리자, 왕비는 경악하여 마지않았다. 이어 모르도카이에게 옷가지들을 보내어 자루옷을 벗고 갈아입으라고 하였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5 에스테르는 자기 시중을 들도록 임금이 지명해 준 내시들 가운데 하나인 하탁을 불러, 모르도카이에게 가서 무슨 일이며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하였다.6 하탁이 궁궐 대문 앞 성읍 광장에 있는 모르도카이에게로 나갔다.7 모르도카이는 자기가 겪은 모든 일과, 하만이 유다인들을 절멸시키는 대가로 내탕고에 내놓겠다고 장담한 은전의 정확한 액수까지 밝혔다.8 그리고 그들을 몰살시키도록 수사에 반포된 칙명서의 사본을 그에게 주면서, 에스테르에게 보여 사정을 알리게 하였다. 또한 임금에게 나아가 자비를 간청하고 자기 민족을 위하여 사정하라는 당부를 에스테르에게 전하게 하였다.8 “왕비는 나의 손에서 자랄 당시의 비천하였던 날들을 생각해 보시오. 임금 다음가는 제이인자 하만이 우리에게 죽음을 선고하였으니, 하느님께 간청하고 임금님께 우리 사정을 말씀드려서 우리를 죽음에서 구하시오.”9 하탁이 돌아와 에스테르에게 모르도카이의 말을 전하였다.10 에스테르는 하탁과 이야기하고 나서 모르도카이에게 이렇게 전하라고 명령하였다.11 “임금님의 모든 시종과 임금님께 속한 모든 주의 백성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부름을 받지 않고 안뜰로 임금님께 나아간 자에게는 남자든 여자든 오직 한 가지 법규만이 있으니, 곧 사형입니다. 오직 임금님이 황금 왕홀을 내밀어 주셔야만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삼십 일 동안이나 임금님께 들도록 부름을 받지 못한 형편이랍니다.”12 에스테르의 이 말이 모르도카이에게 전달되자,13 모르도카이는 에스테르에게 이렇게 전하라고 일렀다. “왕궁에 있다고 모든 유다인들 가운데 왕비만 살아남으리라고 속으로 생각하지 마시오.14 그대가 이런 때에 정녕 침묵을 지킨다면, 유다인들을 위한 해방과 구원은 다른 데서 일어날 것이오. 그러나 그대와 그대의 아버지 집안은 절멸하게 될 것이오. 누가 알겠소? 지금과 같은 때를 위하여 그대가 왕비 자리에까지 이르렀는지.”15 그러자 에스테르는 모르도카이에게 이렇게 전하라고 일렀다.16 “가서 수사에 살고 있는 모든 유다인들을 모아 저를 위하여 함께 단식해 주십시오. 사흘 동안 밤이고 낮이고 먹지도 마시지도 마십시오. 저도 마찬가지로 저의 시녀들과 함께 단식하겠습니다. 그러고는 법을 거스르는 것이긴 하지만, 임금님께 나아가렵니다. 그러다 죽게 되면 기꺼이 죽겠습니다.”17 모르도카이는 물러가서 에스테르가 자기에게 부탁한 것을 모두 실행하였다.모르도카이의 기도17 그리고 주님의 모든 업적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주님께 기도드렸다.17 “주님, 주님, 만물을 다스리시는 임금님! 모든 것이 당신의 권능 안에 있으며 당신께서 이스라엘을 구하고자 하시면 당신을 거스를 자 없습니다.17 당신께서 하늘과 땅, 하늘 아래 놀라운 것들을 모두 만드셨습니다.17 당신은 만물의 주님, 주님이신 당신께 맞설 자 없습니다.17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방자한 하만에게 무릎 꿇고 절하지 않음은 제가 교만해서도 오만해서도 명예를 좋아해서도 아님을 주님, 당신께서는 아십니다.17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그의 발바닥에라도 기꺼이 입 맞추었으오리다.17 제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 인간의 영광을 하느님의 영광 위에 두지 않으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주님이신 당신 말고는 아무에게도 무릎 꿇고 절하지 않으오리니 제가 이렇게 함은 교만 때문이 아닙니다.17 이제 주 하느님, 임금님 아브라함의 하느님 당신의 백성을 돌보아 주소서! 저희를 멸망시키려 눈독을 들이고 예로부터 내려오는 당신의 재산을 파멸시키려 저들이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17 이집트 땅에서부터 당신 자신을 위하여 속량하신 당신의 몫을 업신여기지 마소서.17 저의 간청을 들으시어 당신의 가산을 가엾이 여기시고 저희의 슬픔을 잔치로 바꾸어 주소서, 그리하면 저희가 살아 당신의 이름을 찬양하오리다. 주님, 당신을 찬미하는 이들의 입을 없애 버리지 마소서.”17 온 이스라엘도 힘껏 외쳤다. 죽음이 그들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에스테르의 기도17 에스테르 왕비도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주님께 피신처를 구하였다.17 그는 화려한 의복을 벗고 고뇌와 슬픔의 의복을 입었다. 값진 향료 대신 재와 오물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자기 몸을 거칠게 다루었으며, 즐겨 치장하던 온몸을 헝클어진 머리칼로 덮었다.17 그러고 나서 이스라엘의 주님께 이렇게 기도드렸다.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17 이 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17 저는 날 때부터 저의 가문에서 들었습니다. 주님,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이스라엘을 모든 조상들 가운데에서 저희 선조들을 영원한 재산으로 받아들이시고 약속하신 바를 채워 주셨음을 들었습니다.17 그러나 이제, 저희는 당신 앞에 죄를 지었고 당신께서는 저희를 원수들의 손에 넘기셨습니다.17 저희가 그들의 신들을 숭배하였기 때문입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십니다.17 그러나 이제 그들은 저희의 쓰라린 종살이로 만족하지 않고 자기네 신상들과 손을 맞잡았습니다.17 이는 당신 입에서 나온 규정을 폐기하고 당신 재산을 없애 버리며 당신을 찬미하는 이들의 입을 틀어막고 당신 집의 영광과 당신 제단을 치워 버리려는 것이며17 다른 민족들이 입을 열어 헛된 우상들을 찬양하고 살덩어리뿐인 임금을 영원히 찬탄하게 하려는 것입니다.17 주님, 당신의 왕홀을 존재하지도 않는 자들에게 넘기지 마소서. 저희의 몰락을 그들이 비웃지 못하게 하시고 오히려 그들의 흉계를 그들 자신에게로 되씌우시어 저희를 거슬러 이 일을 시작한 자를 그 본보기로 삼으소서.17 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신들의 임금님, 모든 권세의 지배자시여!17 사자 앞에 나설 때 잘 조화된 말을 제 입에 담아 주시고 그의 마음을 저희에게 대적하는 자에 대한 미움으로 바꾸시어 그 적대자와 동조자들이 끝장나게 하소서.17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며17 제가 무법자들의 영광과 할례 받지 않은 자들과 모든 이민족들의 잠자리를 경멸함을 알고 계십니다.17 당신께서는 저의 곤경을 아십니다. 제가 공식 석상에 나가는 날 머리에 쓰는 제 위엄의 상징을 경멸함을 아십니다. 저는 그것을 개짐처럼 경멸하여 쉬는 날에는 쓰지도 않습니다.17 당신의 여종은 하만의 식탁에서 함께 먹지 않았고 임금의 연회를 영예롭게 하지도 않았으며 신들에게 바친 술을 마시지도 않았습니다.17 또한 당신의 여종은 여기로 옮기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당신이 아니고서는 기뻐한 적이 없습니다. 주 아브라함의 하느님!17 만물 위에 권능을 떨치시는 하느님 절망에 빠진 이들의 소리를 귀여겨들으시어 악인들의 손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또한 이 두려움에서 저를 구하소서.”
 
에스테르기 제5장

에스테르가 임금 앞에 나아가다1 사흘째 되는 날, 에스테르는 왕비의 정장을 하고서 왕궁을 마주 보고 그 앞뜰에 섰다. 임금은 궁궐 안 왕좌에 대문을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2 에스테르 왕비가 뜰에 서 있는 것을 임금이 보고 그를 귀엽게 여겼다. 그래서 임금이 자기 손에 든 황금 왕홀을 그에게 내밀자, 에스테르는 가서 왕홀 끝에 손을 대었다.5 사흘째 되는 날, 기도를 마친 에스테르는 기도복을 벗고 화려한 옷을 입었다.1 그는 호화롭게 차려입고서, 모든 것을 보시는 구원자 하느님께 간청한 뒤, 두 시녀를 데리고 나섰다.1 그리고 기운이 없는 듯 한 시녀에게 몸을 기대자,1 다른 시녀가 그의 옷자락을 받쳐 들고 뒤를 따랐다.1 홍조를 띤 에스테르는 지극히 아름다웠다. 그의 얼굴은 사랑받는 여인처럼 화사했지만, 마음은 두려움으로 조여들었다.1 에스테르는 문들을 모두 지나서 임금 앞에 섰다. 임금은 온통 금과 보석으로 번쩍이는 어의로 성장하고 자기 왕국의 왕좌에 앉아 있었는데, 그는 보기에도 두려운 모습이었다.교만한 하만이 복수심에 불타다1 그가 영광으로 빛나는 얼굴을 들고 지극히 노여운 눈으로 쳐다보자, 왕비는 실신하여 쓰러지면서 창백한 얼굴로, 앞서 가는 시녀의 머리에 몸을 기대었다.1 그때 하느님께서 임금의 영을 부드럽게 바꾸어 놓으시자, 임금은 깜짝 놀라 왕좌에서 벌떡 일어나 왕비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그를 팔에 안았다. 그러고서는 다정한 말로 위로하며1 말하였다. “에스테르, 웬일이오? 나는 당신의 오라버니요. 안심하오.1 당신은 죽지 않을 것이오. 우리의 법규는 평민들을 위한 것이라오.1 다가오시오.”1 그러고는 황금 왕홀을 들어 에스테르의 목에 댄 다음 그를 껴안아 입 맞추고 말하였다. “나에게 말해 보오.”1 에스테르가 그에게 말하였다. “임금님, 저에게는 임금님이 하느님의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임금님의 영광에 대한 두려움으로 저의 마음은 혼란에 빠졌습니다.1 임금님은 놀라우신 분이십니다. 임금님, 또한 임금님의 얼굴은 인자하심으로 충만합니다.”1 에스테르는 이렇게 말하다가 실신하여 쓰러졌다.1 그러자 임금은 깜짝 놀라고 그의 시종들은 모두 왕비를 위로하였다.3 임금이 그에게 말하였다. “에스테르 왕비, 무슨 일이오?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오? 왕국의 반이라도 그대에게 주겠소.”4 그러자 에스테르가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좋으시다면, 제가 하만을 위하여 마련한 연회에 임금님께서 오늘 그와 함께 와 주셨으면 합니다.”5 이에 임금은 “에스테르의 말대로 할 터이니 하만을 곧바로 데려오너라.” 하고 분부를 내렸다. 이렇게 해서 임금과 하만은 에스테르가 마련한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다.6 술을 마시면서 임금이 에스테르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소청이 무엇이오? 그대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오.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오? 왕국의 반이라도 그대에게 주겠소.”7 에스테르가 대답하였다. “저의 소청과 저의 소원을 말하라 하십니까?8 제가 임금님의 눈에 들어, 임금님께서 기꺼이 저의 소청을 들어주시고 저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겠다면, 제가 마련하는 연회에 임금님께서 하만과 함께 다시 와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내일 임금님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9 그날 하만은 기쁘고 흐뭇한 마음으로 자리를 물러 나왔다. 그런데 하만이 궁궐 대문에서 모르도카이를 보았는데도, 그가 자기 앞에서 일어서지도 않고 경의도 표하지 않자, 하만은 모르도카이에 대한 노기로 가득 찼다.10 그러나 하만은 꾹 참고 집에 돌아가 친구들과 자기 아내 제레스를 불러오게 하였다.11 하만은 그들에게 자기의 막대한 재산과 자식이 많은 것을 자랑하고, 임금이 자기를 영예롭게 해 준 모든 것이며 임금의 모든 대신과 시종들보다 높은 지위에 올려 준 것을 자랑스레 이야기하였다.12 그리고 덧붙여 말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에스테르 왕비는 손수 마련한 연회에 나만 임금님과 함께 오도록 했다오. 게다가 나는 내일도 임금님과 함께 그분께 초대를 받았소.13 그렇지만 유다인 모르도카이가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것을 보는 한, 이 모든 것이 내게는 만족스럽지 않소.”14 그러자 그의 아내 제레스와 그의 모든 친구들이 말하였다. “높이 쉰 자짜리 말뚝을 만들어, 내일 아침에 임금님께 말씀드려서 모르도카이를 거기에 매달게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임금님과 함께 기쁘게 연회에 가십시오.” 이 제안이 하만의 마음에 들어 말뚝을 만들게 하였다.
 
에스테르기 제6장

모르도카이가 영광을 받다1 그날 밤 임금은 잠이 오지 않아 주요 사건을 기록하는 일지를 가져와서 읽게 하였다.2 그러자 어전지기들 가운데 크세르크세스 임금을 해치려 꾀하였던, 빅탄과 테레스라는 임금의 내시 둘을 모르도카이가 고발하였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3 “이 일로 해서 모르도카이에게 무슨 영예와 영광이 베풀어졌느냐?” 하고 임금이 묻자, 임금을 모시는 젊은 시종들이 “그에게 아무것도 베풀어지지 않았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4 그러자 임금은 “뜰에 누가 있느냐?” 하고 물었다. 때마침 하만이 자기가 세운 말뚝에 모르도카이를 매달기 위하여 임금께 청하려고 왕궁 바깥뜰에 들어섰다.5 그래서 임금의 젊은 시종들이 그에게 “하만이 뜰에 서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임금이 “들어오게 하여라.” 하고 분부하였다.6 하만이 들어서자 임금이 그에게 “임금이 영예롭게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베풀어야 하겠소?” 하고 묻자, 하만은 ‘임금님께서 나 말고 누구에게 영예를 베풀고 싶어 하시랴?’ 하고 속으로 생각하였다.7 그래서 하만은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영예롭게 하시고자 하는 사람에게는,8 임금님께서 입으시던 어의와 임금님께서 타시던 말을 내오게 하시어 그 말의 머리에 왕관을 씌우게 하신 다음,9 의복과 말을 임금님의 가장 고귀한 대신의 손에 들려 보내시어, 임금님께서 영예롭게 하시고자 하는 사람에게 입히고 그 말에 태워 성읍 광장을 돌게 하면서, ‘임금님께서 영예롭게 하시고자 하는 사람은 이렇게 된다.’ 하고 그 앞에서 외치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10 그러자 임금이 하만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말한 대로, 어서 그 의복과 말을 내어다가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유다인 모르도카이에게 그렇게 실행하시오. 그대가 말한 것 가운데에서 하나도 빠뜨리지 마시오.”11 그래서 하만은 그 의복과 말을 내어다가, 모르도카이에게 의복을 입히고 그를 말에 태워 성읍 광장을 돌게 하면서, “임금님께서 영예롭게 하시고자 하는 사람은 이렇게 된다.” 하고 그 앞에서 외쳤다.12 그런 다음 모르도카이는 궁궐 대문으로 돌아가고, 하만은 슬퍼하면서 머리를 감싼 채 급히 자기 집으로 갔다.13 하만은 아내 제레스와 자기의 모든 친구들에게 자기가 당한 일을 죄다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그의 고문들과 아내 제레스가 말하였다. “모르도카이가 유다족 출신이라면, 이제 그 앞에서 무너지기 시작한 대감은 그에게 대적할 수 없을뿐더러, 그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은 내 발에 등불이요 나의 길에 빛이옵니다. (시편11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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