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한 장으로 100곡을 감상__MP3면 가능

1999. 10. 9. 오전 11: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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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광풍과 한국의 세계적 위상

 

 

MP3 열풍이 거세다. 온 국민이 성도착증환자 아닌가 착각하게 했던 'SEX'도 이미 'MP3'에 인터넷 아후코리아 키워드 검색어 1위 자리를 내줬다.

 

MP3파일을 다운로드 받는데는 물론 법적·금전적 제약이 일정부분 있지만 그래도 현재 가장 편리한 음악감상 시스템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음악을 싸고 편하게 골라 들을 수 있고, 음질도 좋기 때문이다.

 

물론 MP3에 대한 저작권이나 저작인접권(노래를 실제로 부르거나 연주한 사람들의 권리)은 지켜져야 한다며 곡당 300~1,000원의 다운로드 요금을 받는다. 그래도 공짜 다운로드 사이트가 더 많은게 현실이며, 영악한 N세대들은 이미 누구보다 그 현실을 잘 이용하고 있다.

 

레이브, 테크노 등 최신 장르의 집대성은 물론이고 70~80년대 추억의 팝송을 빠짐없이 정리해 놓은 사이트가 있는가하면, 최근 10년간 한국가요를 노래방 목록처럼 가수 이름별로 검색해주는 사이트도 있다.

 

MP3는 '원하는 음악은 무엇이건 듣게 해주는' 마법사같은 존재인 셈이다. 이쯤되니 음반회사에서도 이젠 길거리 리어카에서 빈 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해 파는 '길보드' 상인들 보다 불법 MP3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들을 찾는데 더 혈안이다.

 

MP3의 장점은 싸고 편함에서 끝나지 않는다. 음악을 카세트로 녹음할 때 약 30분이 걸린다면, MP3는 아무리 용량이 커도 3분이면 간단히 다운로드가 끝난다. 덕택에 최근에는 PC방이 때로 음악감상실 처럼 변하기도 한다. 집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원하는 음악프로그램들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선곡된 음악파일들을 내장한 MP3플레이어는 80년대 후반 불었던 '워크맨 바람', 그리고 90년대 중반 불었던 디스크맨(CD플레이어) 유행에 견주어 그 파급속도가 엄청나며, 차세대 휴대용 음악감상기기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셋트나 CD에는 20곡 안팎의 음악이 실렸지만 MP3플레이어는 훨씬 많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한 벤처기업이 내놓은 '난 이렇게 들을래'라는 MP3 CD시리즈는 음반 한 장으로 100곡을 감상할 수 있는 슈퍼 CD다. 연주시간이 무려 7시간 48분에 이르는 것도 있다.

 

일반 CD 최대 연주시간인 '72분 신화'가 깨지고 음반 한 장으로 하루종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특히 이전의 워크맨이나 디스크맨의 경우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중심지가 일본에 집중돼 있었던 반면 MP3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시장이라는 점도 최근 일고 있는 범상치않은 열기를 뒷받침해준다. 우리나라는 세계최초로 MP3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는가 하면 'MP3 맨'이라는 전용 플레이어를 세계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그동안 일본의 보조역할에 머물러온 우리나라가 디지털 시대의 최대시장이라는 MP3분야에 주도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조인직 기자】

 

<한국일보, 10월 7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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