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 - 책속에서 만나는 순교성인들의 삶과 영성
피로 지킨 신앙 되새기며 자신의 신심을 꿋꿋하게 다지자
올해는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 서울대교구가 16일 순교자 현양 신앙대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전국의 교구와 본당이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자들의 거룩한 신심을 본받고자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오늘날의 신자들이 앞서간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것은 자칫 나태해지기 쉬운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순교 성인들의 투철한 신앙과 행적을 증언하는 관련 서적들을 소개한다.
▨ 신유박해 자료집 1, 2, 3
초기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한국순교자연구총서(총 15권 발간 예정)의 6, 7, 8권으로 나온 이 책들은 순조가 즉위한 1800년부터 신유박해가 끝난 후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모든 조치가 마무리된 1802년까지의 박해상황을 한데 모은 사료집이다.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방대한 연대기 자료에서 천주교 관련 부분만을 뽑아 엮은 것으로, 전문연구자들이 연구에 이용할 수 있도록 원본과 번역본을 함께 실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자료집은 당시 순교자들이 당했던 신문과 그들에 대한 처벌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으며, 정약종의 행적과 신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조광 편저, 변주승 역, /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 순교는 믿음의 씨앗이 되고
일반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애쓴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는 신유박해 전후 순교자들의 전기집. 순교자들의 다양한 삶과 굳센 신앙을 쉬운 용어를 사용해 부드럽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순교자는 서울·경기 지역 71명과 충청도 31명, 전라도 19명 등 모두 121명. 오랫동안 교회사 연구에 전념해온 전문가들이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작품이어서 더욱 믿음이 가는 책이다. 다양한 사진 자료와 깔끔한 편집이 돋보이는 이 책은 무엇보다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점이 장점이다. 선물용으로도 무난할 듯.(김진소, 윤민구 신부 등 공저 / 한국교회사연구소)
▨ 신앙유산답사기 1, 2
저자가 20여년간 이 땅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천주교와 관련된 역사의 현장을 일일이 찾아가 한국사에 녹아있는 가톨릭의 역사적 뿌리와 그 문화적 토양을 짚어본 답사 여행기. 순교 성인들의 신앙과 정서, 일상적인 삶 속에 녹아있는 인간적인 풍모가 저자의 입을 통해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부록으로는 자녀와 함께 가는 테마 성지순례가 실렸다. 성지순례 안내서로 손색이 없다.(이충우 지음 / 사람과사람)
▨ 103위 성인전
9월 한달 동안 매일 순교 성인들의 생애를 묵상할 수 있도록 엮은 103위 순교성인의 간략한 전기와 기도문집.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필치로 쓰여진 소책자로, 읽기에 부담이 없으며 묵상집으로도 적당하다.(박도식 신부 지음 / 미루나무)
▨ 순교자와 증거자들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을 맞아 지난 81년에 출간된 이 책은 순교자들의 신앙고백과 증거자들의 발자취 등을 수집해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정약종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를 비롯해 순교를 눈앞에 두고 하느님의 위대함을 찬미했던 순교자들의 마지막 글, 순교 못지 않은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보배로이 간직해온 증거자들의 기록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박해의 서슬 속에서 신앙을 부인했던 한 신자가 양심의 가책을 토로하며 다시 구원의 길을 갈망하는 기록은 읽는 이의 가슴을 저민다.(한국교회사연구소 편)
이밖에도 소설형식을 빌어 쓴 순교 일화인 "은화"(윤의병 지음)와 순교자 신태보의 삶과 신앙을 조명한 "빛의 사람들"(하성래 지음), "신앙의 역사를 찾아서"(정두희 지음),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서한" 등이 순교 성인들의 꿋꿋한 신앙관을 엿보게 하는 좋은 책들이다.
<평화신문, 645호(2001년 9월 23일), 남정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