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치료사 김점옥씨 "웃어보세요, 삶이 확 바뀝니다"

2007. 1. 18. 오전 12: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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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치료사 김점옥씨 "웃어보세요, 삶이 확 바뀝니다"

 

2006년 11월 14일 (화) 09:18   세계일보

웃음치료사 김점옥씨 "웃어보세요, 삶이 확 바뀝니다"


“아무 일이 없어도 그냥 한번 웃어보세요. 당장 기분이 좋아져요.”

김점옥(47·여)씨의 인사는 특별하다. 보통 사람들의 인사처럼 “안녕하세요”까지는 똑같지만 이후부터 확실히 다르다. 인사 뒤에 ‘하하하하’ 하고 큰 소리로 자지러지게 웃는다. 처음 보는 사람은 당황스러울 정도지만 그녀의 인사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따라 웃게 된다.

김씨의 직업은 ‘웃음 치료사’다. ‘웃음으로 치료를 한다고?’ 하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김씨는 웃음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확신한다.

“아무리 몹쓸 병에 걸린 사람이라도 웃는 순간 만큼은 모든 시름을 다 잊고 마냥 즐거울 수 있어요. 웃음이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 노원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가 환갑을 훌쩍 넘긴 노인들에게 웃음을 전파하고 있다.



“자∼ 나비가 돼 날아갑니다.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이건 ‘나비 웃음’이다. 나비가 돼 날아가는 것처럼 팔을 휘저으며 끊임없이 웃는다. 노인들은 김씨가 웃는 것을 보고 따라 웃기도 하고, 자신이 하는 행동이 재밌어서 웃기도 하고,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우스꽝스러워서 따라 웃기도 한다. 어쨌든 웃는 데는 대성공이다.

웃음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아싸 웃음’, ‘아부 웃음’, ‘배짱 웃음’, ‘간신 웃음’, ‘최불암 웃음’, ‘조개 웃음’ 등 다양하다. 동작의 특징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아부 웃음은 아부하듯 손바닥을 비비며 웃고, 최불암 웃음은 탤런트 최불암씨 특유의 ‘파∼’ 하는 웃음을 따라한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1월부터 꾸준히 김씨의 웃음교실을 찾았다는 김금순(77) 할머니는 “여기서 웃고 나면 집에 가도 계속 기분이 좋아. 나는 이 시간에 병원에 갈 일 있어도 오후로 미루고 여기 와서 웃고 가”라며 즐거워했다.

‘웃음 전도사’로 봉사하는 김씨는 지금까지 줄곧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간호대를 졸업한 김씨가 택한 첫 직장은 경남 함양군의 한 무의촌에 있는 보건진료소. 고된 생활이었지만 결혼해서 일을 그만둘 때까지 보건진료소를 지켰다.

아이들이 조금 자라자 김씨는 1994년부터 가정 호스피스로 나섰다.

호스피스는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해 집에서 임종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남은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하는 일. 보람도 크지만 눈앞에 둔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음을 닫아버린 환자들을 돌보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김씨는 보수도 전혀 없는 이 일을 13년째 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의촌으로 간 것이나, 지금 호스피스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 원래 그쪽에 관심이 있나 봐요.”

그녀가 웃음 치료를 배운 것은 2년 전. 환자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 호스피스 일을 10년 넘도록 하다보니 스스로 침울해지는 것을 느꼈다. 웃음을 잃어가던 그녀는 자신과 환자들을 위해 좋은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 ‘웃음 치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웃음’이라는 명약을 얻은 뒤 그녀의 삶도 확 달라졌다.

“웃음 치료를 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변한 거 같아요. 몇 살 젊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예뻐졌대요. 성형외과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비포 앤드 애프터’ 모델을 해도 될 것 같아요.”

그는 웃음 치료를 만나고 나서 표정도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또 웃음 덕분인지 아프던 무릎도, 허리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

그녀는 웃음 치료로 환자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힘이 절로 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올해 초 만난 말기 식도암 환자. 그 환자는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뒤 마음의 문을 닫았다. 스스로 괴로우니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기 일쑤였고,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싫어했다. 김씨는 ‘웃음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했고, 그 환자는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마지못해 응했다.

하지만 두세 번쯤 웃음 치료를 받으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 만나는 것을 극도로 꺼리던 그는 고향에 가 지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오는 등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 임종 전날 김씨에게 “당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은 천사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김씨는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했다. “웃음이 저에게 준 감격스런 선물이었죠. 웃음의 효과가 대단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김씨의 꿈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 김씨는 “웃음은 운동과 같아요.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는 것처럼 웃음도 계속하면 건강해져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한 거죠”라며 다시 한번 환하게 웃었다.

유덕영 기자 fire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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