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대설 2006.12.7.목
마태오 복음 7장 21.24-27절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기본 민경철 신부
제 삶의 모토 중의 하나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기본이란 것이
어떤 일에든 가장 중요한 것인데 때론 가장 소홀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기본은 기도, 전례와 성사 중심의 사목, 강론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지요.
이것들은 신부 아닌 그 누구도 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부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신부로서의 기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본을 지키기가 제일 어렵더군요.
스스로 가장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을 때 내 삶을 들여다보면
이상하게도 이 기본이 무너져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바쁜 것이 곧 열심한 것이 아닌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 생활이
흐트러져 있었고, 어떤 일을 정신집중해서 다급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내 속은 몰라주고 느닷없이 고해성사를 청하면
짜증이 날 때가 있더군요. 그때 아차 싶은 것이지요.
오늘 주님은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여야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 하십니다.
하늘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로서의 기본은
‘아버지의 뜻을 정말 아버지의 뜻’으로 받들어 사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마음에 품고 산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보다 더 우선적인 것이
생기는 게 우리의 솔직한 모습입니다. 참 기본에서 시작합시다.
중요한 것
오랫만에 어린이미사에 참석했다. 미사 전에도 그리고 미사가
시작된 후에도 주일학교 개구쟁이들의 장난은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의 차분했던 목소리는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주일학교 친구들!” 조금은 하이톤으로 아이들을 집중시키느라 몇 번씩 불러보는
나이 드신 신부님의 노력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부릅뜬 눈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치부 아이들은 유치부 아이들대로 서로 소곤거리는가 하면
고학년 아이들은 그 아이들대로 치고받고 싸우기까지 한다. 뒤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미사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어 왜 내가 어린이미사에
왔던가 후회를 한다. 저 아이들의 엄마는 얼마나 고생할까. 자식 없는 내 팔자가
상팔자야 하는 생각까지 들면서. 그런데 영성체 시간, 첫영성체를 하지 않은
저학년 아이들이 신부님 앞으로 나아가 한 줄로 서서 안수를 받는다.
그 장난꾸러기들이 두 손을 모은 채 고요히 머리를 숙이고 서 있는 모습은
아, 천사가 따로 없다. 난 갑자기 울컥해진다.
며칠 전 언니가 전화로 들려준 조카 이야기가 생각난다.
“있잖아, 우리 경모가 교회에 가겠대. 친구따라 은빛 교회에 가겠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수녀 이모가 들으면 기절할 이야기라고 했더니 뭐래는지 아니?
‘엄마가 성당에 안 가니까 그렇지’ 하는 거야.” 나는 언니에게 그거 보라고,
새로 시작한 가게일에 관심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주님이 어린 아들을 통해 한 말씀 해주신 거라며 한소리를 해댔다.
언니의 궁색한 변명을 들으며 문득 미사에 참석한 개구쟁이 아이들, 그 엄마들의
정성이 보통이 아님을 새삼스레 느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김성녀 | 광주시 남구 진월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