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을 기다리시는 하느님 - 이기양 신부님

2006. 12. 1. 오후 10:05:42

글자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을 기다리시는 하느님

 

제 1독서 : 3요한 5-8 (우리가 형제들을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진리의 협력자가 됩니다.)
복    음 : 루카18,1-8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부르짖으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함께 했던 자매님 중 한 분은 남편이 신앙 생활을 쉬고 있는 것을 늘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은 매일 미사를 참석하며 구역장으로서 교회에 봉사도 하면서 하느님 안에 깊이 있는 신앙 생활을 염원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부터 남편이 성당에 가자는 말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매님의 간절한 소망은 10년 넘게 냉담한 남편이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자매님은 성지를 순례하며 가는 곳마다 초를 봉헌하면서 성모님께 남편의 신앙을 위해 기도하곤 했습니다. 특히 카나의 혼인잔치 성당에서 베풀어진 부부들의 혼인 갱신식에서는 너무나도 큰 부러움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요. 그러면서 남편과 함께 이 카나의 혼인잔치 성당에서 혼인 갱신식을 올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꿈같은 희망을 품고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기도를 시작한 지 일 년만에 남편과 함께 성지순례를 하게 되었고, 꿈에 그리던 그대로 카나의 혼인잔치 성당에서 혼인 갱신식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자리에 남편과 함께 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고 더더군다나 월급쟁이인 남편이 성지순례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는데 일 년 동안 해왔던 간절한 기도가 현실화되었던 것입니다. 함께 성지순례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움과 놀라움을 표현하였고 그 비슷한 처지의 자매들은 자신들도 기도하면 그 자매처럼 될 수 있는지를 저에게 물어오기도 하였습니다.
     “직접 보시지 않았습니까? 열심히 기도하고 원하면 하느님께서 축복의 자리를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저는 물론 확신에 차서 답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열심히 마음을 모아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들어 주시지요. 열심히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들어 주신다는 내용을 여러 가지 사건과 비유로 증명하고 설명한 책이 바로 성경이지요.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비유로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어떤 도시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사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교만한 재판관이 있었습니다. 그 도시에는 한 과부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부는 그 재판관을 찾아가 올바른 판결을 내려달라고 끊임없이 졸라댔지요. 너무나도 성가시게 구는 과부 때문에 재판관은 귀찮아서 판결을 해 주기로 결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 오늘 비유에서처럼 물론 고약한 재판관은 아니시지만 끊임없이 기도하고 청하면 들어줄 것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는 자세가 과부와 같아야 함을 가르쳐 주시지요. 과부는 말 그대로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사람입니다. 어느 누구도 과부의 편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과부에게는 오직 뻔뻔스럽고 파렴치한 재판관만이 희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과부는 재판관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끝없이 매달리는 과부의 청을 재판관은 들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비유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의 희망은 오직 하느님뿐이라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과부가 재판관에게 끊임없이 매달렸듯이 유일한 희망인 하느님께 그렇게 매달리고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는 들어주실 수밖에 없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이지요. 돈이 있고 빽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매달릴 필요를 못 느끼지요. 그저 자신의 힘으로 알아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돈도 빽도 없는 과부에게 있어서 유일한 희망은 재판관이었듯이 우리 신자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희망은 돈도 지위도 재능도 아닌 하느님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돈을 믿지도 않고 재능과 지위도 믿지 않습니다. 그런 것에 희망을 거는 어리석은 짓은 더더욱 하지 않지요.
   우리가 믿고 희망할 분은 오직 주님이시고 이렇게 믿고 매달리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 분은 하느님뿐이시라는 것이 오늘 복음의 가르침입니다. 늘 하느님께 기도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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