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588. 참행복의 길

2020. 7. 10. 오후 4:45:20

글자

199722, 바칼로(스위스)

주님 봉헌 축일(남아메리카 순방 전야)


1. 예루살렘 성전에 아기 예수님을 봉헌하는 순간의 나를 묵상하여라. 태어나신 지 사십 일밖에 되지 않으신 아기는 매우 작고 섬세하고 연약하시다. 나는 아기를 팔에 안고 사랑스러워 가슴에 꼭 껴안는다. 기쁨에 겨워 아기의 눈을 바라보면 아기도 즐거운 눈빛으로 유심히 바라보면서 나를 하느님의 빛으로 감싸주신다.

2. 그리하여, 내가 (오히려) 아기의 품에 안겨 참행복의 길로 가게 된다.

3.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하다.(*마태 5,3) 전지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마치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존재인 듯 (자신을 낮추셔서), 나의 이 조그만 아들의 모습 안에 온전히 현존하신다.

4. 그분께서는 동굴의 극심한 가난 속에 탄생하시어 구유에 누이셨으니,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거처에서 생애의 첫날들을 지내셨고, 이제 나는 나의 정배 요셉과 함께 그분을 주님의 성전으로 모셔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의 법에) 정해진 대로 가난한 이들이 (제물로) 바치는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아기의 몸값으로 바친다.

5. 슬퍼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마태 5,4) 사제가 아기를 돌려주어 내 팔에 다시 안았을 때, 주님 성령의 비추심을 받은 시메온 노인은 주님의 계획은 무엇보다도 큰 고통의 계획임을 내 영혼에 계시해 주었다.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 2,34-35) 그러기에 나는 엄마로서 고통의 길을 함께 가도록 그분과 결합된 것이다.

6. 온유한 사람들은 행복하다.(*마태 5,5) 나의 이 아기 안에서 (하느님의) 온유하심과 선하심의 반영을 보아라. 아기의 펴든 손은 고통받는 모든 이를 어루만지시는 하느님의 손길이요, 아기의 눈에서는 빛이 쏟아져 내려 죄와 악의 모든 그늘을 비추고 있다. 아기의 발은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을 찾아 나서고, 길 잃은 이들을 찾아내고, 곤궁에 처한 이들에게는 도움을 주고, 병자들을 고쳐 주고, 죄인들을 기꺼이 맞아들이기 위해, 곧 모든 사람에게 구원과 희망을 주기 위해, 황량하고 위험한 여정을 따라가도록 모양이 잡혀 있다. 아기의 심장은 하느님다우신 사랑으로 고동치고 있으니, 모든 이의 마음을 온유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만들어주시려는 것이다.

7. 자비로운 사람들은 행복하다.(*마태 5,7) 내가 그분 영광의 성전으로 모셔가고 있는 아기에게서 사람이 되신 사랑, 곧 아버지의 자비로우신 사랑으로 사람이 되신 분을 보아라. 아버지께서는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당신 외아들을 보내 주셨으니(*요한 3,16), 그 외아들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그러니 이 연약한 모습의 아기 안에서, 너희의 구원을 위해 택함을 받고 준비된 희생 제물을 보아라. 이 아기가 아버지의 자비로우신 사랑을 세상에 가져오시는 분이요, 이분이 바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새롭게 하실, ‘자비로우신 사랑이시다.

8.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행복하다.(*마태 5,8) 내 아기 예수님 안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 아기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이다. 내게서 인성을 취하셨지만 그분은 하느님이시다. 따라서 아기 속에서 뛰고 있는 심장은 하느님의 심장이다. 이 어머니의 팔에 안겨 있는 아들에게서 하느님을 뵈어라. 뛰고 있는 이 심장에서 하느님 심장의 고동을 느끼면서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마음의 순수함은 완전한 사랑에서 태어난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만이 깨끗한 마음에 이를 수 있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만이 하느님을 뵐 수 있다.

9.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은 행복하다.(*마태 5.9) 평화자체이신 아기가 너희를 위하여 여기 계신다. 그분의 이름이 곧 평화이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평화를 가져만 평화를 가져오실 수 있고, 오직 하나의 가정을 이루도록 하느님의 자녀로 부르심을 받은 모오는 것이 그분의 사명이요, 온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것이 그분의 계획이다. 홀로 그분께서든 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실 수 있다. 그분을 거부한다면 세상은 결코 평화를 알지 못할 것이다.

10.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은 행복하다.(마태 5,10) 이 아기에게서 배척과 박해의 여정을 걷게 될 희생 제물을 보아라. 아기 때 이미 그분을 죽이라는 헤로데의 명령 때문에 피난을 가셔야 했고, 청소년 시절에는 가난한 집에서 살면서 천하고 힘든 노동을 하셨으며, 공생활 동안에는 줄곧 방해와 따돌림과 위협을 당하시다가 붙잡혀 재판에 넘겨지고 사형선고를 받으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치유해 주실 수 있는 분은 박해와 극심한 고통을 겪으신 그분뿐이다.

11. 그래서 나는 오늘 아기를 팔에 안고 그분 영광의 성전으로 가면서 유심히 그 눈을 들여다본다. 끝없는 참행복의 빛이 샘솟는 그 눈을.

12. 홀로 그분만이 너희의 참행복이다.

참행복의 길을 가르쳐 주시는 분도 그분이니, 누구든지 그 길을 걸어야 구원과 평화에 이를 수 있다.

그분은 조그만 아기의 모습으로 너희에게 진리와 생명의 길을 보여주시는, 영원하신 아버지의 말씀이시다.

그분은 아버지께서 영원으로부터 흐뭇해하시는 외아들이시다.

그분은 또 이 동정 어머니의 아들이시니, 그분을 그분 영광의 성전으로 모셔가는 오늘, 나는 너희 모두에게 되풀이해서 말한다.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라.

13. 내 작은 아들아, 너는 또 나를 위해 라틴 아메리카의 몇 개국을 순방해야 하는, 길고 고된 여행 전야 속에 있다. 그들이 너의 방문을 앞두고 준비한 매우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두려워하지는 마라. 내 빛의 천사들이 언제나 네 곁에 있고, 네가 약할 때면 이 천상 엄마의 능력이 그만큼 더 크게 드러날테니 말이다. 모든 사람을 내 티 없는 성심의 피난처로 데려오너라. 그들에게 나의 도움을 주어, 이 참행복의 험난한 여정을 따라가게 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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