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11월12일 토요일[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2011. 11. 10. 오전 10:23:35

글자
복음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부르짖으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2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3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4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5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6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7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오늘의 묵상
나이 30대의 어느 여성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기에 직업도 안정되었으며 다른 외적 조건도 잘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 여성은 이제 딱 한 가지, 멋진 남자를 만나서 혼인만 하면 인생의 모든 것이 해결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녀의 매일 기도 주제는 좋은 남자를 만나 혼인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도 그녀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한 채 그녀의 나이는 어느새 마흔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여성은 지쳤고 절망했습니다. 친구들도, 사람들도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그냥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일 뿐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자신의 인생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응답 없이 침묵하시는 하느님은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계셔도 그만 안 계셔도 그만인 그런 분이셨습니다.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자 삶은 더욱 외로워지고 모든 것이 무의미해져갔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하였지요. “내 생??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다. 하늘이 땅 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너희 생각 위에 드높이 있다”(이사 55,8-9).

하느님의 뜻은 우리 뜻과 다를 때가 매우 많습니다. 하늘과 땅의 높이와 깊이만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뜻 안으로 하느님을 끌어들이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서 얼굴을 감추시고 맙니다. 만일 마흔에 이른 그 여성이 그토록 바라던 혼인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의 인생을 실패한 것으로 여기고 슬프게만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하느님마저도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분으로 여긴다면, 그녀의 인생은 늘 공허하고 외로울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하느님께서 더 큰 무엇을 주시려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운명을 주신다고 넓게 받아들인다면 어떨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면서 불의한 재판관이지만 그에게 끊임없이 졸라대는 과부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과부가 바라는 것은 자신의 이득을 위한 판결이 아니라 올바른 판결이었습니다. 기도는 자신의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에 깃든 하느님 뜻을 올바르게 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올바른 판결은 깊고 높은 하느님의 뜻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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