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4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복음

2011. 3. 26. 오전 10:34:19

글자
복음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위로를 받 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 루카복음16,19-31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21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22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23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25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26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29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30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31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묵상
부자와 거지 라자로 사이에 건너갈 수 없는 구렁을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요? 저 구렁텅이만 없다면 부자도 죽어서 아브라함 품 안에 달려갈 수 있었을 텐데, 결코 건너갈 수 없는 구렁은 왜 생긴 것인지요? 아마도 거지 라자로가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복음에서 볼 수 있듯, 살아 있는 동안 부자는 좋은 옷을 입고 호화롭게 살았습니다. 자신의 집 대문 앞 거지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대문 앞에서 음식 부스러기라도 먹고 살려는 거지와 그 자신은 이미 존재 자체부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부자의 눈에 라자로는 사람으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자와 라자로 사이에는 이렇게 깊고 넓은 구렁이 생겼습니다.

살아서 부자가 스스로 파 놓은 이 구렁텅이가 죽어서는 아브라함 품에 안긴 라자로에게 건너갈 수 없는 구렁이 되었던 것입니다. 가난한 이와 철저하게 단절하며 살았던 부자가 죽어서는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지요. ‘굶주리고 헐벗은 이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6 참조)라고. 우리가 가난한 이를 외면하고 산다면, 알고 보면 예수님과 관계를 맺지 않고 사는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도 우리가 건너갈 수 없는 구렁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가난한 이들은 사실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오히려 가난한 이들에게 문을 닫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거지 ‘라자로’는 ‘하느님께서 도우신다.’는 뜻을 가진 구원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안에 갇혀 있는 부자는 아무런 이름이 없습니다. 하느님도 그를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없으니 얼마나 슬픈 일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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