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03/연중 4주간 화요일/믿음의 손

2015. 2. 5. 오후 5:50:26

글자

연중 4주간 화요일(마르5,21-43)   

 

                    믿음의 손

 

   어려서의 기억입니다. 배가 아프다고 하면 어머니께서는 놋쇠 밥그릇뚜껑을 따듯하게 하여 배에 올려놓고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때때로 내 손이 약손이다 하시며 배를 만져주시면 곧 통증이 멈추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배를 차게 해서 아프니까  밥그릇 뚜껑을 이용해 따뜻하게 해 줌으로써 그 원인을 치료해 주었던 것입니다. 거기에다 어머니의 사랑과 믿음이 담긴 약손이었으니 낫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려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당장 야이로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명예와 존경을 받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회당장이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누구 앞에 엎드린다는 것은 항복한다는 것이요, 모든 것을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었다는 것은 그의 믿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딸이 병으로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에게 다가온 큰 고통이 그를 무릎 꿇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님의 능력을 만났습니다. 그렇다면 고통도 은총의 한 부분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회당장의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 근심걱정거리가 없을 것 같지만 내면을 보면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통하여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자신의 무능력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무릎을 꿇고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마르5,23). 하고 간곡히 청하였습니다. 만약에 회당장이 죽어가는 어린 딸을 절망과 슬픔 속에서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아이를 살리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지위도 있고 아쉬울 것이 없는 회당장이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린 딸에 대한 한없는 사랑은 그보다 더한 일도 하게 합니다.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랑은 능력입니다.

 

 

   우리는 일상 안에서 남모르는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 못할 고민이나 근심, 걱정 앞에서 회당장처럼 무릎을 꿇는지, 아니면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마르4,39). 하고 두려워하는 태도를 취한 제자들의 모습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절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련과 고통, 어둠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지켜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5,3-4). 오늘은 믿음의 손이 그리운 날입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20150205/연중 4주간 목요일/근본에 충실하라15.02.05조회 9420150204/연중 4주간 수요일/하늘로 부터 옵니다15.02.05조회 5820150203/연중 4주간 화요일/믿음의 손15.02.05조회 5520150202/주님 봉헌 축일/기다림의 기쁨15.02.02조회 5620150201/연중 4주일/권력이 아니라 권위다15.02.01조회 5520150131/성 요한 보스꼬 사제 기념일/참된 신앙은 어려울 때 드러난다15.02.01조회 6620150130/연중 3주간 금요일/하느님 나라15.02.01조회 7920150129/연중 3주간 목요일/등불이 되어라15.01.29조회 8520150128/연중 3주간 수요일/풍성한 열매15.01.29조회 5120150127/연중 3주간 화요일/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15.01.27조회 6720150126/성 티모테오와 성 티도 기념일/기쁨의 삶이 복음 선포15.01.26조회 4620150125/연중 3주일/부르심과 응답15.01.26조회 4520150124/연중 2주간 토요일/줏대 있는 삶을 살아라15.01.26조회 4220150123/연중 2주간 금요일/산에 오르신 예수님15.01.23조회 4520150122/연중 2주간 목요일/염불을 할 때입니다15.01.22조회 6220150121/연중 2주간 수요일/마음이 오그라든 병15.01.21조회 7420150120/연중 2주간 화요일/주님의 기도 33번으로15.01.20조회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