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가는 나그네 (독후감)...

2009. 11. 10. 오후 5:14:46

글자

 

하늘로 가는 나그네 /장석홍라우렌시오

살비듬 풍성한 암소가 딱 한 마리,

님 곁이라면 길쌈 베 버리겠노라

언약한 지 이미 오래,

남정네야 아낙네야, 그네는 견우 직녀.

남사스런 놀음은 해 본 적도 없는

그네는 하느님의 크신 은혜,

뜨거운 죄,

금실 좋아 허락받은 벌로

칠월 칠석 겹 칠 안식 

석양빛에 흐르는 나그네 되었네.

 

삼강오륜을 금석같이 믿고 따랐으나

이몽룡이 두렷이 들어 올린

마패를 우상처럼 치부했기에,

해와 같이 아름답고

달과 같이 빛나는

저 여인을 섬기는 그네는

소낙비 맞아 가는 정처 없는 나그네.

 

강 너머

진달래 꽃울음 토해내는

새남터의 북 울림에 발길이 끌려,

청산 건너

거친 밭의 양떼 돌보는 환희,

가슴에 부여안은 죄 너무 막중해

휘감긴 채찍에 보랏빛이 튀어 올라

고난도 은총임을 깨달은 당신은

아픔도 고와라

선홍빛으로 고와라

하늘로 가는 나그네.


나라 법 어겨가며 낯 붉은 애정 행각  

춘향이는

나랏님이 아름답다 높이 추었는데,

사랑이 사랑이라 수줍어 들킬세라

몰래한 나그네의 순백 사랑,

하느님이 보시기에 가여워 좋았건만

춘향이 쓴 칼보다 더 큰 칼로 내리쳤네.

등장(等狀)가세 등장가세 하느님 전 등장가세

 

이골저골 다 살펴도 이승만 한 곳 없다고

삼 천 갑자 동방삭은 개똥밭에 굴렀는데,

미련 없다 달뜬 세상 등져버리고

쪽배 하나에 흰 물결만 저어가네, 허위허위

하늘로 가는 나그네.


죽음보다 짙은 나그네의 삶

자줏빛으로 피어나

하늘로 가는 나그네는 영광의 신비로,

거친 땅에는 아직도

진보랏빛 상장(喪章)으로 아롱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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