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마음 그대로 닮은, 부모의 자식 짝사랑

2013. 4. 21. 오전 7:33:50

글자

하느님 마음 그대로 닮은,  부모의 자식 짝사랑  

 - 강 석진 신부님(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평소 잘 아는 선배 신부님이 하루는 주방 봉사 자매님으로부터
된장찌개를 끓여 놓았으니 시간이 되면 와서 같이 먹자고 전화가 왔습니다.
복날이었던 그날, 특별한 것(?) 좀 먹을 거 있나, 그냥 마음 맞는 사람이랑 한 끼니
행복하게 먹으면 좋은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생각에 어슬렁어슬렁 그 신부님의
사제관에 갔습니다.

깔끔하게 차려진 밥상 주위에 이것저것 맛난 반찬을 보고 모처럼
허리끈을 풀고 우아하게 천천히 식사 했습니다. 
 
젓갈이 된장찌개에 잘 맞아 밥 한 그릇을 더 먹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차를 한 잔 마시는데 신부님이 문득 말했습니다.

 

“어이, 강 신부.
본당 신자분이 들려준 이야기 하나 해줄게.
얼마 전 장가를 간 아들이 집에 놀러 왔대.
뭐, 놀러 왔다기보다 배부른 아내를 위해 집에 와서
반찬 좀 얻어 가려고 온 것 같더래.

그런데 그날 따라 아들이 엄마가 해 주는 된장국이 먹고 싶다 하더래.
그래서 갓 지은 밥에 된장국으로 밥상을 차려 놓았대.
세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데 그날 따라 남편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밥만 먹더래.

식사 후 며느리 줄 반찬을 싸서 아들을 보낸 후 남편에게 물었대.
‘오늘 저녁, 된장국 맛있었느냐’고.

그랬더니 남편은 ‘치’ 하면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표정 관리를 하고 나오더니
이런 말을 하더래.
 
 
 
자신은 일주일 전부터 ‘손맛 나는 된장국 좀 끓여 달라’고 노래를 불렀는데도
들은 척도 않더니 어떻게 아들이 된장국 먹고 싶다는 그 말 한마디에
후다닥 쏜살같이 시장에 가서 바지락과 두부 등을 사가지고 와서 밥상을 차리느냐며
아들 앞이라 말은 못해도 ‘이거 너무한 것 아냐, 이 집은 장가간 아들만 입이냐’고
그러더래.

그때 문득 ‘남편이 일주일 전부터 된장국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나?
한 것 같기도 하고, 못 들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자식의 그 말 한마디는 어찌 그리도 애절하게 크게 들리던지.
남편도 늘 소중했지만, 자식에 대한 짝사랑은 세월이 가도 사그라지지 않더래.
자식에게는 주고 주어도 더 주고 싶고, 그런 자신의 마음을 자식이 몰라도
더 많이 주고 싶고. 이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아내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부부의 자식에 대한 짝사랑,
아름답고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런데 부모의 자식 짝사랑, 어쩌면 그 원천이 하느님의 자녀 짝사랑이
기원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부모이신 주님, 그분의 우리에게 대한 짝사랑 때문에 사람은 부모가 되면
자녀에게 뭘 주고 싶고, 또 주고 싶고, 그 마음 알아도 주고 싶고 아니, 몰라도
주고 싶은 모양입니다.

‘신부’라는 말 속에도 아버지라는 호칭이 포함돼 있습니다.
신부님이 좋은 부모님이 되려면 평생 함께 있는 신자들에게 짝사랑의 마음으로
뭔가를 주어도 또 주고 싶어지고 우리 신자들이 그 마음을 알아도 주고, 몰라도
우리 주님 마음 닮은 사랑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좋은 사랑으로 아버지가 된 신부의 삶,
우리의 좋은 부모인 주님,
그 십자가 흔적이 묻어 있는 짝사랑을 신자들에게 좀 더 친절하게,
정성스럽게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짝사랑, 하느님 마음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가톨릭 신문에서...


출처 : 하와이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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