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죽음을 당하다(?)-우리말 바루기

2012. 8. 30. 오후 10:51:54

글자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634. 죽음을 당하다(?)
[중앙일보] 입력 2006년 01월 10일
 
'왕의 남자'는 연산군일기에 기록된 한 광대의 죽음에 상상력의 날줄을 엮어 만든 영화다. 권력을 희롱한 희대의 광대, 그들이 풍자했던 중신은 물론 결국 그들마저 왕에게 죽임을 당하는 과정은 단순한 광대놀음 이상의 처연함을 담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죽음''죽임'이란 말을 가려 쓰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당하다'가 붙으면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단종은 믿고 의지했던 숙부 세조에게 죽음을 당했다"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혀 영조에게 죽음을 당했다"처럼 쓰는 예가 있으나 이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누군가의 의도적 행위에 의해 죽게 될 때는 '죽이다'의 명사형인 '죽임'을 써서 '죽임을 당하다'라고 해야 한다.
 
'따돌림/망신을 당하다'와 같이 '당하다' 앞에도 사동사의 명사형이나 사동의 뜻을 가진 명사가 오는 게 자연스럽다.
 
"홍수로 많은 백성이 죽음을 당했다"처럼 자연재해나 사고로 죽게 되는 경우엔 '죽음을 당하다'라고 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피동적 표현보다는 "백성이 죽었다"로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
 
이은희 기자
 
 
 
 
 
 
 
 
 
 
 
 
 
 
 
 
 
 
 
 
 
 
 
 
 
 
 
 
 
 
 
 
 
 
 
 
부활 연습곡 가사 중에
'우리 죄 인해 죽음을 당하신 주께서'와 '우리 죄로 죽임을 당하신 주께서'로 죽음죽임이란 단어의 쓰임이 혼용되어 있어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2006년 중앙일보에 실린 위의 기사 대로라면 '죽임을 당하신'이 맞을 것 같은데
2008년 조선일보에 창원대 국문과 교수님이 기고하신 글에서는 '죽임을 당하다'가 틀린 용법이라고 하네요?
 
 
 
죽임을 당하다(×) 죽음을 당하다(○)
[우리말 바로쓰기]
허철구 창원대 국문과 교수
 
 
 
다음 예문을 보자. 각각 학생 글과 인터넷 기사에서 뽑은 것이다.

결국 억울한 누명으로 죽임을 당하였지만 그의 개혁 정신은 되새겨볼 만하다. → 죽음을 당하였지만

죽임을 당한 것은 우리의 양심과 도덕입니다. → 죽음을 당한

'죽임을 당하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것의 올바른 표현은 '죽음을 당하다'(○)이다.
'~을 당하다'라고 할 때 '~을' 자리에는 '망신을 당하다, 사고를 당하다, 소매치기를 당하다'처럼 명사(망신, 사고, 소매치기)가 온다.
'죽임'과 '죽음' 중에서 명사는 '죽음'이다.
이 명사 '죽음'이 '~을 당하다'와 어울려서 '죽음을 당하다'라는 표현이 만들어진 것이다.

'죽임을 당하다'의 '죽임'도 명사가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죽임'은 '교실에 남음, 책을 읽음' 따위와 같이 용언 어간에 동명사어미 '-(으)ㅁ'이 결합한 것이다.

"밥을 먹이다, 옷을 입히다, 얼룩을 없애다"를 동명사어미를 이용하여 표현하면 "밥을 먹임, 옷을 입힘, 얼룩을 없앰"처럼 되고, "사람을 죽이다"도 "사람을 죽임"이 된다(물론 "사람이 죽다"는 "사람이 죽음"처럼 되는데 이때의 '죽음'도 명사 '죽음'과 겉모습만 같을 뿐 동명사이다). 이 동명사로 된 표현은 다음에서 보듯이 '~을 당하다'와 어울릴 수 없다.
 
먹임을 당하다(×)
입힘을 당하다(×)
없앰을 당하다(×)
죽임을 당하다(×)


'죽임을 당하다'(×)가 잘못된 표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기기 바란다!
 
입력 : 2008.02.13 21:58
 
 
 
 
 
 
 
 
 
 
 
 
 
 
 
 
 
 
 
 
 
 
 
 
 
 
 
 
 
 
 
 
 
 
 
 
 
 
 
 
 
 
2008년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답한 내용은 또, 이와 다르게 죽임도 사동사의 명사형이므로 쓸 수 있다고 하네요.
 
 
죽임을 당하다, 죽음을 당하다
 
'죽음을 당하다'와 '죽임을 당하다'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것은 명확하게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고나 자연재해에 의해서 죽게 되는 경우에는 '죽음을 당하다'라고 쓰고, 누군가의 의도적인 행위에 의해 죽게 되는 경우, 그리고 죽이는 행위자가 구체적으로 문면에 드러날 경우에는 '죽임을 당하다'라고 쓰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습니다.

'죽임을 당하다'에서 '죽임'은 '죽이다'의 명사형인데, 이 '죽이다'는 사동사입니다.
'그는 죄인을 굶겨 죽이다/원님이 죄 없는 백성을 죽이다/그는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갔다.'와 같은 예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동사 '죽이다'는 누군가의 의도적인 행위로 말미암아 상대방을 죽게 하는 경우에 씁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동사 '죽이다'의 명사형에 '괴롭힘을 당하다, 따돌림을 당하다, 살해를 당하다, 망신을 당하다'와 같이 사동사의 명사형이나 사동의 뜻을 가진 명사가 앞에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당하다'가 결합하면 누군가의 의도적인 행위로 말미암아 죽게 되는 경우가 되어 '죽임을 당하다'라고 표현합니다.

1950년에서 1970년 사이에 나온 글 중에서 예를 안내해 달라고 하셨는데 저희 연구원에서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용례에 '죽임을 당하다'라는 용례가 있습니다. '일제 강점자들에게 대항한 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그 종은 주인을 죽게 했다는 덤터기를 쓰고 죽임을 당했다.'

<표준국어대사전>는 1992년에 작업을 시작하여 1999년에 간행한 사전으로, 이 기간 동안에 기존에 존재했던 사전들의 예문은 물론, 지난 시기에 각종 지문에 존재하는 예문을 조사하여, 수정하고, 다시 바로 잡는 작업을 전문가들의 감수를 통해 방대하게 이루어 졌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오른 예문이라면 일상 생활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연구원)
 
 
 
 
 
 
 
 
 
 
 
 
 
 
 
 
 
 
 
 
 
 
 
 
 
 
 
 
 
 
 
 
 
 
우리의 죄를 대신해 돌아가신 주님을 생각하며 지내는 사순 시기에, 단어보다는 가사에 담긴 그 섭리를 마음에 담으라는  말씀이 들리는 것 같네요.
 


 
 
[이평환] 2012-03-09
어느쪽이 옳은지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나요? 이래서 국어가 어렵군요...
제 개인적인 생각엔 "죽임 당하신" 이 옳은 것 같은데요... [del] [mod]
[이상열] 2012-03-12
하하하! 우리 작은꽃성가대엔 다방면에 섬세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감사할 일 입니다. 이렇게 따지고 또 따져도 어려운 말을 이 시대엔 너무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벼루고 벼뤄 우리말을 더욱 아름답게 사용해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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