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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울타리 안쪽에는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스쳐갈 만큼
짧았던 만남이기도 했지만
세상이 그어둔 선 위에서
건너갈 수도 건너올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쓸쓸하고 어둡던 내 가슴 한쪽에
소망이라는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

그 촛불로
힘겨운 사랑이 가져다준 어두움을
조금이라도 밀어내주길 원했지만
바람막이 없는 그것이 오래 갈 리 만무합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둔다는 것
아마
함께 있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
의자를 비워둘 때의 그 쓸쓸함을
그 눈물겨움을
그 어느 곳에도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대가 있었기에 늘 나는
내 가슴속에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
건너편 의자도 비워둡니다
이정하 님
세상이라 이름 붙여진
그 이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