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마리아 자매님!
먼저 지적하신 부분을 최대한 즉각 조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초창기 설립 당시의
초대신부님의 열정과 사랑을 지금 다시금 느낄 수는 없겠지만
의정부교구 설립 이후
저는 초대 신부의 몫을 하기 위해 여기 있다고 봅니다.
허물어진 성전을 다시 세우라고 절 여기 보내신 당신 소명임을 생각합니다.
허물어진 건물을 다시 세우기 위해선 우선 건물의 모든 구석구석을 둘러 보아야 하고 그것이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 분석을 해야 하고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도 들어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전신자 가정방문과 전 구역 미사를 얼마전 마치며 이런 하나 하나를 제대로 보려고 나름대로 노력하였답니다.
그리고 온전한 모습들을 보기 위해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외적인 작업뿐만 아니라 내적인 작업도 포함됨을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제가 부임 이후 즉시 신설한 치유미사는 이런 내적 청소의 치유 그동안 찌든 마음의 앙금들을 청소해야겠다는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외적인 작업으로 교육관건립후 성전 리모델링이 구상중입니다.
초기 교우들의 땀과 피가 섞여 이루어진 성전을 다시 뜯어 고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파괴로 보여질 수 있으나 파괴보다는 재창조의 진통이라 여겨주심 고맙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건물이라도 사용자가 애정을 갖고 관리하지 않으면 쉬이 노화되는 법입니다.
가슴아픈 일이지만 10년도 되지 않은 이 건물이 벌써 그렇다는 것입니다.
누가 사용자입니까?
본당신부나 수도자가 아니라 교우들이 주인이고 사용자여야 합니다.
그래서 건물이 어떻다는 것은 그 사용자들이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판가름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요즘은 아이들까지도 마당에 버려진 휴지나 부스러기를 주워 쓰레기통을 찾습니다.
이런 모습에서 희망을 봅니다.
우리 성전, 우리 성당, 우리의 미사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미사가 남의 미사가 되고, 우리의 성전이 미사가 끝나자마자 거저 극장처럼 휑한 찬바람이 일고,우리의 성당이 쓰레기더미로 가득하다면 참으로 불행한 모습일 것입니다.
살아 숨쉬는 그런 성당,
사랑의 느낌들이 확확 와닿는 그런 성당을 함께 가꾸어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부임 이후 1년 동안 많은 쓰레기들을 정리하였다고 생각했는데....
>치워도 치워도 아직 찌꺼기들이 많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마리아 자매님!
자매님의 말씀처럼 보편적인 교회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기도하겠습니다.
사랑의 충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