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운(李鼎運)이 충청도 관찰사가 되어 나갔다. 전 관찰사 유강(柳焵)이 이존창(李存昌)을 체포하여 말하기를 그 일을 나와 함께 모의한 일이라 하였으니, 공로가 나에게 돌아가 발탁되게 하려는 뜻에서였나 보다. 임금께서 그 이야기를 듣고는 이정운에게 은밀히 유시하여 부임한 즉시 자세히 올려바치게 하였으니, 나로 하여금 그것 때문에 진로가 열리게 하려 했던 것이다. 이익운(李益運)이 또 전해주기를, 임금이 유시하기를 “약용으로 하여금 사실을 열거해서 이정운의 이야기와 부합하게 하라”고 하셨다기에 내가 말하기를 “그럴 수는 없다. 사군자(士君子)가 몸을 세우고 임금을 섬길 때 비록 이징옥(李澄玉)이나 이시애(李施愛)를 체포했다 하더라도 오히려 그런 것으로 자기의 공로를 삼지 않는 것인데, 하물며 그 따위 조그만 놈을 잡아서 그렇게 하겠는가. 그리고 그자를 체포하려 모의하거나 계획을 꾸몄던 게 없었는데 이제야 보라는 듯이 과장해서 찬양하여 임금의 혜택을 얻어내려 하는 일은 죽어도 못할 짓이다”라고 하여 임금의 뜻이라도 나를 부끄럽게 해주는 일에는 애걸해도 따르지 않았더니, 이익운이 겸연쩍은 듯이 가버렸다. 모두들 이것 때문에 임금의 뜻을 어겼다고까지 말하기도 했었다.
이정운(李鼎運)이 호서 관찰사(湖西觀察使)로 나갔다. 전 관찰사 유강(柳焵)이 이존창(李存昌)을 체포하고 용이 그를 잡는 일에 참여한 바가 있다 하여 용에게 공을 돌려 그 공으로 발탁되도록 하려 하였다. 주상이 듣고 이정운에게 밀유(密諭)를 내려 도임하는 즉시 주문(奏聞)하도록 분부하고, 용으로 하여금 이로 인하여 드디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도록 하였다. 이익운(李益運)이 또 주상의 유지를 전하되, 용으로 하여금 사실을 조목조목 열거하여 이정운에게 부치도록 하였다. 용이 말하기를,
“옳지 못합니다. 사군자(士君子)가 입신(立身)하여 임금을 섬김에 있어서는 비록 이 징옥(李澄玉)이나 이 시애(李施愛)를 잡았다 하더라도 오히려 이것으로 공을 삼기에 부족한데, 하물며 이 이존창 같은 하찮은 자인데이겠습니까. 또 일찍이 계책을 내거나 세운 적이 없는데 지금 버젓이 그를 잡은 일을 과장하여 임금의 은혜를 요구하겠습니까? 죽어도 감히 할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주상의 뜻을 따름으로써 나로 하여금 부끄러워서 죽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하였더니, 이 익운이 무색하여 갔다. 대개 이 때문에 주상의 뜻에 거슬렸다고 한다.
時李鼎運出爲湖西觀察使。前使柳焵捕李存昌。謂鏞與聞其謀。欲歸功於鏞。使得自拔。上聞之。密諭鼎運飭到界。卽具奏聞。令鏞得因此遂開進途。李益運又傳上諭。令鏞條擧事實。以付鼎運。鏞曰不可。士君子立身事君。雖捕澄玉施愛。尙不足據以爲功。況此小豎。又未嘗發謀畫策。今靦然鋪張。以捕捉徼君之惠。死不敢爲也。乞無遵上旨。使我愧死。益運憮然而去。蓋以此忤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