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 건, 매 한 가지?
다섯 명의 친구가 함께 길을 가다가 가게 앞에 섰습니다. 가게 안에 진열된 과자가 먹고 싶었습니다. 모두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어 보았지만 아무도 돈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그들은 그냥 쳐다보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들에겐 그것을 사먹을 정도로 충분한 용돈이 없었습니다. 또 한편으로 그들에겐 쓸 곳도 많았습니다. 좋은 수가 없을까?
몇 일 후,
한 친구가 돈을 마련해왔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은 다 같이 한 친구가 가져온 돈으로 그것을 사서 나눠먹었습니다. 모두 기뻤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친구가 어디서 그 돈을 가져왔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어디서 그 돈이 생겼는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그것이 좋았습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 친구들은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 친구들은 한 친구가 계속 가져오는 그돈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싶었던 것을 가질 수 있었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었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누가 그 돈을 마련했건 간에 같이 나누어 먹고 즐기는 기쁨을 가져온 건 매 한 가지였습니다.
가져간 건, 매 한 가지?
그런데,
그 친구가 돈을 마련해 온 다음 날은 어김없이 한 친구의 집에서 돈이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자 어른들은 그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너 돈 가져갔니?"
"아뇨!"
"혹시 누가 돈 가져가는 것 보았니?"
"아뇨!"
거기서 함께 먹고 놀던 친구들은 모두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어른들은 누가 돈을 가져가는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어른들은 말없이 돈을 가져가는 그 한 친구를 찾아냈습니다.
"너, 요놈! 잡았다."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어른들은 자신들이 돈을 말없이 가져간 범인을 잡았다고 기뻐했고, 아낌없이 그 아이를 단죄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집안과 가족까지 단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참 그 어린아이에게 분풀이를 하고 나서 한 어른이 말했습니다.
"어쩌면 너의 그 불우한 환경이 너를 그렇게 만들었겠지!"
옆에서 그 말을 들은 또 다른 어른이 말했습니다.
"그래. 참 불쌍하다."
그러면서 그 어른들은 자기네 아이들이 부모가 있고 불우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으니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아이를 불쌍한 마음으로 바라보던 한 어른이 물었습니다.
"얘, 다음부터는 내가 돈을 줄 테니까 다시는 돈을 훔치지 말아라. 너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하니?"
"……"
옆에서 다른 어른이 끔찍이나 사랑한다는 듯이 끼어 들며 재촉했습니다.
"그래, 이 분이 네가 필요한 만큼 돈을 주신다니까 어서 말해봐!"
옆에서 다른 어른이 똑똑하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끼어 들었습니다.
"너 그 돈 다 어디다 썼니? 네가 돈 쓴 데를 다 합하면 얼마나 필요한지 알 거 아냐?"
"……"
한참 후, 마침내 그 어른들은 그 아이가 그 돈을 어디에다 누구와 함께 썼는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매일 그 아이가 돈을 가져가야 했는지도!
한 아이는 돈을 가져갔고 다른 아이들은 그 아이가 가져온 돈을 같이 나누어 가졌습니다.
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돈을 가져왔고, 다른 아이들은 돈을 가져온 그 한 아이에게 도둑질이라는 죄목을 가져왔습니다.
불우한 아이의 행동을 살펴보며 자기 아이가 아니라 다행이라며 안도감을 가졌던 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은 불우해진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자기 자녀들에겐 내세울 부모들이 있었지만 그 한 아이가 내세울 건 자기(자녀)들이 그에게 뒤집어씌운 죄악뿐이었습니다.
한 아이를 희생양으로 삼고 다른 아이들이 그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기들의 욕구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통해, 다른 이에게 죄를 짓게까지 하면서도 자기 욕구를 채워왔던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죄며, 어떻게 죄가 자기들 안에 들어오며, 누가 죄인인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경우 역시 가져온 것이 매 한 가지인 것처럼, 가져간 것도 매 한 가지처럼 보입니다. 함께 나누어 썼다는 면에서는요.
그러나 자기들의 기쁨이 다른 사람의 희생과 고통을 전제한다면 그 기쁨은 곧 어둠과 고통으로 인도하며 자책하게 되겠지요.
게다가 또 다른 희생자를 낳게 되지요.
자발적인 참여와 봉헌 그리고 공익을 향한 공개성 없이 자유의지와 자기소유를 합쳐 자기를 빼앗겨버린 그리고 사회구조적으로 착취당한 사람들말입니다.
보는 사람이 있다면, 악이 사람에게 죄를 잉태하게 하는 것을 보았겠지요.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마태 5,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