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성 대 레오 교황의 ‘참된 행복에 대한 강론’에서]

2025. 9. 5. 오전 8:14:19

글자

성 대 레오 교황의 ‘참된 행복에 대한 강론’에서 (Sermo 95,2-3: PL 54,462)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겸손의 축복은 부자들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궁핍한 가운데서 온유함과 친숙해지고 부유한 사람들은 풍요 가운데서 교만과 친숙해집니다. 그래도 많은 부자들 가운데서는 자신의 부유함을 오만하게 허세 부리는 데에 보다 선행을 하는 데에 사용하는 마음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다른 이들의 궁핍과 고통을 위로해 주기 위해 베푸는 것이 커다란 이익이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덕행에서 온갖 계급과 상태의 사람들이 만나게 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적 상태에 있어서는 서로 다르지만 내적 상태에 있어서는 같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영적 가치에 있어서 동일해질 때에는 세상 물질의 소유에 있어 얼마나 차이가 나느냐는 것은 중요한 것이 되지 못합니다. 물질적 재화에 대한 사랑이 놓는 올가미에 걸려들지 않고 세상 재물의 증가를 바라지도 않으며 오히려 천상 보화의 부요를 열렬히 바라는 그런 가난은 참으로 복됩니다.

이런 관대한 가난의 모범을, 주님을 따른 첫 사도들이 보여 주었습니다. 그들은 가릴 것 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천상 스승의 부르심에 따라 고기 낚는 어부에서 사람 낚는 어부로 즉시 변모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신앙을 본 딴 이들을 자신들처럼 만들었습니다. 그때가 바로 교회의 첫 신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었던” 시대였습니다. 그들은 소유한 모든 것들에서 멀어지고 영신적 가난을 통해서 천상 보화로 부유해지고 사도들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에서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그리스도와 함께 모든 것을 소유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복된 사도 베드로가 성전에 들어가는 도중 앉은뱅이가 그에게 애긍을 청할 때, 그는 “나는 돈이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어가시오.” 하고 말했던 것입니다. 이 겸손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있겠습니까? 이 가난보다 더 부유한 것이 있겠습니까? 베드로는 금전적으로 도와줄 능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을 갖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태에서 약질로 태어난 그 사람을 베드로는 말씀으로 치유시켰습니다. 카이사르의 모상이 새겨진 동전을 주지 못한 베드로는 그 사람 안에 그리스도의 모상을 다시 새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은혜의 혜택을, 다시 걸을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사도가 행한 기적적인 치유로 말미암아 믿게 된 오천 명의 사람들도 누렸습니다. 애긍을 청하는 사람에게 줄 돈이 하나도 없었던 이 가난한 사람은 영신적 은혜를 너무도 풍성히 베풀어 주어 한 인간의 지체를 고쳐 주는 것만이 아니라 수천 명의 마음도 치유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그때까지 제대로 걷지 못했던 이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훌륭히 걸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오늘의 말씀 묵상

목록 전체보기 →
그리스도의 나라의 복락 [성 대 레오 교황의 ‘참된 행복에 대한 강론’에서]25.09.06조회 122025년9월6일- 구원과 새 계약이 예고된다 [예언자 예레미야서에 의한 독서]25.09.06조회 12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성 대 레오 교황의 ‘참된 행복에 대한 강론’에서]25.09.05조회 152025년9월5일- 이스라엘의 복구를 약속하시다 [예언자 예레미야서에 의한 독서]25.09.05조회 13내 법을 그들 마음에 새겨 주겠다 [성 대 레오 교황의 ‘참된 행복에 대한 강론’에서]25.09.04조회 112025년9월4일- 유배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보낸 예레미야의 편지 [예언자 예레미야서에 의한 독서]25.09.04조회 6그리스도께 대한 사랑 때문에 그분에 대해 말하는 데에 내 몸을 아끼지 않습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에제키엘서에 대한 강론’에서 ]25.09.03조회 62025년9월3일- 주교들의 자격과 직무에 관한 사도의 가르침 [사도 바오로가 디도에게 보낸 편지에 의한 독서]25.09.03조회 7주님의 진리는 영원히 남아 있으리라[‘준주성범’에서]25.09.02조회 72025년9월2일- 예언자의 근심 [예언자 예레미야서에 의한 독서]25.09.02조회 6나는 내 예언자들을 가르쳤도다 [‘준주성범’에서]25.09.01조회 92025년9월1일- 상징적인 행위 : 깨어진 항아리 [예언자 예레미야서에 의한 독서]25.09.01조회 10주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강론에서]25.08.31조회 82025년8월31일- 예레미야가 자기 마음을 토로하다 [예언자 예레미야서에 의한 독서]25.08.31조회 11성전을 장식하면서 고통받는 형제를 멸시하지 마십시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마태오 복음에 대한 강론’에서]25.08.30조회 92025년8월30일- 성전에 대한 헛된 신뢰를 예언하다 [예언자 예레미야서에 의한 독서]25.08.30조회 9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으심의 선구자 [성 베다 사제의 강론에서]25.08.29조회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