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화해의 성사[성 대 레오 교황의 편지에서]

2023. 12. 17. 오후 2:55:26

글자

성 대 레오 교황의 편지에서(Ep. 31,2-3: PL 54,791-793)

우리 화해의 성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복음서가 말하는 그 가문에서 나오신 분이시라고 믿지 않는다면 그분이 동정 마리아의 아들이시고 또 완전하고도 참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뜻이 없습니다. 마태오 복음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이어서 그리스도의 인간 계보가 나오고 그분의 조상 계열이 주님의 모친께서 정혼한 요셉에게까지 죽 내려옵니다.

한편 루카는 첫 아담과 새 아담이 같은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 인류의 원조인 아담에게까지 소급시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성조들과 예언자들에게 하신 것처럼 인간의 겉모습만을 지니고 나타나실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구약 시대에 야곱과 겨루시고, 대화에 끼시며 사람들로부터 환대받는 것을 거절치 않으시고 심지어는 당신 앞에 놓인 음식마저 드실 때 이렇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참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예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일들은 주께서 당신을 앞서온 선조들의 가문으로부터 참 인성을 취하시리라는 것을 예시하는 신적 상징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예표들은 영원으로부터 마련된 우리 화해를 성취하는 성사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지혜께서 마리아의 티없는 태중에 당신의 거처를 마련하시어 말씀께서 사람이 되게 해주시고 하느님의 본성과 종의 본성을 한 인격 안에 합치시켜 세기의 창조주께서 세기 안에 태어나게 해주시며 만물을 조성하신 분께서 만물 가운데 태어나게 해주신 성령께서 아직 동정녀께 내려오지 않으시고, 또 아직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그를 감싸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죄 많은 인간의 모습을 취하신 이 새사람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낡은 본성을 취하지 않으셨다면, 또 아버지와 같은 본성을 지니신 그분이 당신의 모친과 같은 본성을 지니지 않으셨다면, 또 죄에서 홀로 해방되신 그분이 우리 인간 본성을 당신과 결합시키지 않으셨다면, 온 인류는 마귀의 멍에에 매인 채로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승리가 우리의 본성 밖에서 이루어졌다면 우리는 그 영광스런 승리에 참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놀라운 참여로 말미암아 우리 재생의 성사가 우리에게 빛났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잉태케 하시고 태어나게 하신 그 같은 성령을 통하여 영적 출신으로 재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사가 요한은 믿는 이들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오늘의 말씀 묵상

목록 전체보기 →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통해서 당신 사랑을 계시하셨다[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23.12.18조회 92023년12월18일- 주께서 바빌론의 우상들을 거스르시다[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23.12.18조회 13우리 화해의 성사[성 대 레오 교황의 편지에서]23.12.17조회 132023년12월17일- 고레스왕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구원이 온다.[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23.12.17조회 16마리아와 교회[스텔라 수도원의 복자 이사악 아빠스의 강론에서]23.12.16조회 122023년12월16일- 하느님께서 예루살렘에게 심판을 내리신다.[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23.12.16조회 10하와와 마리아[성 이레네오 주교의 저서 ‘이단자를 거슬러’에서]23.12.15조회 92023년12월15일- 주님은 당신의 포도밭을 다시 가꾸실 것이다[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23.12.15조회 9그리스도 예수 안에 감추어진 신비의 지식[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의 ‘영적 찬가’에서]23.12.14조회 92023년12월14일- 원로들의 믿음의 싸움[사도 바오로가 디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 의한 독서]23.12.14조회 10당신 마음의 광채는 당신 몸의 아름다움을 빛나게 해줍니다[성 암브로시오 주교의 저서 ‘동정론’에서]23.12.13조회 102023년12월13일- 그리스도교적 동정[사도 바오로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 의한 독서]23.12.13조회 10순례하는 교회의 종말론적 성격[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에서]23.12.12조회 172023년12월12일- 하느님의 나라, 감사의 행위[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23.12.12조회 13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의 ‘가르멜의 산길’에서]23.12.11조회 122023년12월11일-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날에 나타나시리라 [예언자 이사야서에 의한 독서]23.12.11조회 10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체사레아의 에우세비오 주교의 ‘이사야서 주해’에서]23.12.10조회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