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무서운 사람

2011. 3. 9. 오후 1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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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서운 사람

 


 어느 날, 한 꼬마가 달려와서는 “신부님! 제가 나중에 교황님이 되고 싶은데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하고는 머리를 숙였습니다. 귀여우면서도 대견스러워 기도해 주었습니다. 혹 교황님은 아니더라도 사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뜻을 이 아들을 통해 이루어 주소서.” 저는 꼬마의 행동을 통해 우리가 지녔던 순수한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였습니다. 주변 세력으로부터의 안정과 평화, 배부르고 등 따뜻한 안락한 삶을 기대하면서 구세주의 오심을 열렬히 환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이들과 창녀, 죄인들과 어울리며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예수님은 환호하던 군중에 의해 완전히 내침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구세주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간절히 기다리던 메시아를 자기들 손으로 죽이고 마는 모순을 범하였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결국 주님 앞에 자기 확신이나 주장, 자기의 기준, 틀, 선입견, 고정관념 등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진정한 믿음에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자기를 비우고 또 비워서 주님의 권위 앞에 깊이 머리 숙일 때 영생의 길에 서게 될 것입니다.


 세례성사를 받았을 때의 첫 마음, 첫 영성체 했을 때, 견진성사를 받았을 때, 혼인의 계약을 맺었을 때, 등등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새 삶을 시작하였던 때를 기억하며 다시 일어서야겠습니다. 교황님이 되고 싶다고 희망하는 꼬마의 마음이 진심이듯 우리가 희망하며 받아들였던 믿음의 표현들이 고귀한 바람이었음을 확인하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간의 연약함이 오히려 주님을 더욱더 갈망하게 하는 부름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배반자는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뉘우치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습니다. 아무리 큰 죄라도 뉘우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은총도 큽니다. 부디 무서운 사람이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두초(Duccio)의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는 예수님>,

템페라, 1308-11년, 시에나 대성당 박물관, 이탈리아


두초는 중세의 고딕 시대에 활동했던 종교화가이다. 성경의 대목을 즐겨 그린 그는 인물에 표정을 그려 넣어 내면적인 상태를 볼 수 있게 하였다. 이 작품은 시에나 대성당 제단 주위를 장식한 그림 중 하나이다. 나귀를 탄 예수께서 파스카 신비를 이루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군중들은 겉옷을 깔고 팔마 가지를 흔들며 예수님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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