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간 화요일]영원한 생명 (요한 3,7ㄱ.8-15)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는다. (사도 4,32-37)
32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33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34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35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
36 키프로스 태생의 레위인으로, 사도들에게서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의 바르나바라는 별명을 얻은 요셉도,
37 자기가 소유한 밭을 팔아 그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았다.
예수님께서는 니코데모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고 하신다. (요한 3,7ㄱ.8-15)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8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9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하자,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1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세상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부활 제2주간 화요일 제1독서(사도4,32~37)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32)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는 '하판타 코이나'
(hapanta koina)라는 진술은 사도행전에서 두 번 등장한다.
한번은 2장 14-40절에 행해진 베드로의 일차 설교 후에 일어났고(사도2,44),
본문에서는 공동체가 함께 공동(합심)기도(사도4,24-30)후에 일어났다.
위의 두 사건은 설교(말씀선포)와 기도라는 차이점은 가지고 있지만
말씀과 기도를 전후로 하여 성령의 충만함이 있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사도2,4 ; 4,31).
자신의 물건을 타인과 공유한다는 것은 타락하여
이기적인 심성의 지배를 받는 인간에게 있어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한 윤리적인 양심이나 사회주의와 같은 이념의 강요를 통해
섣불리 시도했다가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공산주의(구소련과 동구권의 몰락)는 인간의 본능적인 이기심을 배제한 무모한 제도였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므로 성령의 철저한 역사하심과 친교하심이 없이는
모든 물건을 서로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재물을 공유한다는 제도는 하느님 나라의 모형이라 할 수 있는 지상 교회에서조차
성령이 충만하여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 한뜻이 되었을때만이
한시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뿐이다.
'경천애인'(애주애인)이라는 주님의 계명을 더욱 더 잘 실천하기 위해서
복음 3덕(청빈, 정결, 순명)을 서약하는 수도 공동체안에서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것은 모든 교회가 그대로 추구해야 할 보편적인 모델이라고 볼 수는 없고,
실제 초대 예루살렘 교회에서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이루어진 그 정신 즉
인간의 이기심이 극복된 아름다운 정신만큼은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모범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33)
'증언하였고'에 해당하는 '아페디둔 토 마르티리온' (apedidun to martirion)에서
'아페디둔'의 원형 '아포디도미'(apodidomi)는 '마땅히 치러야 할 것을 갚아버리다',
'빚을 갚다'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는다(마태18,25 ; 묵시22,12).
즉 사도행전의 저자에게 있어서 그들의 복음(예수의 부활) 전파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 (34-35)
여기서 '팔아서'에 해당하는 '폴룬테스'(poluntes)는 계속적인 동작을 나타내는
분사의 현재 능동형이고, '가져다가'에 해당하는 '에페론'(eperon)은
아직 완결되지 않은 행위를 묘사하는 미완료 과거 능동형이다.
사도행전의 저자는 이러한 표현을 통해 초대 교회가 물질과 마음을 서로 나누는 행위가
수석 사제들의 핍박과 위기감 속에서 행해진 기도 뒤에 이루어진 일회적인 행위가 아니라
초대 교회안에서 성령의 역사와 친교하심을 통해 능동적이며
한시적이나마 상당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행해진
일상 생활의 한 단면이었음을 강조한다.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의 뜻은 돈이 놓여진 위치가 아니라
돈을 관리하고 사용될 곳을 결정하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느냐를 가르쳐 주고 있다.
예루살렘 초대 교회 당시 사도들은 말씀을 선포하고 성찬을 인도했을 뿐 아니라
교회의 행정과 재정까지도 맡아 보았다.
그러다가 후일 신도들의 수가 늘고 업무가 늘어나자
사도들은 말씀과 기도하는 일에만 전념하게 되고
부제를 선출해서 행정과 재정 또는 자선등의 업무를 맡게 하였다(사도6,1-7).
'필요한 만큼'으로 번역된 '카도티 안 티스 크레이안 에이켄'(kathoti an tis chreian eichen)은
'어떤 사람이 필요를 가지고 있는 것에 따라서'란 뜻이다.
원문으로 볼때 본문은 초대 교회 당시 믿는 사람들 사이에 비록 명문적 규정은 없지만,
꼭 필요한 자에게 어떠한 차별도 없이 필요한 만큼 적절히 분배되었음이 잘 드러나고 있다.
즉 더 많이 가지려는 다툼이나 정분관계에 의한 분배의 정의가 흐트러짐 없이
모든 일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부활 제2주간 화요일 복음(요한3,7ㄱ 8~15)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8)
예수님께서는 영적으로 무지한 니코데모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성령의 역사를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자연 현상인 바람에 비유하여 설명하셨다.
여기서 '바람'으로 번역된 '프뉴마'(pneuma)는 성경에서 자주 성령이나
영을 지칭하여 나오지만, 여기서는 초자연적인 성령의 역사(役事)를
설명하고자 비유로 사용된 자연 현상인 바람을 가리킨다.
우리는 바람의 존재를 느끼고 직접 확인도 하지만,
그것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정확하게 모른다.
바람이 불어 나무잎이 흔들리고 소리를 들으면서 바람으로 인해 생기는
결과들을 모든 사람이 명백하게 보기는 하지만, 바람의 정체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사실을 '불고싶은 데로 분다'라는 말씀으로 표현하신다.
장소에 관한 불변사 '호푸'(hopou; where)은 여기서처럼 직설법 동사와
함께 쓰이면, '~곳으로'(where)라는 뜻이 된다.
바람은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데로 분다.
인간의 요청에 의해 세기를 조절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법이 없다.
사람은 아무도 그것을 다스리지 못한다.
하지만 그 소리는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새로난 사람들은 성령을 다스리지 못하며,
다만 자신 안에서 역사하시는 것만을 깨닫게 된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는 말씀이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도 다', '사람은 다'에 해당되는 '파스'(pas; everyone)가 여기서처럼
관사를 가진 분사와 함께 쓰이면, '~이다', '~은 누구나', '~은 모두'등의 의미가 된다.
말하자면, 이것은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들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포함하는 표현이다.
이것은 성령의 존재와 역사에 관한 지식은 다분히 체험적임을 보여 준다.
그것이 초자연적인 능력의 형태이거나 고상한 인격과 거룩한 생활의 형태이거나
거듭나고 새로난 사람만 볼 수 있고, 또 보여지는 것이 가능한 아주 특별한
지식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