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만난 사람들]간음하다 잡힌 여자

2011. 4. 10. 오후 9: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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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만난 사람들] 
 
 
 
 
간음하다 잡힌 여자|
 

남편이 있는 여자가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 것이 하늘 아래 떳떳하지 못한 일인 줄을 누가 모르겠는가? 나도 그만한 사리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란 너무나도 엉뚱한 구석이 많은지라 간음이 좋지 못한 일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나의 간음죄를 막연하게나마 덮어 버리거나 누구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려 버리고 싶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간음녀, 이것이 세상이 알고 있는 나의 이름이다. 간음이란 여자 혼자서 할 수가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더러운 이름을 여자 혼자서만 쓰고 살아야 한다. 일찍이 ‘간음남’이라는 말을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남편이 아닌 남자와 관계를 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남자들이란 참으로 우쭐거리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라, 나와 비밀스런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이튿날로 그것을 자랑스럽게 폭로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나를 때리며 닦달했지만 결국 확실한 증거를 댈 수 없기 때문에 랍비에게 끌고 갈 수는 없었다. 결국은 이미 멀어질 대로 멀어진 남편과의 거리가 더욱더 멀어질 뿐이었다.

남편은 일찌감치 나를 버렸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버림받은 숱한 히브리 여인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여인들은 버림받은 사실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감수하고 슬픔과 외로움을 눈물에 섞어 씹으며 살아갔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나를 이유 없이 버린 남편과 이 세상에 대하여 보복을 하기로 결심했다. 행복한 가정을 깨뜨려 부수는 저 뭇 남성들의 횡포에 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보복의 수단이란 그들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또다시 옷을 벗고 그들 앞에 서는 것이었다.

나의 불륜에 대한 소문이 들려올 적마다 엄청난 분노 속에서 차츰 무너져 내리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외간 남자와의 관계에서 결과적으로 맛볼 수 있었던 유일한 쾌감이었다. 죽는다는 것이 겁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는 간통의 현장을 들키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왜냐하면 현장을 들키기만 하면 그날로 마침내 나의 보복 행위는 끝장 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세의 법에 따르면 간음한 여자와 남자가 함께 돌무덤에 들어가게 되어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이 그렇다는 것일 뿐 현실도 그런 것은 물론 아니었다.

그러나 세상일이 대충 그렇듯이 나 또한, 간음을 통한 보복이란 것이 참으로 터무니 없는 공상이요 보복 당하는 자는 아무 데도 없고 오직 상처받은 나만이 남을 뿐이라는 사실을 흐르는 세월과 함께 차츰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매를 맞아서 아픈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침내 나는 죽음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천하의 이름난 '간음녀'답게 간통의 현장에서 붙들려 뭇 남성들의 돌멩이 세례를 받으며 죽어가는 것이다.

영문도 모르게 태어난 이 세상에서 영문도 모르게 버림받은 한 여자가 자기를 팽개친 세상을 향하여 행할 수 있는 마지막 보복의 수단이란 스스로 더럽게 죽임을 당하는 것 뿐이었다. 참말이지 더 살고 싶지 않은 세상이었다. 나는 간통의 현장에서 남편을 비롯한 탐욕스러운 뭇 남성들한테 발각되기를 계획하였고, 그것은 쉬었다.

아아, 나를 잡아다가 죽음의 돌무덤 속에 묻어 버릴 난폭한 손길들을 기다리면서 나는 마지막 남자의 알몸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덧없고 서러운 일인 줄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참으로 인생이란 얼마나 덧없는 물거품과 같은 것인가! 누구를 미워하고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 짓이던가. 그러나 한편 부나비처럼 무상한 인생이긴 하지만 이 땅에 사람으로 태어나 누군가를 나의 목숨만큼 사랑해 보지도 못하고 마침내 무정한 돌무더기 속에 묻혀 벌릴 것을 생각하니 그런 슬픔이 없었다.

불현듯 일어나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알 수 없는 욕망이 내 가슴 깊은 데서 치솟아 올라왔다. 그러나 무거운 남자의 몸무게 아래에 짓눌려, 나의 작은 몸이 도망쳐 숨을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참담한 서러움과 허탈감으로 나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했다. 세상은 어찌하여 생겨났는가? 어찌하여 나 같은 인생을 잉태하여 마침내 태어나게 했는가?

이윽고 사나운 발소리와 함께 남편을 앞장세운 일단의 무리가 들이닥쳤을 때 가련한 나의 마지막 남자는 도망을 쳤고, 그들은 의기기가 양양하여 나를 움켜잡았다. 말 못할 쾌감이 짜릿하게 나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나는 벗은 몸을 가리지도 아니하고 그들 앞에 당당하게 섰다. 그러고는 속으로 마음껏 외쳤다.

‘보아라. 여기 당신들의 손에 의하여 찢어진 몸뚱아리가 있다. 당신들의 발바닥에 짓밟힌 상처뿐인 생명이 있다. 더 이상 버림받을 수 없는 내 몸뚱이를 이제 당신들은 어찌할 것인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라. 당신들의 더러운 피고름으로 가득 채운 저주스러운 이 몸을!’

차마 입 밖에 내어 말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너무나도 당돌한 나의 태도에 일순 기가 질렸는지 정면으로 바라보는 대신,

“더러운 계집아, 어서 옷을 걸쳐라!”

난폭하게 소리를 질러 대는 것이었다.

나는 침착한 태도로 벗어 두었던 옷을 입었다. 남편의 우악스러운 손길이 내 어깨를 움켜잡아 길거리로 끌어냈다. 지나가던 뭇 사람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따라오면서 나를 욕하기 시작했다. 특히 여자들이 입에 담지 못할 저주를 퍼부으며 나에게 돌을 던졌다. 쏟아지는 욕설과 저주의 말들을 한 몸에 받으면서 나는 알 수 없는 쾌감으로 몸을 떨었다.

나를 현장에서 잡은 남자들은 곧장 랍비가 있는 회당으로 달려갔다. 높은 사람들은 거기에서 넉넉한 여유를 지니고 나를 맞았다. 그들은 조금도 성급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오?”

그들의 물음에 남편이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제 아냅니다. 괘씸하게도 다른 남자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그렇다면 그 남자는 어찌 되었는가?”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누군지 알고 있소?”

“모릅니다. 이 여자는 알겠지요.”

적당하게 살찐 얼굴에 탐스러운 수염을 바람에 날리며 랍비가 나를 바라보았다.

“상대 남자는 누군가?”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와 관계를 했단 말인가?”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불쌍한 도살장의 사내를 내가 모를 리 없었지만, 그의 신분을 밝힐 아무런 이유도 나에게는 없었다. 게다가 그들도 그러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나는 나에게 적의의 눈을 번뜩이는 모든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모두가 나에게는, 나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공범자들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모두가 공범자였다. 그들이 그들의 법에 따라 판결을 내렸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골짜기로 끌어다가 돌로 쳐 죽이시오. 이는 신성한 모세의 법에 의한 판결이오.”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법의 판결을 실천에 옮기는 작업뿐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한 바리사이가 술렁이는 사람들을 진정시키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더러운 여인을 죽이는 일은 이미 어쩔 수 없이 결정된 일입니다. 그러나 죽이기 전에 이 여인을 한 번쯤 우리의 목적을 위하여 이용하는 게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저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자가 스스로 예언자임을 자처하면서 온갖 부정한 가르침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그는 모세의 법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가르친다는데 이 여인을 그에게 데리고 가서 어떻게 판결을 내리는지 봅시다. 게다가 그는 자기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의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죄인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호언하고 다닌다는데, 어디 이 더러운 죄인을 어떻게 살려 내는지도 살펴볼 만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다른 자가 맞장구를 치며 재미있어했다.

“그것 참 신통한 생각이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우리가 그 예수라는 자를 골탕 먹이는데 좀 이용한다 해서 죄 될 것은 없지요.”

먼저 말을 꺼낸 자가 심각하게 말을 이었다.

“이건 그자를 골탕먹이는 정도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번 일로 그를 꼼짝도 못하게 만들 수 있어요. 그가 만일 이 여자를 죽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말을 스스로 뒤집는 결과가 되고 자연히 그가 거짓 예언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를 고발할 충분한 이유를 얻게 됩니다. 반대로 그자가 이 더러운 여인을 살려 주라고 한다면 그것 또한 모세의 법을 어기는 결과가 되고, 따라서 우리는 그자를 고발할 수가 있습니다. 이제 그자는 독 안에 든 쥐와 같습니다.”

그가 의기양양하여 자신의 교활한 생각을 설명하자 모두들 그의 기막힌 착상을 칭찬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제 나의 몸에 돌 던지는 일을 잠시 연기하고는, 예수라는 그들의 적대자를 사로잡기 위한 올가미로 이용할 참이었다. 얼마나 치사하고 하늘 아래 부끄러운 노릇인가! 나는 마음껏 그들을 경멸하였다. 명석한 두뇌와 좋은 가문 덕분에 공부를 하여 율법의 박사가 되고 바리사이의 옷을 걸치고 회당의 주인 노릇을 하고 주야로 하느님의 말씀을 암송한들, 그 모든 것이 다 무엇인가? 적수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교활한 여우처럼 함정이나 파는 것들이 도대체 이 나라를 위하여 또한 하느님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인가?

“어떻습니까? 여러분, 제 생각대로 한 번 해볼까요?”

간교한 음모의 제안자가 마지막으로 동의를 구하자 모두들 손뼉을 치며 찬성했다.

“좋소, 그렇게 합시다.”

“어디, 그 작자가 어떻게 나오는지 봅시다.”

“흥! 잘만 되면 이 돌로 그자를 먼저 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어는 결에 들었는지 큼지막한 돌멩이를 휘두르는 것이었다.

“아무튼 재미있는 세상이야. 저 따위 더러운 여자를 이렇게 긴요한 일에 써먹을 수 있다니!”

“그래, 그러고 보니 꽤 쓸모가 있는 여자로군.”

쓸모가 있다! 그들의 능욕과 경멸의 대상으로 삼고 마침내 침을 뱉으며 발바닥으로 밟는 일 외의 다른 일에 내가 쓸모가 있단는 말이었다. 나는 아직 한 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소문은 들은 적이 있는 그 예수라는 사나이를 보고 싶었다. 그가 과연 소문대로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언자라면 이 음흉한 자들의 생각을 모를 리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살펴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자는 지금 성전에 있소.”

“그럼, 어서 그리고 갑시다!”

이렇게 되어 나는 죽음의 골짜기로 가는 대신 뜻밖의 미끼가 되어 성전 안으로 끌려갔다. 거기서 그분은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나를 끌어다 그분 앞에 세우고 올가미를 던졌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우리의 모세법에는 이런 죄를 범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하였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분이 한없이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나는 그분의 눈을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그토록 맑은 눈을 나는 본적이 없었다. 그동안 나를 노려보던 자들의 그 숱한 탐욕의 눈, 능멸의 눈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맑아서 차라리 텅빈 하늘처럼 공허한, 그런 눈으로 나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땅 위에 쪼그리고 앉았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갑자기 시간조차 정지한 듯 사방이 무서운 정적에 휩싸였다. 그분의 검은 머릿결 위에 황금빛 노을이 반들거리며 흘러내리는게 보였다.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나로서는 참으로 뜻밖의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신음하듯 한 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사람들에 둘러싸여 쪼그리고 앉은 그분이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언가 쓰기 시작했다. 글씨 같기도 했고 혹은 무슨 기호나 그림 같기도 했다. 나는 글씨를 모르기 때문에 그가 무엇을 쓰고 있는지 알아볼 수 없었지만 검은 땅에 무언가를 새기고 있는

그분의 굵은 손가락이 가늘게 떨고 있는 것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이름 붙일 수 없는 아픔 같았다. 그분의 손가락이 닿는 곳마다 작은 상처가 났다. 이 거대한 땅덩어리의 껍질을 벗기자 거기에서 이슬 같은 슬픔이 배어 나왔다. 비로소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분도 나처럼 이 세상에 대하여 깊은 절망에 빠져 있다는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혀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쌍하게도 우리를 둘러싸고 서 있는 살기등등한 사람들은 모두가 눈먼 소경이었다. 땅바닥에다 말없이 낙서를 하고 있는 그분을 보고 그들은 마침내 그분을 꼼짝할 수 없는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생각했는지 어서 대답을 하라고 재촉이 성화 같았다.

마침내 그분이 앉은 채 고개를 들어 둘러선 자들을 쳐다보셨다. 나는 그 눈에서 이글거리는 분노와 애끓는 연민의 정을 함께 보았다. 그분이 입을 열어 천천히 말했다.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치시오.”

한마디 말을 마치고 그분은 다시 바닥에다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사방은 물속에 잠겨 버린 듯 고요해졌다. 나는 눈을 감았다. 이제는 내 몸에 떨어질 돌멩이를 기다릴 차례였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돌멩이는 날라오지 않았다. 나는 가만히 눈을 떠서 둘레를 살펴 보았다. 그분은 여전히 바닥에 앉아 무언가를 계속 쓰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땅, 우리의 위대한 어머니와 은밀한 속삭임을 나누고 있는 듯했다.

“툭!”

돌멩이가 힘없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슬그머니 돌아서서 자리를 뜨는 게 보였다. 한 사람이 돌아서자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우리를 등졌다. 그토록 등등하던 위세와 살기는 어디론가 자취도 없이 사라졌고, 모두들 풀이 죽어서 고개를 숙이고 도망치듯 사라져 같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아아,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사람들, 짓밟고 욕하고 침 뱉고 저주하고 조롱하던 그 모든 사람들이 그분의 한마디 앞에서 한꺼번에 허물어지듯 녹아 버렸다. 그순간 나는 사라지고 나면 그림자일 뿐인 그 모든 것의 실체를 보았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아닌 그림자들로 인하여 스스로 절망하였고 세상을 저주하였고 마침내 자신을 내버린, 불쌍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아니었던가? 내가 쓰다듬고 보듬어 안아야 할 세상은 다른 것이었는데, 사랑하고 미워할 대상은 다른 데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허깨비들과 다른 구경꾼들까지 모두가 사라져 가자 마침내 그분과 나만이 남게 되었다. 그분이 눈을 들어 나를 올려다보면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소? 돌을 던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소?"

“예,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

나는 그분의 발 앞에 쓰러지며 겨우 대답했다..

“나도 당신의 죄를 묻지 않겠소. 돌아가시오.
그러나 다시는 같은 죄를 범하지 말아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에게는 살아야 할 아름다운 의무가 있어요.
자기든 남이든 사람을 버린다는 것은 무서운 죄악이오.
다시는 어느 누구든 버리지 말아요.”

그분의 억센 손이 내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세상은 아직 넓어요. 찾아보면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거든 우선 저기 보이는 들판과 작은 짐승들을 찾아가요.
그것들 모두 당신의 사랑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과연 그분의 말씀대로였다. 다시 살아난 내 앞에 세상은 전과 다름없이 그대로였지만, 그러나 옛날의 그 세상은 결코 아니었다. 내 눈이 열리자 그 순간 세상의 모습이 바뀌고 말았다. 다행히도 아직 나에게는 뜨거운 몸뚱이가 남아 있었다.
(☞요한 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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