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이야기(창세1,1-2,4) 배경
1. 기원전 587년 :
·지금으로부터 약 2600년 전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처절했다.
·바빌론이라는 강대국에 의해 나라가 멸망하고,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 중에 죽었다.
·살아남은 이들도 바빌론에 끌려가 노예가 되어 억압을 당하고, ·그들 고유의 관습도, 제도도, 전례도 사라지고, 고향도, 민족도 사라지는 처참한 상황이었다.
⇒오직 절망과 고통만이 남아 있던 이들이 외칠 수 밖에 없었던 단 한마디의 절규는 "빌어먹을 세상, 하느님 도대체 뭐하시나?"였던 것이다.
2. 이런 신앙적 도전에 대해 그 누구가 대답할 수 있었겠는가? : 당시 이스라엘 민족의 사제들은 하느님께 대한 철저한 신앙을 가지고 당당하게 이에 대답하였는데, 그것이 오늘날 창세 1, 1- 2, 4에 기록된 창조 이야기인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통해 빌어먹을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기를 주장한다.
첫 번째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강대국 바빌론의 노예로 있으면서 느꼈던 열등감을 극복하도록 이끈다.
즉, 정치, 사회, 경제, 군사, 문화적으로 월등히 앞서 있는 바빌론 제국 앞에서 어쩌면 세상의 주인은 야훼 하느님이 아니라, 이방인들이 믿고 있는 태양신, 달의 신, 별의 신일지도 모른다는 유혹을 뿌리치도록 권고한다.
⇒이들은 기껏해야 하느님의 창조물일 뿐이며, 세상 모든 것들의 참 주인은 오직 하느님임을 알려 준다.
둘째로, 저주스러운 이 세상은 사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실 때에 사랑으로 창조하신 것이고 그분이 보시기에도 좋기만 했던 아름다운 세상이었음을 강조한다.
세 번째로, 이런 아름다운 세상을 인간이 아름답지 못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고 있음을 그들은 간파하였다.
즉, 세상이 저주스러운 것은 하느님 탓이 아니라, 인간 탓인 것이다.
=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피조물인 인간에게 감히 세상을 다스리라고 하셨다.
세상의 주인인 하느님께서 피조물인 인간에게 그 전권을 위임하여 주신 것이다.
그러니 세상이 "보기에 좋지 못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세상을 아름답지 않게 창조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잘 다스리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네 번째로, 도무지 쉴 틈도 없었고, 이스라엘 민족만의 고유한 신앙 생활이 사라지는 상황 속에서 하느님께서 몸소 일을 하시고 그 일의 끝에 쉬셨다고 역설한다.
⇒이는 다른 이들에게 쉴틈을 허락하지 않고, 심지어는 자기자신마저도 쉬려 하지 않는 인간의 폭력성과 탐욕을 고발하는 것이다.
3. 쉰다는 것은 :
①자기가 일을 하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며,
②보다더 일을 잘 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고,
③무엇보다도 우리를 사랑하여 몸소 일을 하신 하느님께 대한 찬미의 시간임을 알려 주는 것이다.
⇒사제들은 이처럼 쉰다는 것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성찰함으로써 본래 그들만의 신앙 유산인 안식일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하였다.
4. 편집 의도 :
이처럼 바빌론 유배라는 악조건 속에서 사제들은
①철저한 신앙 속에서 빌어먹을 세상 앞에 무력하게만 느껴지는 하느님이 사실 무력하신 분이 아니라 세상의 참 주인이며,
②다만 그 주인의 뜻을 잘 받들지 못한 인간의 부족함을 전하고 있다.
③그러면서 하느님께서 본래 창조하실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신앙 생활에 철저해야 함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