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해, 대림시기 어떻게 보낼까?

2012. 12. 8. 오후 2: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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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기획] 신앙의 해, 대림시기 어떻게 보낼까? (1) 대림시기의 의미

 

주님이신 그리스도 새롭게 만나는 은총의 시간/ 대림시기, 구원의 역사적·성사적 차원 기념/ 하느님 나라 도래 위한 선교적 임무 일깨워/ 대림시기 영성, 기다림·희망·회개로 요약

 
교회는 전례 안에서 새해를 밝히는 대림시기를 통해 해마다 새롭게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심을 기념한다. 2000년 전 오신 그리스도를 다시금 새롭게 기다리는 이 시간은 결코 지난해의 반복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신앙의 해.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새롭게 만나는 은총의 시간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대림시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대림시기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 뜻과 유래

대림시기의 라틴어 '아드벤투스'(adventus)는 원래 이교 세계에서 쓰이던 용어로 한 해에 한 번 신이 인간을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것에서 유래, 궁중 예절에서도 주요 인사의 첫 공식방문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초세기 그리스도교 저서들은 그리스도께서 사람들 사이에 오심을 나타내기 위해 이 말을 사용했다. 바로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어 오시고 세상 끝날에 구원 사업을 완성하러 다시 오심을 표현했던 것이다.

대림시기가 언제부터 교회 안에서 기념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유래에 관한 자료들도 많지 않다.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대림시기의 형태는 4세기경 스페인과 갈리아 지방의 풍습이다. 이 시대에는 성탄을 앞두고 6주간 참회하는 기간을 지냈으나 전례적인 요소로는 보기 어려웠다.

대림시기가 전례 안에서 거행된 것은 6세기 이후 로마와 라벤나로 당시 대림시기 역시 6주간 진행됐으나 그레고리오 1세(대) 교황 때 4주간으로 고정됐다. 그러나 로마 지역의 대림시기는 한 해의 마지막으로 그 의미도 성탄보다는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기쁨에 찬 시기였다.

이후 다른 지역 교회의 영향으로 성탄을 준비하는 금욕주의적 성격도 띠게 됐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대림시기를 '복된 희망을 품고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전례헌장」 102항)로 표현하고 대림시기를 성탄을 준비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시기로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강조했다.(「전례력과 축일표에 관한 일반지침」 39항)


 
▲ 바시치오, 세례자 요한의 선교.
 
 

■ 신학

그리스도의 오심과 다시 오심으로써 완성에 이르기까지를 기념하는 대림시기의 신학은 풍부하다.

먼저 대림시기는 구원의 역사적·성사적 차원을 기념한다. 하느님은 인간의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인간 역사에 온전히 오셨다. 바로 하느님은 인간의 역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완전한 구원을 이루셨음을 기념하는 것이다.

대림시기는 구원 신비의 종말론적 차원을 뚜렷이 드러내기도 한다. 하느님의 약속이 실현되는 자리인 역사는 '주님의 날'(참조. 1 고린 1,8 5,5)을 향해 진행되고 있다. 대림시기는 이미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 부활 속에서 완성된 구원과 아직 오지 않은 세상 끝 날에 영광스러이 다시 오실 그리스도(사도 1,11) 안에서 완전히 실현될 구원을 상기시킨다.

'하느님의 오심'에 대한 신비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대림시기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교회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선교적 임무도 일깨운다. 선교적 임무는 본질적으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오심, 즉 대림에 있다. 성부로부터 파견된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신비, 성부와 성자로부터 파견된 성령의 오심에 대한 신비는 교회가 선교의 의무를 갖는 것의 기초가 된다.


 
▲ 엘 그레코, 원죄 없는 잉태를 하신 성모 마리아.
 
 
 

■ 영성

대림시기의 영성은 기다림, 희망, 회개로 요약된다.

기다림의 태도는 곧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태도다. 하느님만이 아시는 그날과 그 시간에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오심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한다. 약속된 메시아를 기다리는 구약의 히브리인들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차원에서, 그 약속의 결정적 구현인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래서 기다림으로써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협력한 천주의 어머니 마리아가 대림시기의 전례 안에서 두드러진다. 오롯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고 준비한 마리아의 모습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이 된다. 또한 죄에 물들지 않고 잉태된 마리아는 구원된 인류의 첫 번째 사람이며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것의 열매다.

따라서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은 대림시기와 별개의 축일로 여길 수 없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은 대림시기의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게 해주는 축일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심을 알리는 대림시기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희망의 하느님'(로마 15,13)을 기억하며 기쁨으로 가득한 새로운 미래를 희망하게 한다.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은 바로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의 성취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 기쁨에 찬 희망이 잘 드러난 노래는 시편 24장의 첫 소절로 사제는 대림 첫 주의 미사에 들어가면서 이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이 희망에 찬 기다림은 깨어 기다림을 전제로 한다. 주님께로 향하는 회개 없이는 그분의 오심을 깨어 기다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느님은 당신과 친교를 맺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당신에게서 멀어진 사람이 다시 당신께로 향하도록 끊임없는 회개를 촉구한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뤄지는 이 회개로 인간은 죄스러운 처지와 한계를 뛰어넘어 용서를 받고 자유를 누린다. 대림시기는 이렇게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고 응답하는 시기다.

그래서 대림 제2주일 복음에는 세례자 요한의 외침이 나온다. 구세주의 오심을 알리며 주님의 길을 닦은 세례자 요한은 장차 올 하늘나라를 준비하기 위해 회개할 것을 강조했다. 회개를 촉구하는 세례자 요한의 외침은 대림시기의 소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대림은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안에서 '이미' 완성된 구원과 다시 오실 마지막 날의 '아직' 사이에서 이 세상을 순례하는 그리스도인은 깨어 기다리면서 신앙의 자세를 흩트리지 말아야 한다.
 


 
▲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목동들의 경배.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2012.12.01]
 
 

[대림 기획] 신앙의 해, 대림시기 어떻게 보낼까? (2) 대림시기의 전례

 

아기 예수 탄생 기다리는 보속과 속죄의 시기/ 대영광송 하지 않고 사제는 보라색 제의 입어/ 미사 중 성가반주 이외에 다른 악기 연주 못해

 
전례는 행위로 드러내는 기도이며 그리스도와 그분 교회의 기도이다. 신앙을 일깨워주는 전례는 '신앙의 해'를 맞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의 해' 제정 자의교서 「믿음의 문(Porta Fidei)」 9항에서 전례를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라고 강조하고 "신앙의 해는 전례, 특히 성찬례를 통한 신앙의 경축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대림시기를 통해 새로운 전례주년을 시작한다. 교회에 있어서 새해는 바로 대림시기다. 대림시기의 전례를 이해하고 전례에 참여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신앙의 해를 지낼 수 있지 않을까.



■ 전례의 구조

4주간으로 이뤄진 대림시기는 두 단계로 나뉜다. 첫째는 대림 첫 주부터 12월 16일까지이고 둘째 단계는 12월 17일부터 24일까지다. 첫째 단계에서는 종말에 대한 기다림을 뚜렷이 드러내면서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도래를 기다리도록 신자들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둘째 단계에서는 예수 탄생을 기다리는 직접적인 성탄 준비에 관해 이야기한다. 매주의 전례도 이런 흐름에 따라 깨어 기다림, 회개, 주님의 오심을 기뻐함, 탄생예고의 순으로 진행된다.

대림시기는 사순시기와 같이 엄숙하게 지켜지기는 하지만 사순시기보다는 덜 엄격하다. 따라서 사순시기와 같이 단식을 지키지는 않지만 축제 거행 등은 금지된다.

또한 대림시기의 주일들은 주님의 축일과 모든 대축일에 우선한다. 만약 대축일이 주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토요일에 미리 경축한다.

■ 복음과 독서

대림시기 각 주의 주제는 복음을 읽으면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대림 제1주일은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라며 세상을 구원하러 오실 구세주를 깨어서 기다릴 것을 이야기한다.

세례자 요한의 외침을 들려주는 대림 제2주일은 구세주 오심을 준비하면서 신자들에게 회개를 촉구한다.

대림 제3주일에 세례자 요한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루카 3,15) 면서 구세주의 오실 날이 가까웠으니 기뻐하라고 가르친다.

요셉에게 한 예고(가해), 마리아에게 한 예고(나해),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다해)을 이야기하는 대림 제4주일은 우리가 기다려온 분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며 그 탄생을 예고한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대림시기에 이사야 예언서를 읽는다. 이사야서는 다른 예언서들보다 큰 희망이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주 어렵고도 결정적인 상황에 빠졌을 때 위로하며 희망을 보여준다. 대림시기에 독서를 통해 읽는 이사야서의 내용은 이사야서 중에서도 의미 있는 부분들로 이 내용은 모든 시대의 사람들에게 영원한 희망을 선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각 주일에 읽는 사도들의 서한은 예언들이 예수 안에서 어떻게 완성됐는지를 보여준다.


 
▲ 라파엘로 산치오의 예언자 이사야.
 
 
 

■ 미사전례

대림시기의 복음 및 독서, 화답송, 알렐루야 등은 가해, 나해, 다해에 걸쳐 조금씩 다르지만 고유의 미사 기도문과 본기도, 봉헌기도, 영성체후 기도 등은 같은 기도문을 사용한다. 대림시기의 기도문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주님과 영광 속에 다시 오시는 주님의 재림에 관한 두 가지 주제가 담겨있다. 또한 예고 주일인 대림 제4주일은 "주님, 성령의 힘으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성자를 잉태하시게 하셨으니, 제대 위의 이 예물도 성령의 힘으로 거룩하게 하소서"라고 봉헌기도를 하는 등 대림시기의 마지막 주간에는 미사의 기도 안에서 자주 동정녀 마리아에 대해 환기시킨다.

성탄을 기다리는 보속과 속죄의 시기인 대림시기에는 대영광송을 하지 않는다. 사제도 미사 집전 시 참회를 상징하는 보라색 제의를 입으며 미사 중 성가반주 이외에는 오르간과 다른 악기들을 연주할 수 없다.
 


 
▲ 대림시기의 사제는 미사 집전 시 참회를 상징하는 보라색 제의를 입으며 미사 중 성가반주 이외에는 오르간과 다른 악기들을 연주할 수 없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2012.12.08]
 
 
 

대림 기획] 신앙의 해, 대림시기 어떻게 보낼까? - 대림환

 

가정에서 대림시기 의미 되새기며 기도를

 

대림시기 전례의 장식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대림환이다.

사실 대림환은 교회의 오랜 전통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대림환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독일의 개신교 선교사인 요한 비허른(J.H.Wichern)으로 1833년 함부르크에서 무의탁 청소년들을 위해 대림시기 동안 촛불을 켜놓았던 것에서 시작됐다. 요한 비허른은 1860년대에 대림시기에 사용하는 초를 전나무가지로 푸른 환 형태로 만들면서 현재의 대림환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갔다. 이후 대림환의 풍속은 급속히 전파돼 독일을 비롯한 유럽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대림환이 교회의 전례에 소개된 것은 1977년 독일의 축복예식서(Benediktionale)로 대림환의 강복에 대한 예식이 담겨있다.

4개의 초와 둥근 사철나무 가지로 구성된 대림환은 다양한 상징을 담고 있다.

먼저 4개의 초는 구약의 4000년과 대림시기의 4주간을 의미한다. 보라색, 연보라색, 분홍색, 흰색의 4가지 초로 구성된 대림초는 대림주간이 지남에 따라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의 순으로 촛불을 밝혀 나간다. 이는 성탄시기의 절정인 빛을 향해 단계적으로 밝아지는 광명을 나타낸다. 또한 대림초의 주변을 둥글게 감싸는 나뭇가지는 푸른 사철나무의 가지를 이용하는데 푸른 나뭇가지는 생명을, 둥근 모습은 승리와 시작도 끝도 없으신 하느님을 의미한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이사야 9,1)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처럼 대림환은 구원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면서 정의의 태양이 솟아오르기까지 긴 밤을 점차 밝히는 예언의 빛을 상징한다.

대림환의 온상은 바로 가정이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원칙과 지침」은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초록색 잎들로 엮은 환 위에 4개의 초를 꽂아두는 것은 대림시기의 상징'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사 중 제대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대림시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기도할 때 대림환은 그 참된 의미를 살리는 것이 된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가톨릭신문  201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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