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십자가는 행복을 잡을 수 있는 커다란 선물

2009. 9. 22. 오후 7: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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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 ] 십자가는 행복을 잡을 수 있는 커다란 선물
 
학창시절에 나보다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 운동을 잘하는 친구,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
대인관계가 너무 좋아서 인기가 많은 친구……. 모두가 제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러한 친구들에 비해 저는 한없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한가? 나는 왜 이렇게 능력이 없는가? 나는 도대체 지금 뭐하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생각들로 힘들게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재능을 물려주지 않은 부모님이 원망스러웠고, 더 나아가 부족하게만 만들어주신 하느님이 미웠지요.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던 저를 변화시켜 주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 친구의 모습을 통해서였지요. 고등학교 때 완벽에 가까운 친구였습니다.
정말로 무엇 하나 못하는 것이 없었고, 또한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친구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좋은 직장에 들어갔고, 장가도 남들보다 일찍 갔습니다. 무척 부러웠지요.
 ‘이 친구가 도대체 못하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면서 약간의 시기심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몇 년 뒤, 이 친구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만났는데, 죽고 싶다는 말만을 계속해서 늘어놓는 것입니다. 가정에 문제가 생겨서 이혼을 하게 되었다면서, 가정을 꾸리지 않고 혼자 사는 제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긴 결혼하지 않았으니 이혼할 일 없지, 더군다나 하느님께서 나를 먼저 배신할 일은 절대 없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맞습니다. 그렇게 부러웠던 친구였지만, 사실은 제가 더 행복했던 것입니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남의 불행이 자기에게는 큰 감사와 교훈이 된다.”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부족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랍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가난한 사람, 고통 받는 사람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나눔과 희생을 베풀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여유 있는 사람, 많은 재산과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 바라보는 사람은 초라한 자기 모습을 발견하면서 힘들게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십자가를 짊어져야 합니다. 이 십자가는 황금, 돈, 명예, 지위를 상징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고통과 시련의 십자가, 죽음의 십자가입니다.
그러나 앞서 이 세상 것들을 바라볼수록 자기 자신이 초라했던 것처럼, 이러한 십자가를 짊어질 때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면서 오히려 행복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과거 우리의 순교성인들이 그렇게 사셨습니다. 정말로 피하고 싶은 십자가의 고통이지만, 참된 기쁨과 행복을 전해주는 십자가이기에 그들은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우리 순교성인들의 십자가에 비해서 나의 십자가는 너무 작고 초라한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도 힘들다고 주님께 하소연했던 이기적인 나는 아니었을까요?
우리의 십자가는 짐이 아닙니다.
 
바로 행복을 잡을 수 있는 커다란 선물임을 기억하면서 십자가를 기쁘게 짊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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