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2009. 9. 15. 오전 11:01:35

글자
[조명연신부 ]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10센티미터 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 자는 무엇이든 그 길이를 마구 재고 다니면서 스스로를 으스대었습니다.
“넌 길이가 5.4센티미터야. 넌 키가 9.8센티미터밖에 안 돼. 넌 코의 길이가 6.2센티미터야.
10센티미터도 안 되는 것들이 까불고 난리야.”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10센티미터 자는 저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울은 이 10센티미터 자를 보자마자 자기 몸 위에 올려놓았어요. 그러고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비웃는 것이 아니겠어요?
“하하, 넌 겨우 5그램이군. 짜식! 아주 가벼운 놈일세. 비켜라! 상대하기도 싫으니까.”
저울은 더 이상 가벼운 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휙 가버렸습니다.
10센티미터 자는 너무 기가 막히고 억울했습니다.
저울이 자기 멋대로 자기를 함부로 평가하는 것이 몹시 기분 나빴고 그래서 이 자는 저울을 향해서 실컷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10센티미터 자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자기 또한 남들을 함부로 평가하고 많은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10센티미터 자는 자신이 최고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기보다 못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것들을 흉보고 우습게보았던 것이지요.
그러나 자신의 모습도 저울의 입장에서 볼 때는 볼품없고 형편없는 모습이었습니다.
10센티미터 자의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을 꼬집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끊임없이 부정적인 말들을 상대방에게 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
그러면서도 상대방으로부터는 늘 좋은 말만을 듣고 싶은 우리들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우리들에게 주님께서는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내가 사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내 인생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남에 의해서 내 인생의 기준이 정해진다면, 그리고 남의 기준에 의해서 내 인생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런데도 외형 중시의 삶,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나의 고유한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함께 참 기쁨의 세계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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