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참...
호사다마라더니..
오늘 수업이 휴강이었던 관계로 정말 모처럼 한가한 화요일이었습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캠프 신청을 하고 (저희 본당은 용문으로 갑니다. 저희 신부님께서 교사들이 너무 수고(?)한다고 무리하지 말고 다녀오라고 하셔서 위탁캠프를 처음으로 간답니다.) 남대문으로 물품구입을 갔습니다.
활기차게 사람들을 헤치고 번잡한 거리를 걷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니 어떤 이상한 여자 (얼른 보기에도 사뭇 정상인과 거리가 먼... 전문 용어로 schizophrenia, 보통 표현으로 정신질환자, 속된 표현으로 미친 여자.. 이 병은 약도 없습니다..)가 마구 소리를 질러대는 것이었습니다..
저런... 불쌍한 영혼이군..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잠시 그 불쌍한 여자를 위해 화살기도를 드리는 순간, 그만 주위를 정신없이 둘러보던 그 여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물론 얼른 눈을 내리깔았죠..
그리고 뒤를 돌아 가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뒤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미친 여자가 제 머리를 무지막지한 그 주먹으로 강타를 해버리는 겁니다. 하도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전 그 사람 많은 거리에 주저앉아 버렸죠.. 그 여자는 달음박질쳐 멀찌감치 도망가더니 저를 향해 마구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해대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무척 심한 표현이었죠.. 영문을 모르겠더군요..
창피한 것은 둘째치고 너무 아팠어요.. 생각해 보십시오. 달려오던 그 엄청난 속력을 실어 내리쳤으니... 그리고 아시다시피 미친 사람과 술취한 사람의 힘은 가히 가공할만하지 않습니까..
막 눈물이 나는 겁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내가 어쨌다고... 기분 나쁘면 말로 하지 왜 때리냔 말야..
그 와중에서도 너무 억울했습니다..
한참동안 머리를 부여잡고 주저 앉아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는 겁니다. 도리어 제가 미친 여자가 된 기분인 것 있죠..
간신히 정신을 수습하고 다시 가던 길을 갔습니다만..
저녁이 되도록 머리가 울리고 아파서 두통약을 먹고야 말았습니다. 병원을 가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정말 황당하고 기막힌 하루입니다.
이제 미친 여자 혹은 미친 남자를 보면 도망부터 가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