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
저는 지금 한남동 성당 PC방에 있습니다.
어제 저희 본당의 영원한 대부인 남종환(다니엘) 선생님께서 결혼을 하셨답니다.
세상에 한시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헤벨레... 음... 종환이 형 입 좀 다물고 침 닦아요...
세상에 결혼 안했으면 큰 일 날뻔 했습니다.
12시에 결혼이었기 때문에 저는 알바도 빨리 빨리 끝내고 늦을까봐 택시타고 전쟁 기념관 전우회관에 갔습니다. 다행히 늦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양복입고 알바를 하는 슬픈 일이...
집에 들려 옷을 갈아입고(저는 정장을 무척 싫어하고든요...) 성당에 갔습니다.
사순절이 시작되었다고 십자가의 길을 했습니다.
공지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약간 늦게 시작한데다가 진행도 늦게해서 미사가 10분 이상 늦어졌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 참회 예식을 생략하시고 바로 본기도로 들어가셨습니다.
아이들이 아나요! 제가 독서자 옆으로 가서 "야! 독서"라고 해줬는데 못들었나 봅니다.
본기도를 마치셨는데 독서자는 안올라가고 주송자는 자비송을 하라고 하고...
음... 그래서 신부님께서 자비송은 생략한다고 했지요? 독서하세요!
저는 당황했지요... 으~~~~ 전례부 교사는 어딜간거야? 혼인 교리 받지 말고 와라! 잉잉잉...
그리고 독서를 하는데 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이들이 서서 독서를 듣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신부님께서 독서는 앉아서 듣는 거지요? 모두 앉으세요...
잉... 세상에 이런 실수를... 이게 웬 개망신...
아무튼 정말 쪽팔렸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는 왜 갑자기 참회 예식을 생략하셔가지고서는...
강론 때는 제가 인형을 해주기로 했는데 팔 아파서 고생했습니다.
미사 끝나고 전례부 모아 놓고, 너희들 재의 수요일 예식에 참가했으면 알텐데 하며 왜 재의 수요일에 참석하지 않았느냐고 혼(?)을 내주었습니다.
교리 시간에 아이들이 5명 뿐이더군요. 뭐 많지는 않지만...
복사단은 수녀님께서 남으라고 하셔서 안들어오고...
4명이 빠져 버리니...
그래서 수업은 하지 않고 제 짝 교사인 이욱현(요셉) 선생님께서 아이들 신상을 파악하셨습니다.
좋아하는 음식, 연예인, 하고 싶은 말, 가족 관계, 전화, 주소, ...
그러다가 우연히 어떤 아이가 제가 가르쳤던 아이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 발표를 하는데 보니 정말 닮았더군요. 이름도 비슷하고...
하하...
지금 대학교 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고, 4학년이니까 나이 차이가...
그렇구나! 정말 반갑더군요. 어쩐지 똘똘하다 싶었는데...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언니들도 모두 똘똘한 아이들이었는데...
교리도 작년 첫영성체 때부터 나왔는데 복사단인 아이 다음으로 똘똘하거든요.
그런데 보람을 느낍니다. 나름대로...
오늘 성당에 가보니 유치부 선생님들이 교리실을 환경미화하고 있더군요.
음... 열심이다... 전 전혀 그런 계획이 없는데...
아무튼 어제 미사 초반에 엉망이 되서 안타까웠지만 별 탈없이 잘 지낸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빌며...
이태원의 썰렁이 아오스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