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또/영화] 귀신이 온다

2001. 11. 2. 오후 4:51:01

글자

구신이 온다고?

 

몇일 전에 기분이 굴꿀해서 갑자기 본 영화가 바로 - 귀신이 온다-입니다. 얼핏 들으면 공포영화 제목 같지만 전혀 아닙니다. 귀신이니 도깨비니 하는 것들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중국사람과 일본 군인들만 나오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 제목처럼 귀신은 영화 어디엔가 숨어 있겠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1944년 크리스마스쯤(?) 중국의 어느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에서 입니다. 그 곳에는 진격을 기다리는 일본 해군들이 기지를 만들고 마을 주민들과 살고 있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일본군이란 특별한 의미는 없나 봅니다. 중국에 대대로 내려오던 나쁜 관리들보다야 훨씬 나을테니까요. 일부 군인들이 부리는 꼬장(^^;)을 제외한다면 서로 별 탈없이 잘 살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그 일이 일어날때 까지는...

 

주인공 마다산의 집에 복면을 쓴 괴한이 총을 겨누며 나타났습니다. 그 괴한은 두개의 자루를 주면서 설날에 찾아 올테니 잘 가지고 있으랄 뿐 안그러면 마을 사람들을 몰살시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갑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마다산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가 정신차려 풀러본 자루에는 일본군인과 중국인 통역관이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을 사람들과 의논 끝에 설날까지만 무사히 데리고 있다가 다시 복면 괴한이 나타나면 넘겨주는 것으로 하고 회의를 마칩니다.

 

하지만...

눈이 녹고 싹이 돋고 나무가 자라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그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의논하고 또 의논해서 두명의 포로를 죽이려고도 했지만 결국은 그 둘을 일본군에 넘겨주고 곡식으로 보상받는다는 각서를 쓰게하고 둘을 큰 마을에 있는 일본군 주둔지까지 데려다줍니다.

바로 그 날이 1945년 8월 15일.

 

이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포로들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룹니다. 그냥 그냥 재미있는 해피엔트로 끝나는 코메디라고 생각하며 보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관객들의 기대같은 것은 아주 가볍게 배신합니다.

일본군에 의해서 마을의 모든 주민들은 잔인하게 학살당합니다. 자기를 몇개월동안 먹여준 마을 사람을 죽이고 자기를 따르던 꼬마아이를 찔러 죽입니다. 초반부에 나왔던 사탕을 나눠주며 장난스레 엄한척하던 그 일본인 장교의 모습은 단지 평화라는 그릇에 잠깐 담궈두었던 가면일 뿐이었던겁니다.

 

그냥 이렇게만 영화가 끝난다면 중국에서 만든 반일 영화라고 치부할텐데... 이 영화의 결말은 '중국내 상영불가'라는 사건이 만들어질 정도로 엄청납니다. 이 엄청난다는 뜻은... 영화를 봐야만 이해하실듯 합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오류는 범하지 마시길...

 

영화속에서 가장 먼저 귀신이라고 말 할수 있는 사람은 바로 일본군이겠지요. 중국인들은 그들을 '일본귀'라고 한다니깐요. 또한 그들에게 두명의 포로를 데려다 주고 마을을 파멸로 이끌고 간 끝까지 정체를 모를 복면 괴한 역시 귀신일것입니다.

아마도 감독은 귀신이란 사람이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감독들도 영화를 잘 만든다고 나름데로 칭찬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하지만 그냥 영화를 잘 만들 뿐입니다. 그 이상은 더도 덜도 없을 뿐입니다. 그냥 잘 만든 팔리는 영화를 만들 뿐입니다.

중국이나 이란의 세계적인 감독들처럼 의지가 담긴 영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아직 제가 제대로 영화 보는 눈이 없어서겠지만요...)

 

이 영화는 흑백영화지만 맨 마지막엔 칼라로 바뀝니다. 흑백에서 칼라로 바뀌는 그 한 순간에서 영화의 거의 모든것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멋진 영화의 기법을 전 본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중국은 넓은만큼 대단한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암울한 영화지만

보고나면 속 답답한 그런 영화지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추천하는..이 아니라 추천하고 싶은..입니다. -_- )

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고 만드는 사람도 많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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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뽀또별점 * (5개 만점)

 

****입니다.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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