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총회를 무사히 잘 마치셨다구요.
저희 본당은 아무도 총회에 나가지 못했어요. 실은 제가 총회가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거든요. 요즘 저희는 성탄제 때문에 비상이랍니다. 성탄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도 했었는데 결국 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정이 났어요. 교사가 워낙 없어서 사실 엄두가 안납니다만...교사에게 가장 무거운 한 마디... 학생들이 원하는 건데...학생들을 위해서라면... 정말 이보다 더 무게 있는 말이 있을까요? 결국 본당 신부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저희 본당 성탄제는 12월 25일 성탄절 당일에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입니다.
나중에서야 늦게 확인해보니 오후에 전 부회장, 현 회장님께서 친히 호출기에 음성을 남기셨더라구요.
하지만, 하지만..... 제가 휴대폰을 장만한 이후, 좀 거만해졌답니다. 호출기는 잘 가지고 다니지 않거든요. 그 날 저는 본당에 일이 있어서 (중고등부 행사가 있거든요.) 성당에 갔다가 중고등부 교사들과 가볍게 한 잔 중이었지요.
뭐, 모두들 충분히 이해하시는 바이겠지만 교사들과 가볍게 한잔을 기울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집에서 빗발치듯 전화가 오지 않습니까? 십중팔구 받아보면 귓가를 날카롭게 때리는 소리 "너! 거기 어디야? 어떻게 성당만 갔다 하면 기본이 11시야? 이놈의 계X애, 오기만 해.. 너 지금 얼른 못들어와?" ...뻔하지요.... 당근 저희 어머니의 노하신 목소리입니다.
제가 교사를 하면서부터 체험적으로 터득한 진리... 매는 나중에 맞는게 낫다. 나중 일은 나중에 걱정하자.. 이런 저런 이유에서 술자리에서는 주로 휴대폰을 꺼놓는답니다. 다른 세상을 만날 떄는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한 것 아닐까요? 후문을 들어보니 베드로 신부님께서 몸소 연락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송구스러울데가요...
여하튼 정말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군요. 다음 전, 현 회장단 이취임식 때에는 잊지 않고 꼭 참석하겠습니다.
승진하신 소영 회장님과 새로 감투를 쓰신 재호 부회장님께 축하를 드리구요. 앞으로 주님의 은총이 항상 가득하길..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길. 처음의 이 마음 잃지 않으시길 빕니다.
그리고 떠나는 뒷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우신 용성 선생님께도 박수를 드립니다. 아마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실거예요. 지난 일년 선생님의 노고가 결코 헛되지 않은 것이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음에 저에게 연락을 하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011-9025-4776 으로 연락주세요. 문자메세지면 더 좋습니다. 수업 중이나 다른 일이 있을 때에는 종종 꺼놓곤 하구요. 호출기는 잘 안 가지고 다니거든요.
그럼 교사의 밤 때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