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만나야 할 사람

2002. 4. 3. 오전 1:18:31

글자

     

     

    언젠가는 만나야 할 사람

     

                                     - 김현태

     

     

     

    나는 사랑한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존재하는 것을 사랑한다

     

    길모퉁이를 돌아서

     

    두 눈을 부릅뜨고 달려드는 막차를 사랑하고  

     

    새벽이슬을 뒤섞어 마시는

     

    맑디 맑은 마지막 소주를 사랑하고

     

    쓸쓸한 겨울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누군가가 남기고 간 마지막 발자국을 사랑한다

     

     

     

    나는 사랑한다

     

    이 세상에 둘도 아닌 유일한 것만을 사랑한다

     

    첫날 밤을 훔쳐보듯

     

    밤하늘에 구멍 낸 달님의 눈빛을 사랑하고

     

    아버지와 쏙 닮은 올챙이 같은 내 배꼽을 사랑하고

     

    밤새 긁적거린 시 한 편과 함께

     

    나란히 누운 새벽녘의 쓸쓸함을 사랑한다

     

     

     

    나는 사랑한다

     

    이 세상 마지막이면서도 단 하나 뿐이기에

     

    감히, 거역할 수 없는

     

    그리하여 언젠가는 꼭 만나야 할

     

    그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눈에서 가슴으로 스미는

     

    눈물 같은

     

    그 한 사람만을 노을빛처럼 사랑하련다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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