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2002. 5. 16. 오전 10:58:26

글자

송서연 제노비아이다.

 

드디어 내가 창 4동 성당에서 나의 이상형을 만났다는 예감을 피할 수 가 없다.

 

서연이는 우선 내가 결혼 상대로 생각하는 세 가지 자격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첫째, 어릴 때 부터 천주교 신자여야 한다는 점, 그래서 적어도 어린이 미사의 노래 몇가지 정도는 아직도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체격이 크지 않고 통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작고 말랐으니, 좀 키가 크거나 체격이 있는 여자는 괜히 좀 부담스럽고 짓눌리는 느낌이 든다.

 

 

셋째, 성격이 밝고 명랑하며, 솔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친가, 외가 모두 뭐 정신과 의사 혹은 내과 의사가 처방하는 신경안정제를 먹고 지내는 사람이 더 많은 형편이라 좀 낙천적인 사람이 좋고, 속을 알 수 없는 신비한 여자들은 이미 많이 사귀어 봤으니 이제는 좀 겉과 속이 같은 여자가 좋다. 그렇다고 괄괄한 여자가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 세가지가 그토록 까다로운 조건인줄은 몰랐다. 오래도록 도무지 눈에 차는 여자가 들어오질 않았다. 예쁘고 참하고, 이해심도 많고 얘기도 잘 통하고, 서로 호감도 좀 있을라 치면, 목사의 딸이었고, 천주교 신자고 성격도 좋은데, 철지나 따뜻할 때 보니 체격이 얼마나 크고 살이 쪘는지. 예쁘고, 천주교 신자이고, 가뭄에 콩나듯이 나를 쫓아다니는 십년만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후배는 성격이 너무 우울해서 오히려 내가 갖은 상담을 해주어야 할 처지이고.

 

아무튼 서연이는 다르다. 서연이는 당차고, 예의바르며, 작은 눈에 짙은 눈썹이 아주 그윽하기만하다. 물론 어려서부터 천주교 신자였다. 그리고 서연이가 가장 매력적인 건, 적극적이면서도 사람들을 배려하는 모습이다. 자기가 끼고 있던 핀을 뽑아서 4학년 여자 아이의 잔머리를 정리해서 묶어주고, 아픈 아이를 돌보아 주고...... 서연이는 늘 내가 물러 터졌다며 나만 보면 속이 터진다고 난리다. 그래도 그런 퉁명스런 애교가 싫지 않다.

 

아무튼 제노비아라는 서연이의 본명도 예전에 소개팅해서 내가 한참 쫓아다닌 덕성여대 약대생을 연상시켜서 마음에 쏙 든다.

 

바로 저 여자라는 생각이 드는 이 긴 머리의 소녀, 보면 볼 수록 사랑스러운 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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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좀 문제가 되는 건, 서연이가 이제 6학년이라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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