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이 힘이 들거든

2021. 3. 31. 오전 5:41:33

글자

b


살아가는 일이 힘이 들거든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지치거든
창 밖을 내다 볼일이다.

흘러가는 구름이나
이름 모를 풀꽃들에게
눈길도 주어보고
지극히 낮은 보폭으로
바람이 전하는 말을
다소곳이 되뇌어도 볼일이다.

우주가 넓다고는 하지만
손 하나로도 가릴 수 있어
그 손에 우주를 쥘 수도 있어
마음의 눈을 열면
세상은 온통 환희요 축복이다.

마냥 가슴을 옥죄어 오듯 끓어오르는
설움이 불질하거든
실낱같은 그리움도 훌훌 털어
굽이치는 강물에 부려도 보고
어쩌다 허전한 날은
문설주에 귀 대고
낮 달의 낮은 음계를
헤아려도 볼일이며

비움으로서 넉넉해지고
소실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그대 가슴에
점 하나 찍어 둘 일이다.


-좋은글 중에서-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좋은 글. 좋은 시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