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이니 세월이 한참 흘렀다. 우리 사회의 경제주체 세력만 해도 해방동이 이전 출신은 이제는 한발 뒤로 앉은 듯싶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 사회는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 때문에 아직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참여정부 초기 역사바로잡기 한다고 요란법석을 떨더니 요새 어떻게 진행되나 모르겠다. 하긴 애초부터 정치인들이 앞장서 설칠 사안이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임에도, 유독 자신들만이 자격이 있는 양 방방거리고 세상을 흔들어 놓다가, 몇몇이 자기 유탄에 맞아 떨어지더니 그 이후론 잠잠해 진 것 같기도 하다.
세상사 판단하는 데 무엇보다 공정한 잣대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을 빌미로 현재의 입장에서 (자격도 없으면서, 상대를 깎아내리려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숨긴 채 마치 정의의 사도인 양)과거를 재단하려는 모습은 눈꼴사납다. 마치 구한말 衛正斥邪 운동의 재판을 보는 것 같다. 우물안 개구리의 결과가 어떠했던가? 나라를 절단내고 결국 길고 긴 압제의 암흑시대를 맞이하지 않았던가. 흔히 일제 36년이라 하지만 한반도의 실질적 일제 지배는 청일 전쟁 이후부터라고 봐야 한다. 나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어느 뼈대있고 유서 깊은 가문이나 고을이나건 해방될 때 까지 줄기차고 지조있게 항일운동을 했다는 얘기를 결코 들어본 적이 없다. 고구마 줄기같은 우리네 족보, 살아남기 위해서든,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든 캐면 캘수록 일제에 협력하고 순종하던 부류가 대부분이 아니었을까?
잘난체 하는 부류들은 2차대전 당시 유럽에서 나치협력자들을 종전후 재판에 회부, 역사적으로 정리했다는 사례를 자랑스럽게 인용한다. 일응 그럴 듯 하나, 일제 지배 50년과 불과 2-3년을 못참아 적극 협력하고 아양떨던 무리하고를 똑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愚를 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일합방 이전까지 전국적으로 의병활동이 얼마나 치열했었던가? 3.1운동은 또 어떻고? 오죽하면 일제가 헌병통치로는 도저히 안되니까 문화적 회유책으로 전환했을까? 아버지도 일제시대, 아들까지 대를 이어 일제 시대 臣民인데 무슨 희망과 비전이 있었을까? 더군다나 위대한 천황폐하(?)의 군대가 동남아는 물론 형님 나라인 청나라 본토까지 다 먹어 치워 가는 군국주의 최대 절정의 시기에 일제에 협력했다는 사실(여부도 미지수지만) 만으로 60년이 지난 지금, 역사학자도 아닌 정치인이 과거사 청산하겠다고 설쳐대니 박수라도 쳐야 할까? 재산 관리 잘못해 집 팔아 먹은 놈은 용서해도 새 집주인에게 내쫒지 말아달라고 아양좀 떨은 세입자는 죽일 놈이던가? 아양떨고 영화를 누린 자들을 두둔하자는 얘기는 절대 아님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세상 살다보니 남한테 피해주지 않고 자기 힘 만으로 살아 가는 것도 참 힘들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차피 혼자 살기 힘드니 서로 서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잘잘못은 덮어가며 서로 도우면서 살라는 게 하늘의 뜻인가 보다. 세상사 진리가 어찌 한 개인의 인생살이에만 국한되랴!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어디 해방을 우리 힘으로 했던가? 6.25전쟁은 또 어떻고? 허긴 요새 어떤 부류들은 6.25때 미국놈(?)만 없었어도 자주 통일할 수 있었다고 땅을 치고 애석해 하는 놈이 없나, 죽어가는 놈 도와 달래서 살려줬더니 처음에는 고맙다고 동상도 세워주고 하더니 한참 지나니까 누가 살려달랬냐 욕하고 밀어버리겠다고 하질 않나,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지 한심스러울 뿐이다. 개인 간에도 큰 도움을 받으면 뼈에 새겨 영원히 잊지 않겠다 다짐하거늘 항차 망해가는 나라를 수만명의 젊은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구해줬건만 나중에 흰소리를 해대니 이런 背恩忘德이 있을까? 진정 우리가 指向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어떤 이는 우리가 이만큼 잘 살게 된게 순전히 운이 좋기 때문이란다. 해방 후 남한에 미군이 진주해 그 사람들이 쓰던 시스템, 그러니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수용했던 게 그 운의 시발이란다. 허긴 북한 사람들 똑똑하고 말 잘하고 또 억척스러우면서도 못사는 걸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5천년 역사에 우리는 동북아의 강대국 틈에서 언제나 약자의 설움을 안고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아왔다. 고구려 시대 일시 만주를 호령했다고 하나 이 자랑스런 역사마저도 요새 중국에서 동북공정인가 뭔가하면서 자기네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는데도 역사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잘난 사람들 항의나 한번 했나 모르겠다. 일본의 우경화, 지금은 힘이 좀 빠졌지만 음흉한 북극 곰 러시아 등 기회만 되면 먹어 치우려고 주변 강대국들이 虎視耽耽 노리고 있는 판에 그나마 우호적인 미국과 등 돌리고 안에선 서로 반목하고 분열시키고 자기편이 아니면 적대시하니 역사는 백년을 주기로 다시 되풀이될 것인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역사가 다시 가르쳐 준다던데........
등소평 집권시 측근들이 모택동에 대해 깎아내리고 비판하려 하자 등소평이 명쾌하게 한 마디로 정리했단다. “모주석이 말년에 과오는 있었지만 인생 전체로 볼 때 과오는 30%고 잘한 점이 70%다. 세상에 과오 없는 완벽한 사람은 없다.” 체구는 작지만 얼마나 큰 인물인가? 오늘날 중국의 눈부신 비약은 이런 지혜로운 지도자들이 국민을 결집시키고 역량을 한 군데로 모은 당연한 귀결이 아니겠는가? 느즈막히 휴가를 떠나면서 광복 60년에 맞춰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어설프고 검증안된 자칭 도덕적 우월주의자들(소위 386 정치인과 그 亞流<정치편향의 시민단체지도자 등등>들을 지칭)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이제 광복60년에 즈음하여 우리민족은 이념적 갈등, 세대간의 갈등, 지역적인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국민적 결집시키고 역량을 한 군데로 모아야 할 시점인 것이다.
그 길이야 말로 우리 민족의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는 것이 아닐까 ?
2005. 8. 15. 1TV 심야토론을 보고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