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악산 산행기 - 모두 신선이 되다

2007. 7. 16. 오후 6:45:10

글자
                                                                        
                                                    *대건산우회 삼악산 산행기     

    산자수명(山紫水明). 표준국어대사전에 '산은 자줏빛으로 선명하고 물은 맑다는 뜻으로, 경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로 풀이가 나와 있습니다. 14일에 있었던  대건산우회의 삼악산(三岳山) 산행을 이 말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이날  산행은  우리 반포4동 성당 교우들이 하느님의 작품인 아름다운 자연을 맘껏 즐기고 심신의  기운을 기른 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맑은 날씨에 의암호를 배경으로  솟은 산과 계곡의 깨끗한 물은 산자수명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운도 좋았습니다.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장마철입니다. 이 기간에  우리의 산행일처럼 날씨가 등산하기에 좋았던 날은 보통 없습니다. 청명한 날씨가 나타난데다가 일본 열도를 지나는 태풍 덕분에 너무나 시원한 바람이 삼악산까지 불어와 등산 내내 모든 이의 이마에 땀이 맺히지 않았습니다. 비가 와서 대기  중엔 부유물이 없었습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줄곧 의암호와 춘천시가 선명하고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교우분들은 그야말로 한폭의 한국화를 보며 탄성을 질렀습니다.

    우리는 김 젬마 수녀님에게 격려의 말을 듣고 이날 오전 7시쯤  삼악산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산행자는 30명 선을 약간 웃돌아 평소보다는 좀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대성리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버스를 타고  북한강변을  따라가다가 오래지않아 산행의 시발지인 의암호 매표소에 도착했습니다.

    시퍼런 물이 넘실대는 의암호는 보기에 시원하고 상쾌했습니다. 오늘 산행에 나서기를 잘 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암호 옆으로는 서울과 화천으로 가는  도로가 있습니다. 한적한 도로 옆에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삼악산(三岳山)'이라는 안내판이 보였습니다. 박 토마스 사진 감독께서 의암호를 배경으로 교우들의 단체  사진을 찍어주셨습니다. 의암댐이 저 멀리 보였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언제나 이 호수처럼 넓고 푸를 수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등산길에 올랐습니다.

    가파른 산행길이었습니다. 상원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깔딱고개를  지나니 깎아지른듯한 경사가 나타났습니다. 이 길은 일부 자매님이 오르기에 애를 먹었지만 전신운동을 할 수 있는 코스였습니다. 경사가 갑자기 급해지면서 의암호와 춘천  시내의 경치는 더 멋있게 보였습니다.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밑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뛰어내리면 바로 의암호로 들어갈 것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상원사에서 쉴 때 우리 일행이 눈총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성당 사람이어서 그랬다는 설과 시주를 하지 않아 그랬다는 설도 있습니다. 몇몇 분은 법당 건물 주변에 앉아있다가 저리로 가서 앉으라는 어느 스님 말에 자리를  옮겼습니다. 절측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데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반대 입장이 될 때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를 가니 능선이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회가 '바람 속의 주'를  불렀습니다. 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부는 가운데 부르는 이 성가는 그야말로 바람 속의 주님을 느끼기에 적격이었습니다. 주님은 바람처럼 이곳 저곳을 다니시며 어느 곳에나 계십니다. 성가를 부르며 그런 점을 마음에 다시 새롭게 새겼습니다.

    정상인 용화봉(654m)에서 간식을 먹었습니다. 교우분이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이 자리는 매번 느끼지만 꼭 초등학교 시절의 소풍과 같습니다. 같이 앉아 이야기를 하며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이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 시간은 뒷풀이 시간과 함께 대건산우회가 추구하는 횡적인 교류가  잘  되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이 시몬 회장의 한잔 권유도 일조를 합니다.

    정상에서 흥국사 매점을 거쳐 비선폭포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코스입니다.  큰초원과 노송군락을 지나 계곡으로 접어들면 맑은 시내를 자주 만납니다. 전원이  내려오던 중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발의 피로를 풀어주었습니다. 등선폭포에 가까이 오니 경사가 급해지며 협곡이 나타났습니다. 등선폭포를 배경으로 교우 전원이 단체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더 내려가니 음식점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교우분들은 어느 음식점에 들어가 가평산 잣 막걸리를 걸쳤습니다. 바람은 시원하게 불고 주위에는 아름다운 초목이 있고 폭포의 물소리는 저 멀리 들리고 이런 가운데 취기가 오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 음식점은 등선폭포 부근에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날 우리가 모두 '등선(登仙)'이 아니고 무엇이었습니까? 시간만 허락하면 그곳에 더 머물면서 신선되기를 연장(?)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윤 요셉 형제님의 구수한 묵주기도를 들었습니다. 워낙 구수한 기도 덕분에 잠시 졸았는데 어느덧 묵주기도가 끝났습니다. 정말 성모 마리아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 베드로 형제님의 사회로 열린 달리는 노래방이 있었습니다. 비온 뒤의 한강변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다른  차원으로 아름다운 삼악산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는 자연 속에서 너무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를 허락하신 바람 속의 주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2007년 7월 16일 허형석 프란치스코

댓글 4

  • 2007년 7월 16일 오후 10:45

    삼악산 산행기를 맛갈나게 써주신 프란치스코 형제님 ! 수고하셨습니다.

  • 2007년 7월 16일 오후 10:46

    프란체스코 대산회 주필님 , 언제 보아도 주필님의 글은 쉽고 가슴에 와 닿아 단락 단락이 산행당시의 느낌을 잘 전달해 줍니다 바쁘실 터 인데도 좋은글 다시 한번 감사 드림니다

  • 2007년 7월 17일 오후 12:19

    '...... 바람이 삼악산까지 불어오는 바람에......' 재미있습니다! 표현이... ㅋㅋ

  • 2007년 7월 18일 오후 5:58

    삼악산 즐겁게 다시 갔다 왔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꾸 ~뻑

기행글.좋은영상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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