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성야 성토요일[2010년 4월3일]루카 24, 1-12

2010. 4. 3. 오전 7:47:22

글자
 

                               

 

2010 43일 부활 성야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루카 24,1-12)

 

“Why do you seek the living one among the dead?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12


1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여자들은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2 그런데 그들이 보니 무덤에서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3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4 여자들이 그 일로 당황하고 있는데,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이 그들에게 나타났다. 5 여자들이 두려워 얼굴을 땅으로 숙이자, 두 남자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6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그분께서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해 보아라. 7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8 그러자 여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내었다. 9 그리고 무덤에서 돌아와, 열한 제자와 그 밖의 모든 이에게 이 일을 다 알렸다. 10 그들은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그들과 함께 있던 다른 여자들도 사도들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였다.
11 사도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헛소리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 여자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12 그러나 베드로는 일어나 무덤으로 달려가서 몸을 굽혀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아마포만 놓여 있었다. 그는 일어난 일을 속으로 놀라워하며 돌아갔다.


                                               

                     " 부활은 믿고 깨닫는 것 "


  

흔히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고 말합니다. 이 좋은 계절에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합니다. 그러나 부활은 소생과는 전혀 다릅니다. 부활은 완전한 변화입니다. 생성 소멸하는 만물의 법칙에서 벗어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완전한 존재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육적인 존재에서 영적인 존재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복음서를 보면, 안식일 다음날 예수님의 무덤에 간 여자들은 예수님의 시신이 보이지 않자 누군가가 다른 곳에 시신을 옮겼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들의 말을 듣고 제자들이 무덤으로 달려가 무덤이 비어있음을 확인하지만 그들 역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는 생각하지 못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을 때에도 제자들은 믿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유령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처형되실 때 못에 뚫린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시기도 하고, 만져보라고도 하시고, 음식을 잡수시기도 하십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황하는 것은 부활이 단순한 소생이 아니라 질적인, 그리고 전적인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감으로써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백성이 된 것을 구약의 파스카라고 합니다. 파스카란 지나감, 건너감이라는 뜻입니다. 한편, 예수님께서 죽음을 지나, 죽음을 건너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생명에 이르신 것을 신약의 파스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 참 파스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나가셨고, 건너가셨습니다. 이미 강을 건너가 보이지 않는 사람을 강 이쪽에서 찾는다면 흔적만 발견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무덤을 찾은 여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말합니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예수님께서 이미 지나가셨고, 건너가셨다는 것입니다. 결국 여자들과 제자들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의 흔적, 곧 빈 무덤과 수의뿐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게 된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뵈었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은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새로운 가치관으로 사는 삶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삶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생활로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하였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신다는 것을 자신들의 삶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물론 제자들의 말을 받아들인 사람들 역시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면서 스스로 변화되는 가운데 부활의 신비를 깨닫고 자신들의 부활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부활이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이 변화되는 가운데 깨닫는 것입니다.

오늘 서간의 말씀대로 우리는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고,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부활은 단순히 죽고 난 다음에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변화된 새 삶을 사는 것입니다. 교만함이 겸손으로, 원망과 불평이 감사와 찬미로, 불신이 믿음으로, 미움이 사랑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거듭거듭 새롭게 변화하는 삶, 그리하여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 그것이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며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려고 애쓰는 가운데 우리는 부활의 신비를 깨닫고 우리의 부활을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변화된 신앙인의 경우에는 신앙이 생활을 지배하지만 변화되지 않은 신앙인의 경우에는 생활이 신앙을 지배합니다.

시내에 나갔다가 붕어빵이 있어 한 봉지 사왔습니다.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런대로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운데 팥이 안 든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 붕어빵 장사가 딴 생각을 하거나 바빠서 그 붕어빵에 팥을 넣는 걸 깜빡 잊어버린 모양입니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줄은 알지만 붕어빵에 팥이 안 든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예상대로 맛이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똑같은 붕어빵이라 하더라도 팥이 든 것과 안 든 것은 맛이 천지 차이입니다. 부활 신앙을 갖고 사는 사람과 부활 신앙 없이 사는 사람의 차이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새 생명을 간직하고 있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음을 생각하고 부활의 삶을 삽시다. 십자가를 통하여 부활로 나아가신 예수님처럼 아픔도 있겠지만 기쁨이 훨씬 더 클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도 죽음을 건너 생명으로, 세상을 지나 하느님 나라로 들어갈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내리시는 기쁨과 은총의 교우 여러분과 교우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시길 빕니다.

                                                                

  

댓글 1

  • 2010년 4월 3일 오후 9:45

    제 안에 또 당신 안에 부활을 믿고 싶습니다...아니 믿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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