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2010. 6. 29. 오전 5: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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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베드로와 바오로, 엘 그레코, 1592, 캔버스유화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글 : 최인호 베드로 복음을 쓴 요한은 일단 "이 책을 쓴 목적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라고 끝맺습니다. 그러나 일단 끝을 맺은 요한은 다시 하나의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요한이 추가한 내용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호숫가에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 함께 아침을 드신 후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세 번을 묻고는 "나를 따르라"고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추가한 뒤에야 요한은 "예수께서 하신 일들은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라는 말로 마침내 끝을 맺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한이 자신이 쓴 복음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야 말로 바로 '에필로그'에 해당되는 이 장면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장면을 기독교인로서의 제가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고 새겨야 할 주님게서 주신 화두(話頭)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이 장면에 대해서 먼 훗날 긴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제가 87년 세례를 받은 며칠 뒤 세례를 주신 박승룡 신부님이 새벽미사에 나오라고 하시기에 영문도 모르고 나갔더니 바로 그날이 베드로의 축일이었는데 신부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의 이 복음 말씀은 최 베드로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입니다." 저는 그때 주님께서 베드로에게하신 그 질문을 제 평생의 화두로 삼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치 주님께서 베드로를 만난 첫 순간에 베드로를 눈여겨 보시고(요한 1,42)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 아니냐?"고 말씀하신 것처럼 주님께서는 저를 눈여겨 보시고 이렇게 물이신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최씨의 성을 가진 베드로 인호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저는 요한이 복음 속에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주님의 말씀을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강조하였듯이 이 질문 속에 주님이 우리에게 하시고자 하는 복음의 핵심이 다 깃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은 우리 모두를 하나하나 눈여겨보시면서 이렇게 묻고 계십니다. "황씨의 성을 가진 아나스타샤 정숙아, 네가 나를 정말 사랑하느냐." 그것도 한 번이 아닌 세 번씩이나. 지금도 우리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고 계신 사랑에 굶주린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주님의 그 질문을 평생을 통해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은총 주시고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리고 못박힐 때에야 그 질문의 뜻을 바로 깨달은 베드로처럼 저도 언젠가는 그 질문에 온전한 뜻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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