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첫 교황 누가 될까?

2005. 4. 18. 오후 11:58:02

글자

21세기 첫 교황 누가 될까

 

[한겨레 2005-04-18]

 

 


[한겨레]


베일속 콘클라베, 숨죽인 지구촌

보수 ‘주류’ 속 개혁파와 손잡을 수도
유력 라칭거 추기경 ‘나치 협력’ 변수
중남미 추기경들 ‘빈곤·인권’ 관심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이어 11억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 265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추기경 비밀회의)가 18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각 밤 11시30분)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시작됐다.

투표권이 있는 세계 117명의 추기경 가운데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2명을 제외한 115명이 콘클라베에 참석했다.

현재 전세계 가톨릭 인구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남미나 신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새 교황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없지 않지만,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교황이 될 줄 알고 콘클라베를 임한 추기경은 교황이 되지 못한다”는 바티칸의 격언처럼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전례에 비춰 추기경들의 장고가 거듭될수록 극단적 견해를 가진 인물보다는 각 그룹간 타협을 통한 중도적인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표권이 있는 52개국 80살 미만 추기경 117명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권이 58명(이탈리아 20명 포함), 비유럽권이 59명이다. 그러나 필리핀과 멕시코 추기경이 불참하면서 콘클라베에서는 유럽권이 오히려 1명이 많다. 비유럽권은 중남미 20명, 북미14명, 아프리카 11명, 아시아 10명, 오세아니아 2명 등이다.

이탈리아 출신 추기경들 숫자도 20명으로 줄어 지역 연고만으로 선거결과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또 성향별로는 115명 가운데 113명이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들이어서 대부분 여성사제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적 성향이 주류를 이룬다. 다만 교회조직과 사회문제 등에 대한 입장에서는 유력후보 그룹간에 상대적인 차이가 있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요제프 라칭거(77) 교황청 신앙교리성 수장이다. 그는 안젤로 소다노(77) 국무장관(그림 그룹A)과 함께 교황청의 중앙집권을 고집하며 교리해석에서 극히 보수적인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러나 40여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라칭거 추기경은, 최근 불거져 나온 나치 협력 전력 등 때문에 초반에 도중하차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더라도 그는 개혁적 성향의 차기 교황선출을 막는 ‘킹메이커’ 역할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카밀로 루이니(77) 로마 부주교와 크리스토프 쇤보른(60) 오스트리아 빈 대주교, 교황청 한국주재대사 출신의 이반 디아스(69) 인도 뭄바이 대주교 등(그림 그룹 B)은 교리해석에선 보수적이지만 교회조직 운영에선 현장 중심의 분권파에 가깝다.

이탈리아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히는 디오지니 테타만치(71) 밀라노 대주교와 중남미 출신 선두주자로 꼽히는 클라우디우 우메스(70) 브라질 상파울로 대주교 등 중남미 추기경들(그림 그룹C)는 빈곤과 인권 문제 등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추기경들이다.

중도 온건파로 분류되는 주제 폴리카르푸(69) 포르투갈 리스본 교구장(그림 그룹D)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가 최근 ‘조용히 떠오르는 인물’로 부각시킨 인물이다. 유럽과 중남미 그룹을 중재할 수 있는 가장 타협적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제(72) 추기경 등은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이면서도 교황청 요직을 거친 인물들(그림 E그룹)로 관료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현장 중심 그룹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벨기에의 고드프리드 다넬스(71) 추기경과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79) 밀라노 대주교 등은 여성사제 임명 등을 주장해 대중적 인기가 높은 진보파이지만 교계에선 소수파이다.

세력 분포로 볼 때 대체로 유럽의 대도시 추기경들이 대부분인 B그룹과 중남미 추기경들 그룹인 C그룹이 숫자상으로 가장 많다. 이들이 손잡을 경우 새 교황은 B, C그룹의 타협적 인물이 추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교황선거 어떻게 진행되나

투표용지 성배에 2/3 득표해야

…30번 투표해도 안되면 과반수

 

18일 오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올린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으로 가 외부 개입 배제와 비밀 엄수를 맹세한 뒤 새 교황 선출에 들어간다.

선거는 비밀 투표로 이뤄지며 첫날은 오후에 한차례만 투표를 한다. 두번째 날부터는 오전에 2차례, 오후에 2차례씩 한다. 교황 선출에는 출석한 선거인 수의 3분의 2 이상(77표)의 득표가 필요하다.

투표 절차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투표 용지를 배부하고, 투·개표를 맡을 세명을 뽑는다. 투표 용지에는 한 사람의 이름만 쓰고 접는다. 이어 추기경들은 투표 용지를 성배에 넣는다. 투표가 끝나면 한장씩 표를 꺼내 다른 빈 성배에 넣은 뒤 개표를 한다. 그런 다음 득표 수를 집계해 3분의 2를 얻으면 교황으로 선출된다.

교황 선출이 되든 그렇지 않든 모든 투표 용지와 기록 등은 소각된다. 추기경단 의장은 투표 때마다 결과를 발표하고, 그 결과를 문서로 작성하여 봉인한 다음 지정된 문서고에 보관한다.

3일 동안 투표를 하고서도 교황이 선출되지 않을 때에는, 투표를 최대 하루 동안 중단하고, 비공식적인 토의를 한다. 이어 투표를 속개하며, 7회의 추가 투표 뒤에도 교황 선출에 성공하지 못하면, 또 한 번의 기도와 토의 시간이 이어진다.

이렇게 30번을 투표하고도 3분의 2 득표자가 없으면, 과반수 득표자로 결정한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교황 선출] 의자의 새 주인 18일부터 뽑는다

 

[중앙일보 2005-04-18]

 

 


[중앙일보 오병상.기선민]

 

◆ 제265대 교황 선출 '콘클라베' 시작 라칭거·마르티니 추기경 초반 우세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계자를 선출하는 비밀회의 '콘클라베'가 18일 오후 11시30분 바티칸에서 시작된다.

투표권이 있는 전 세계의 80세 미만 추기경 117명 가운데 115명이 이날 바티칸 내 교황 전용 예배당인 시스티나 성당에서 첫 투표를 한다. 2명은 건강상 불참했다.

교황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115명의 3분의 2인 77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콘클라베 첫날에는 투표가 한 차례만 실시될 예정이다. 선거운동이나 사전협의 없이 이뤄지는 투표다. 이르면 사흘 내에 결정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30차례의 투표에서도 당선자가 없으면 2명의 결선 진출자를 뽑아 단순 다수득표자를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하게 된다.

현재 보수와 개혁세력이 맞서고 있다. 115명의 추기경 대부분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임명됐다. 따라서 보수파가 일단은 유리하다. 보수진영의 선두주자는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다.

가톨릭 교회의 개혁을 주장하는 진보 진영은 전 이탈리아 밀라노 대주교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추기경을 주목하고 있다. 라칭거와 마르티니 추기경은 각각 40~50명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누구도 3분의 2의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 밖에 교황청 국무장관을 지낸 안젤로 소다노, 밀라노 대주교 디오니지 테타만치, 브라질의 클라디오 우메스 추기경 등도 유력한 후보다. 그러나 요한 바오로 2세를 선출한 1978년 비밀투표 때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후보가 교황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obsang@joongang.co.kr

◆ 새 교황 선출 끝나면 이번엔 종소리도 울려

교황 선출 규정이 조금 달라졌다. 과거에는 콘클라베에서 교황이 선출되면 투표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올리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흰 연기를 피워올린 뒤 종을 함께 울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연기 색깔로 인한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다.

투표에 참가하는 추기경단의 숙소도 특급호텔 수준으로 좋아졌다. 과거 추기경단은 투표장인 시스티나 성당 안에 갇혀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잤고 욕실은 공동으로 사용했다. 식사도 외부에서 날라왔다. 대부분 고령인 추기경들이 머물기에는 매우 불편했다. 이번에는 고 요한 바오로 2세 덕분에 숙소 문제가 해결됐다. 추기경단은 성 베드로 대성당 남쪽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 '성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ae)'에 머문다. '성녀 마르타의 집'은 요한 바오로 2세의 명령으로 1995년 지어졌다. 테레사 수녀의 시복식 등 바티칸에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해외에서 방문하는 추기경들의 숙소 등으로 쓰였다. 스위트룸 108개와 싱글룸 23개를 갖춘 특급호텔 수준의 숙소다. 방 배정은 추첨으로 한다.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댓글 2

  • 2005년 4월 19일 오전 12:20

    나는 왠지 아린제~~그런데 시기적으로 아직은 아프리카 쪽에서 교황님은 ㅠ,ㅠ

  • 2005년 4월 20일 오후 12:36

    베네딕토16세 교황님 축하드립니다... (라칭거주교님)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