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의 헌법

2007. 11. 2. 오전 7: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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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령 성 월 

하늘나라의 헌법
 
    글 : 최인호 베드로 BC 206년, 한나라의 유방(劉邦)은 항우(項羽)와 진나라를 쳐 부수고 마침내 천하를 통일하였습니다. 유방은 곧 진나라의 서울인 함양에 입성하였는데 그는 그곳에서 호사스런 궁전과 진귀한 재물 그리고 수백 명의 미녀를 보았습니다. 유방은 언제까지나 그곳에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눈치를 챈 신하 번쾌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재물, 보화와 미녀들이야말로 진나라가 멸망한 원인을 말 해주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여기에 머무르시면 안됩니다." 유방은 그의 말에 곧 정신이 들었습니다. 그는 재물과 미녀에 손대지 않고 모든 물건에 봉인을 해둔 후 각 고을의 대표들을 불러 다음과 같이 선포하였습니다. "당신들은 오랫동안 진의 가혹한 법률 아래서 괴로움을 당했다. 나는 그대들에게 다음의 삼장(三章)만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조리 폐기할 것을 약속한다. 즉, 살인한 자는 사형에 처하고, 사람에게 상해를 끼친 자는 그에 따라 처벌하며, 남의 재물을 훔친 자 역시 거기에 따라 처벌한다는 세 가지뿐이다." 진나라는 법률지상주의 국가였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악하게 태어났다는 성악설(性惡說)의 철학에 기반을 둔 진나라는 인간의 모든 생활을 철저히 법률 조목으로 규제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법률은 복잡해지고 엄격해졌으며, 그에 따라 사람들은 법률의 노예가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단지 간단명료한 세 종목의 법률만 남긴 유방의 '법삼장(法三章)'이야말로 법률이란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한다는 진리를 웅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웠다'고 전도를 시작하심으로써 주님은 자신이 하늘나라의 주인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계십니다. 그와 동시에 주님은 지금까지는 그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하늘나라의 법률에 대해서 입을 열어 선포하고 계신 것입니다. 주님이 직접 입을 열어 가르치신 하늘나라의 헌법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율법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무엇을 금지하고 어떤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어떤 형벌이 주어진다는 법전과는 달리 주님의 헌법은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참된 행복'에 대해서만 말씀하고 계십니다. 유방이 수많은 법률을 폐지하고 단지 '법삼장'만 남겨 백성들을 법의 노예에서 해방시켰듯 주님은 그 복잡한 율법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완성시켜 우리를 죄의 노예에서 해방시키기 위해(마태 5,17) '여덟 가지의 참된 행복'에 대해서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참된 행복이 모두 행동이 아닌 마음에 기초한 심법(心法)이라 사실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마음으로 슬퍼하는 사람, 마음이 온유한 사람, 마음으로 옳은 일에 주린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등. 무엇보다 마음을 우선하는 주님의 선언은 '잔과 접시의 겉만은 깨끗이 닦아 놓지만 그 속에는 착취와 탐욕이 가득 차 있고, 겉은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속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썩은 것이 가득차 있는 회칠한 무덤'(마태 23,25)과 같은 겉과 속. 행동과 마음이 다른 율법학자들을 질타하는 주님의 책망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 무엇보다 저를 입술로는 주님을 공경하지만 마음은 탐욕으로 가득 차 주님에게서 멀리 떠나 있는(마태 15,8) 위선자가 되지 않도록 저를 끊임없이 변화시켜주시어 제 마음이 주님의 성심(聖心)을 닮을 수 있도록 은총 내려주소서. ≪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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