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취침시간...?
주말이면 명동거리에 군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는 것을 보곤 합니다. 젊고 무궁한 가능성을 가진 사나이들 우리 청년들...., 검게 그을린 얼굴이 그동안의 수고를 말해주듯이 참 늠름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젊은 친구들을 보자면 예전에 나의 군 생활이 생각납니다. 저도 88년 올림픽자원봉사를 마치고 바로 군입대해서 현역으로 제대한 예비역 병장입니다. ㅎㅎ
지금도 힘든 군 생활이라고 하는데, 당시는 정말 무척이나 엄한 생활이었습니다. 그런 삭막한 군 생활도 지내고 나면 추억이지요. ㅎㅎ
삭막한 군대도 종교 활동은 보장해 줍니다. 주말이면 미사참여도 하고, 교리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자대(본부대)배치 받고, 신교대(훈련소)를 떠난 후로 처음 성당에 미사를 갔는데, 미사 중에 생소한, 조금은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성당 뒤쪽 바닥에 침낭을 깔고 병사들이 미사 중에 취침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미사시간에 와서 잠을 자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군종 신부님이 잠이 부족한 병사들을 위해서 마련하신 취침자리였습니다. 사실 그곳에는 비신자도 많이 있었지요. 고참들의 잔소리를 피해 그냥 잠을 자기위해서 오는 병사도 있었구요. 비신자 병사들은 그렇다 치고, 신자이고 미사시간을 알면서, 미사 중에 성당 뒤에서 잠을 자는 것은 언뜻 이해가 안 되더군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저도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군종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모든 의혹을 풀어 주셨지요.
ㅎㅎ
사실 힘든 생활이다 보니, 미사에 참여 못하고 종교 활동시간에 그냥 내부반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해서 신부님께서 “피곤하고 지친 너희를 이해한다. 잠을 자도 좋으니 성당에 나와서 주님 곁에서 자도록 하자!”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지금도 그때 군종신부님이 하신말씀이 제게는 가슴 뭉클함으로 눈시울을 적십니다. 그때 얼마나 신부님이 우리를 염려하고 애쓰셨는지, 지금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을 겪을 때면, 신앙생활을 멀리하거나 포기하고 싶은 충동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운동선수가 좋은 기록으로 훌륭하게 선수생활을 하다가도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듯이, 우리의 신앙생활도 그런 때가 있습니다. 그런 슬럼프를 못 이기면 바로 냉담이라는 상황까지 우리 신앙생활을 몰고 갑니다. 저는 그런 생각이들 때면, 그때 그 군종신부님 말씀을 생각합니다. “잠을 자도 좋으니 성당에 나와 주님과 함께하자!” 하신 말씀을....,
저는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성당에 가서 예수님과 많은 독대를 합니다. 푸념도 해보고, 의논도 드리고, 고민도, 바램도 말씀드리지요. 그러고 나면 답답한 맘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그냥 성당에만 있어도 그 시간만큼은 죄의 유혹도, 세상의 다툼도, 미움도, 걱정도 없이 편한 맘으로 있을 수 있으니, 주님께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하신 말씀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요? 세상에서 겪은 힘든 일을 예수님께 상의 드리면, 꼭 좋은 답을 주실 겁니다. 우리가 기도하면 안식을 주신다고 약속 하셨으니 말이죠!
그런데 중요한건 “힘들 때 나에게 오너라.”하셨으니까. 힘들 때 저처럼 꼭 성당에 나오세요! 그리고 예수님과 얘기 하세요.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정하지 마시고.....,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성당에서 뵙겠습니다. ㅋ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