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어제낮, 레지나 집에서 점심 먹고 쇼파에서 살짝 잠들자마자 걸려온 언니의 전화를 받고
언니 가게로 가니까...
언니가 우리에게 건넨 건...성모상이었지요.
무어라 말을 이을 수가 없어서 잠깐 아무 맛도 못했답니다.
언젠가 성모상이 우리집에 왜 없는지...그날의 일을...언니에게 말 한 적이 있지요?
저 또 그럴지도 몰라요.
가톨릭에서 배운 사랑이...제 일상에서 사랑의 씨앗들이, 싹이 띄우고, 꽃을 피고 열매가 맺지 않는 그 어
느날...
하느님의 사랑은 내가 하기엔 너무 커서...날 미치게 만든다고 ...나 그 사랑을 하기엔 너무 힘들다고 때를 부리
며...나에게 가톨릭이라는 사랑을 강요하지 말라고...발악발악 대들며...
성모상을 집어 던져 다시 깨트릴 수도 있을 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그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나에게서 참 좋으신 엄마가...그 엄마를 내가 자꾸 등 진 것도.
봄인가?
송상성당에 오니 미사전에 묵주기도를 바치더군요.
그때 갈등이 심했어요.
제대로 전처럼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묵상도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묵주기도를 드리는 제 자신의 맘이
구멍이 나 그 구멍에서 솔솔 부는 바람에 기도라는 거 자체가 공허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성당 마당에 들어서도 슬쩍 성모상을 보기만했지...이 죄인과 함께 해 달라고 청한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가...(아마도 미사전 드리던 묵주기도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전처럼 성모 어머니의 치마자락을 붙들고 있는 제 자신과 마주하게 되었답니다.
미사 드리러 자전가타고 가는 길에 혹, 이쁜 들꽃이라도 보게 되면...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이 꽃으로 보일 때,
저 꽃 누구 위해 드리고 싶어요. 받아 주실거죠?
지금 함께 드리는 이 묵주기도...엄마께서 쓰시고 싶은 곳에, 기도가 필요한 이에게 대신 전해 주세요! 네에????
.......................
이렇게 간혹...맘으로 엄마에게 말을 건네는 제 자신을 만나고 깜짝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니까요.
그렇게...
다시 집나간 아이가 엄마 생각하며 눈물 질질 흘리며 엄마를 그리워할 때, 언니에게 성모상을 선물로 받은 거랍
니다.
어제 어린이 미사드리러 아이들과 아침에 성당에 갔는데, 지민 모세가 자꾸 성모상 앞에 가자고 조르는 거예요.
난 말해 준 적도 없는데...할알 마~~(할머니)하면서 고개 까닥 인사도 하고, 성모상 앞의 촛불을 호호 불며
꾸려고 하며 한참 그렇게 성모상 앞에 있었어요.
실은, 그 순간, 맘이 참 따뜻했고...감사했거든요.
그렇게 엄마는 다시, 아니 내가 잊고 지낸 그 시절에도 지끔껏 여전히... 나를...우리 가정을 품고 계셨구나! 싶
은 생각이 문득 드는 거예요.
언니...어제 보낸 저의 감사의 쪽지에 대한 답장에서, 언닌 그냥 성모상이라고 하셨지만...
제게 이 성모상이...친정이고...너무나 오랜만에 만난 엄마이시거든요.
내내 감사해요! 언니...고마워요...사랑해요!
제가 전처럼....일상에서 꽃다발을 엮어...그분 앞에 향기로운 꽃다발을 드릴 수 있을까요?
전 그러고 싶은데...
그러고 싶은데...
다시 그날의 아픈 기억처럼 엄마곁을 다시 떠날 지도 모르는 두려움이 있지만....그 두려움 마저 엄마랑 함께 하
고 싶은데...
*9월 어느 새벽에 데레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