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교자 성월과 평신도
평신도 단상
‘순교자들이 지녔던 불굴의 용기와 고결한 인내, 희망과 변함없는 사랑을 배워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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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회의 역사는 평신도와 순교자의 역사로 시작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가장 큰 자랑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천주교는 선교사들을 통하여 전례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적 모순과 양반 체제 안에서 평등사상의 필요성을 제일 절박하게 느낀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천주교를 도입하였습니다.
평등사상과 천주교 신앙을 일치시켜서 보았던 평신도들에 의해 천주교 서적이 도입되고 학문적 연구를 통해 신앙으로 발전시킨 것입니다,
당시의 평신도들은 평신도만의 교회로는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성직자 영입을 추진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게 됩니다.
성직자를 영입하기 위해 수천 리 길의 중국을 오갔으며 이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힘들고 고된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박해 시대를 이겨내면서 한국의 천주교회는 평신도들의 활발한 활동에 의해 초석이 다져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오늘날 평신도 활동은 어떠한가요?
가톨릭교회 안에서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평신도의 역할은 아주 미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한국교회는 유교적 서열 문화를 중시하고 종교 지도자의 권위를 존중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 때문에 성직자 중심으로 교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연유로 평신도 자신들이 교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평신도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와 달리 세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고 세상의 일에 종사하며 살아가는 그들만의 고유한 특성을 지닙니다.
곧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와 달리 세상 속에서 살면서 누룩처럼 세속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는 그리스도교 신자입니다.
교회법 제275조 2항에 의하면, 성직자들은 평신도들이 각자 자기 몫대로 교회와 세상에서 수행하는 사명을 인정하고 격려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평신도의 존엄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또한 교회법전 제204조 1항에 의하면, 모든 신자들은 세례로 그리스도께 합체됨으로써 하느님의 백성으로 구성되고 이 때문에 그리스도의 직무에 참여하는 자들이 됩니다.
성직자들만이 아니라 평신도 역시 공동참여자, 공동책임자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신자는 세례로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그 결합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 격상될 뿐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에 속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 평등한 존재들임을 교회법전은 강조합니다.
평신도들 역시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들이기에 그리스도의 삼중 직무인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합니다.
성직자는 주로 성사를 집전하는 방식으로 복음화와 성화 직무를 수행한다면, 평신도는 생활의 증거와 선행의 방식으로 사도직을 수행합니다.
성직자 및 수도자와 달리 평신도들은 각자 삶의 자리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세상의 일을 통해 그리스도를 증거할 복음 정신과 선교 의무를 부여받습니다.
또한 가정을 돌보고 자녀를 교육할 의무, 사목자들을 도와 교회 직무에 참여하는 의무를 갖게 됩니다.
올해 순교자 성월에도 많은 행사가 준비되고 치러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일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 순교자 성월에는 평신도들이 교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을 돌아보며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순교자들이 지녔던 불굴의 용기와 고결한 인내 굳센 희망과 변함없는 사랑을 저희도 배워 살게 하소서. 아멘.
2024/09/22 춘천교구 주보에서 옳겨온 글
